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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07 (화)

아르메니아·아제르바이잔 무력충돌…전면전 위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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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사적 갈등 관계인 아르메니아와 아제르바이잔에 전면전 기운이 감돌고 있다. 옛 소련 국가였던 양국이 무력 충돌해 민간인과 군인 등 최소 39명이 목숨을 잃고 수백 명이 부상당했다고 BBC가 27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이날 충돌한 현장은 양국 분쟁 지역인 나고르노카라바흐다. 아르메니아와 아제르바이잔은 이곳을 두고 오랜 기간 갈등을 겪고 있다.

어느 쪽이 먼저 공격했는지, 충돌 이유는 무엇인지 알려지지 않은 가운데 양국은 상대방 탓을 하고 있다. 니콜 파시냔 아르메니아 총리는 "아제르바이잔 군이 민간인 정착촌에 공격을 가했다"며 "아제르바이잔의 권위주의 정권이 다시 한 번 아르메니아 국민에게 전쟁을 선포했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우리는 전면전을 눈앞에 두고 있다"며 "우리 신성한 조국을 지킬 준비를 하라"고 강조했다.

반면 아제르바이잔 국방부는 아르메니아 측이 먼저 도발 행위를 했다고 주장했다. 일함 알리예프 아제르바이잔 대통령은 "우리 명분은 정의로우며, 우리는 승리할 것"이라고 밝혔다. 전면전도 불사하겠다는 의지를 드러낸 셈이다.

양측 갈등이 고조되자 국제사회는 자제를 촉구했다. 유럽연합(EU)과 프랑스·독일은 '즉시 휴전'을 촉구했다. 이란은 양측 대화를 중재하고 나섰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파시냔 총리에게 적대행위를 중단할 것을 요구했다. 이와 달리 터키는 같은 튀르크계 국가인 아제르바이잔에 지원 의사를 밝혔다.

이곳 분쟁의 원인은 다른 각국 분쟁처럼 종교와 민족을 고려하지 않고 그어진 국경선에서 비롯됐다. 기독교 국가인 아르메니아와 이슬람권인 아제르바이잔 사이에 위치한 나고르노카라바흐 지역은 아제르바이잔 영토에 속하지만 아르메니아가 실효지배 중인 영토 분쟁 지역이다.

1920년 아르메니아·아제르바이잔 등이 속한 캅카스(코카서스) 지역이 옛 소련에 편입된 후 나고르노카라바흐 지역은 아르메니아공화국으로 귀속됐다. 그러나 이오시프 스탈린 당시 소련 공산당 서기장의 행정 편의주의에 따라 1924년 아제르바이잔 영토 내 자치지역으로 변경됐다. 20%에 불과한 나고르노카라바흐의 무슬림 아제르바이잔인이 약 80%에 달하는 기독교인 아르메니아인들을 통제하기 시작하면서 갈등이 시작됐다.

1988년 나고르노카라바흐 자치주가 아르메니아로의 귀속을 선언했다. 1989년에는 아르메니아가 이 지역을 병합하기로 결정했다. 아르메니아계 주민들은 1991년 '나고르노카라바흐 독립공화국'을 선포했다. 하지만 아제르바이잔이 이를 승인하지 않으면서 무력 충돌이 일어났다. 1992년 러시아군이 아제르바이잔에서 철수하자 아르메니아는 이 지역에 대규모 군사 공격을 가했다. 1994년 휴전이 성립되기까지 약 3만명이 숨지고 이재민 100만명이 발생했다.

[김덕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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