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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20 (월)

상온 노출 백신 10개 시도서 접종 확인… 미숙한 대처 도마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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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명 통증 외 이상 보고는 없어”

당국·병원 유통관리 구멍 ‘도마’

세계일보

28일 서울 동대문구 한 병원에서 시민이 독감 예방접종을 받고 있다. 연합뉴스


상온에 노출된 것으로 의심돼 접종이 중단된 인플루엔자(독감) 백신을 맞은 사람이 전국 10개 시도에 걸쳐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당초 맞은 사람은 없을 것이라던 설명과 달리 많은 지역에서 접종이 이뤄진 것이다. 비상 상황 시 보건 당국의 미숙한 대처, 일부 병원의 백신 취급 부주의가 맞물려 빚어진 결과다.

28일 질병관리청에 따르면 조사를 진행 중인 정부조달 백신 물량의 접종 건수는 27일 기준 총 10개 지역에서 407건이다. 전북이 179명으로 가장 많고 이어 부산 75명, 경북 52명, 전남 31명, 인천 30명, 서울 20명, 충남 13명, 대전·제주 각 3명, 충북 1명 등이다.

양동교 질병청 의료안전예방국장은 “전날 1명이 주사 맞은 부위에 통증이 있다는 보고가 있었으나 그 외에 이상반응이 보고된 바는 없다”고 말했다. 다만 통상 백신 접종 후 10∼15%에서 주사 맞은 부위가 붓거나 통증이 있는 등의 국소 이상반응이 나타나기에 백신의 문제로 결론내리긴 어렵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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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8일 서울 동대문구 한 병원 환자 대기실에 독감 예방접종 안내문구가 부착되어 있다. 연합뉴스


백신 접종자가 늘고 있는 데 대해 일각에선 시스템 부재를 지적한다. 비상 상황에서 질병청이 각급 의료기관에 정보를 어떻게 신속하게 전달하고, 지침을 내려야 하는지 매뉴얼이 없다는 것이다. 문제가 있는 백신 번호를 모든 의료기관에 전달하는 데는 시간이 걸렸다. 일부 의료기관은 정부조달 물량과 자체 확보 물량을 구분해 관리하지 않았다. 이 때문에 접종 중단 이후에도 25일까지 사흘 동안 112건의 접종이 이뤄졌다. 양 국장은 “이번 사건을 계기로 백신유통과정 관리에 대한 개선이 필요하다는 문제가 제기되고 있어 관계 부처와 개선방안을 논의 중”이라고 말했다.

코로나19와 독감의 동시 유행이 우려되는 가운데, 국내에서는 두 바이러스에 동시 감염된 사람이 3명이 있었다고 방역 당국이 밝혔다. 지난 2월 대구·경북에서 독감 유행이 끝나기 전 코로나19가 번지면서 바이러스 둘 다 양성이 나온 것으로 파악됐다.

이진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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