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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30 (목)

이슈 최저임금 인상과 갈등

스가 日총리, 최저임금 인상 박차…기업인 90%도 '찬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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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방장관 시절부터 '최저임금 1000엔' 강력 주장

"아베노믹스 당시 실질임금 안올라 내수경기 부진"

日기업인 90%, 인상안에 동의…"中企, 조정 필요"

이데일리

스가 총리가 최저임금 1000엔을 목표로 인상폭 올리기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사진=AF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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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데일리 김보겸 기자] 스가 요시히데 일본 총리가 취임 직후 최저임금 인상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아베 신조 전임 정권 하에서 실질임금 상승세가 둔화되며 내수경기가 잘 살아나지 않는다는 판단이다.

최근 스가 총리는 다무라 노리히사 후생노동상에 시간당 평균 902엔인 전국 최저임금을 1000엔(한화 약 1만1141원)으로 올릴 것을 지시했다고 28일 아사히신문은 보도했다. 인상 적용시기는 구체적으로 나오지 않았으나 내년이 될 것으로 보인다. 스가 총리는 이달 초 자민당 총재선거 막판 즈음에도 자민당 중진의원들과 회동하며 최저임금 인상 필요성에 뜻을 모아온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스가 총리는 관방장관을 지내던 시절부터 최저임금 인상을 강력 주장해왔다. 지난해 5월 최저임금 인상을 의제로 열린 경제재정자문회의에서의 발언이 대표적 사례다. 민간위원으로 참여한 니나미 다케시 산토리홀딩스 사장이 “내수를 뒷받침하기 위해서는 최저임금을 올려야 한다”며 5% 인상을 주장했고, 스가 관방장관은 이에 동조하며 힘을 보탰다. 당시 경제재정자문회의는 참의원 선거를 앞두고 자민당 지지층인 중소경영자를 배려하는 차원에서 최저임금 인상폭을 3% 이상으로 제안했지만 스가 총리는 끝까지 5% 인상을 고집했다는 후문이다.

지방경제 활성화를 주장해온 스가 총리는 지역의 소비와 소득을 늘리기 위해서 최저임금을 올려야 한다고 강조해왔다. 정계의 한 거물급 의원은 “스가 총리는 아베노믹스의 혜택이 중산층에 충분히 닿지 않았다고 생각한다. 최저임금 인상이 필요하다는 데 확신을 갖고 있다”고 말했다.

실제 일본의 최저임금은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평균보다 낮은 수준이다. 2019년 기준 일본 최저임금은 정규직 노동자 평균 임금의 44%로, OECD 회원국 평균인 52.8%보다 낮다. 지난 7월 일본은 2020년 최저임금을 0.1% 올리는 데 그쳤다. 코로나19 사태로 경기가 침체했다는 판단 하에 11년 만에 사실상 동결한 것이다.

한편 일본 기업인 10명 중 9명은 최저임금 인상에 찬성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니혼게이자이(닛케이)가 지난 8일부터 24일까지 기업인 100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조사에 따르면 스가 총리의 최저임금 인상에 찬성한다는 응답은 90.8%를 차지했다. 최저임금 인상을 계기로 한계에 내몰린 기업은 시장에서 자연스럽게 퇴출해야 한다는 의견도 나왔다. 중소기업의 구조조정 촉진 방향을 지지한다는 응답도 97.8%를 기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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