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원서 보름 만에 이웃 신고로 발견

외부침입·극단적 선택 흔적 등 없어

엄마 정신과 치료 병력·일용직 노동

경찰 “말 그대로 의문사라고 할밖에”

경남지방경찰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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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둘이 살던 50대 엄마와 20대 딸이 방 안에서 나란히 누워 숨진 채 발견됐다. 사망 추정 시점으로부터 보름이나 지난 뒤 발견된데다, 극단적 선택을 하거나 외부에서 침입한 흔적 등이 전혀 발견되지 않아 사망 원인이 무엇인지에 관심이 쏠린다.

경남지방경찰청은 “지난 5일 오전 11시30분께 경남 창원시 마산회원구 한 원룸에서 이곳에 사는 엄마 ㄱ(52)씨와 딸 ㄴ(22)씨가 숨진 채 발견됐다”고 28일 밝혔다. 모녀는 이웃 주민이 썩는 냄새가 심하게 난다고 신고해 발견됐다. 발견 당시 모녀는 방 한가운데 나란히 누워 있었고, 부패가 이미 상당히 진행된 상태였다.

국립과학수사연구원 부검 결과, 모녀는 지난달 20일께 숨진 것으로 추정됐다. 하지만 누가 먼저 숨졌는지, 사망 원인은 무엇인지 등은 밝혀지지 않았다. 외부 침입이나 외상 흔적 등이 전혀 발견되지 않았고, 독극물도 검출되지 않았다. 유서나 극단적 선택을 할 때 사용되는 도구도 발견되지 않았다.

경찰 조사 결과, 딸 ㄴ씨는 2011년부터 2018년 4월까지 엄마와 떨어져 사회복지시설에서 살았던 것으로 드러났다. 정신과 치료를 받던 엄마의 학대 때문이었다. 2018년 고등학교를 졸업하고 성인이 된 딸은 사회복지시설에서 나와 다시 엄마와 살았으나, 사회활동은 전혀 하지 않았다. 엄마는 일용직 노동을 하며 살았다. 딸은 사회복지시설에서 나올 때 정착지원금으로 500만원을 받았고, 이후 매달 30만원씩 지원받았다.

경찰 관계자는 “굶어 죽은 것 아니냐는 말도 나오는데, 원룸에는 20㎏짜리 쌀 15포대가 있었고 냉장고엔 김치 등 반찬도 있었다. 현재로선 말 그대로 ‘의문사’”라고 말했다.

최상원 기자 csw@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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