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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8 (일)

동학개미 시대, 기본에 충실한 투자철학 절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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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이낸셜뉴스

올해 8월까지 개인투자자의 국내 주식시장 순매수 금액이 51조원을 넘어 사상 최대치를 기록했다. 국내 개인투자자들이 기관과 외국인에 맞서 국내 주식을 대거 사들인 것을 '동학개미 운동'이라고 부른다. 동학개미들은 바이러스로 공포감이 팽배한 시기 과감한 베팅을 통해 역발상 투자에 성공했다.

최근 동학개미 운동은 부동산 일변도인 개인 자산 포트폴리오의 다변화란 측면에서 반길 만하다. 또한 시장의 흐름에 부화뇌동하는 것이 아니라 공포를 매수하는 역발상 투자 타이밍 또한 칭찬받아 마땅하다. 하지만 한 가지 짚고 넘어갈 부분이 있다. 바로 스스로 개별 기업에 대한 가치평가를 제대로 해보았느냐는 질문이다. 가치평가라고 하면 전문 애널리스트나 하는 것으로 치부하기 쉬운데, 사실 누구나 스스로의 건전한 상식으로 할 수 있는 것이며 자신의 소중한 자산을 투자하는 경우라면 더더욱 반드시 해야만 하는 일이다.

우선 투자할 대상 기업이 속한 산업부터 확인해야 한다. 해당 산업이 앞으로도 전망이 좋을지, 좋을 이유와 안 좋을 이유를 몇 가지 찾아보고 경중을 따져봐야 한다. 전기차를 예로 들면 향후 소비자의 전기차 선호가 언제 어떻게 본격화될 것인가, 전기차 충전을 위한 인프라가 얼마나 빠르게 확충될 것인가, 전기차가 스마트폰 이후 새로운 스마트 디바이스의 주축이 될 가능성이 있는지 등을 확인해야 한다.

개별 기업을 분석할 때 개인투자자들이 많이 범하는 실수는 주가 그래프와 재무지표만 간단히 확인하고 섣부르게 주가전망을 하는 경우다. 우리가 옷을 사거나 가방을 살 때도 정말 많은 비교 대상과 합리적 비교를 한다. 가격과 품질, 브랜드 등 비교하는 기준이 알게 모르게 매우 많다. 하지만 유독 주식투자를 할 때는 매우 직관적이고 충동적으로 의사결정을 내리는 경우가 많다. 갑작스레 한 주식과 사랑에 빠지고, 감정의 소용돌이에서 수익과 손실에 감정이 춤을 추게 내버려두는 경우가 많다.

기업은 사람으로 이뤄져 있다. 한 사람 대하듯 주식도 바라봐보자. 하나의 인격체라고 생각하고 이해해보는 습관을 갖자. 이 기업이 다른 기업과 다른 문화적 특성은 뭘까. 아마존의 경우 독함과 소비자 중독적 집착으로 정리할 수 있겠다. 아마존 창업자인 제프 베조스는 이런 기업문화와 자신의 경영철학을 1999년부터 이야기해왔고, 몸소 실천해왔다. 아마존이 오늘의 아마존으로 성장하는 데는 무형의 가치가 결정적 역할을 해왔다고 믿는다.

투자의 세계에 깊이 발 들이고 달콤한 수익을 맛본 것은 환영할 일이지만 동학개미들에게 사상적 깊이가 필요하다. 장기적으로 건전한 투자문화를 몸으로 체득하기 위해선 자신만의 올바른 투자철학을 곧게 세워야 한다. 그러기 위해선 바지런하게 손으로 메모하고, 사물과 현상을 깊이 보려 노력하는 자세가 필수적이다. 주가 그래프는 멀리하고, 투자한 기업이 속한 산업과 비즈니스 현장에서 벌어지는 일들에 더욱 큰 관심을 가져야 한다. 사람들의 집합인 기업도 하나의 유기체다. 단숨에 이해할 수 없는 복잡계를 손쉽게 바라봤다간 큰코다칠 수 있다. 거꾸로 겸손한 마음으로 꾸준히 하나의 산업과 기업을 깊이 음미하며 느껴본다면 투자의 수익뿐 아니라 시대에 대한 깊이 있는 이해와 기업의 본질을 느낄 수 있는 커다란 의미의 경험을 선물로 얻을 수 있을 것이다.

정주용 비전크리에이터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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