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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05 (일)

"어른들이 차 막힌다고 학교 앞 신호등 껐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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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황성빈] 아이들은 집에서부터 학교에 도착하는 순간까지 안전하게 보호받아야 합니다. 초록우산어린이재단과 베이비뉴스는 아이들과 학부모, 전문가들과 함께 어린이 통학로 안전을 위한 '그린로드 대장정’ 연속 특별기고를 마련했습니다. 매주 월요일 어린이 안전 인식 개선을 위한 글을 전해드립니다. - 편집자 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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큰 차 사이로 아슬아슬 길을 건너는 어린이들의 모습. 우리가 잘 보이나요? ⓒ황성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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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저는 부천 창영초등학교 3학년 황성빈입니다. 우리 집에서 학교로 가는 길은 매우 위험합니다. 인도가 따로 없어서 길 한쪽으로 걸어가다 보면 바로 옆으로 차들이 지나가서 깜짝 놀랄 때가 많습니다.

◇ 신호등 없는 길 건너다 다치면 어떡해요?

1학년 때는 학교 앞 횡단보도 신호등이 고장 나서 좌우를 살피고 건너는데 갑자기 오토바이가 나타나서 사고가 날뻔한 적도 있습니다. 그날 이후로 그 신호등을 잘 살펴보니 고장이 나는 날이 많다는 것을 알게 되어 엄마에게 말씀드렸습니다.

엄마가 경찰서와 학교에 신호등을 고쳐달라고 신고하면서 알게 된 사실은, 학교 앞 신호등이 들어오면 그 신호등으로 정지하는 차들이 많아지고, 그러면 학교 아래 삼거리가 막히기 때문에 주민들이 그 신호등을 꺼달라고 민원을 넣어서, 경찰서에서 신호등이 작동되지 않게 했다고 했습니다.

이해가 되지 않았습니다. 신호등이 없는 도로를 건너다 사고가 나서 친구들이 다치면 누가 책임을 질까? 그때부터 학교 가는 길이 무섭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2학년 때 엄마들이 우리 통학로에 대해서 위험한 것이 무엇인지 알아보고 어떤 통학로를 원하는지 조사한다고 하여 친구들과 참여하게 되었습니다. 저는 그때 학교 앞 신호등에 대해서 말씀드렸습니다.

친구들은 학교 교문 앞에서 불법 유턴하는 학원 차, 좁은 도로에 불법 주차된 차들이 많아서 그 차들 사이로 길을 건너야 하는데 길을 건너려고 나오면 차가 갑자기 나타나서 '빵’ 하고 경적을 울려 깜짝 놀란 경험 학교 가는 길에 공사장이 많아서 큰 덤프트럭이나 레미콘이 자주 지나다니는데, 운전자 아저씨들이 너무 높이 계셔서 우리를 못 보고 그냥 차로 치어버릴 것 같아 큰 차를 만나면 숨어 있다가 차가 지나가면 걸어간다고 이야기했습니다.

친구들 이야기를 들으니 학교 가는 길이 더 무섭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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큰 차를 만나면 숨어 있다가 차가 지나가면 걸어갑니다 ⓒ황성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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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모든 어린이가 안전할 수 있게 어른들이 신경 써주세요

엄마들과 이야기한 이후 학교 앞 횡단보도 신호등은 정상 작동하게 되었는데 문제가 또 생겼습니다. 신호등이 분명히 초록색이라서 횡단보도를 건너려고 하는데 차가 쌩하고 지나가 사고가 날뻔한 일이 많았습니다.

그 이유를 엄마들과 이야기해 보니 학교 조금 위에 큰 사거리가 있는데, 그 사거리 신호에 건너가려고 운전자들이 위험하게 학교 앞 신호를 위반하고, 또, 학교 아래가 오르막길이라서 사거리 신호만 보이고 학교 앞 신호는 잘 보이지 않는다고 했습니다. 그때 어른들보다 키가 훨씬 작은 우리가 안전하려면 운전자들이 우리를 잘 볼 수 있게 하는 것이 좋겠다고 생각했습니다.

몇 달 전 학교 가는 길에 '옐로 커버(Yellow Cover)’를 한 아이들을 보았습니다. 저 앞에 걸어가는데 노란색 네모난 덩어리가 보여 자세히 보니 가방 가린 친구들이었습니다. 멀리서도 잘 보여서 운전자들도 잘 볼 수 있을 것 같은 생각이 들었습니다. 주변 어른들에게도 물어보니 잘 보인다고 했습니다.

우리 학교는 엄마들이 노력하셔서 1, 2학년이 가방 커버를 받았는데 저는 6학년도 키가 작은 형, 누나들이 있으니까 1학년부터 6학년까지 모두 가방 커버를 착용해서 어린이들 모두 학교 가는 길이 안전해졌으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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