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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21 (화)

‘캐나다 산림보호 활동가’ 미셸 코널리 인터뷰 “한국 펠릿 사용 늘면…캐나다 숲은 사라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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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이오매스 연료 ‘목재펠릿’

자연림 베어 제작·수출

“양국 간 이런 연결 끊어야”

[경향신문]

경향신문

미셸 코널리가 바이오매스 발전 때문에 벌목 예정인 캐나다 숲의 나무 그루터기에 앉아 있다. 미셸 코널리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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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후솔루션 등 환경단체가 28일 개최한 ‘바이오매스 발전 헌법소원 청구’ 기자회견장 뒤편에 대형 스크린이 걸렸다. 캐나다 산림보호단체 컨서베이션 노스(Conservation North)의 활동가 미셸 코널리가 화상회의 애플리케이션으로 모습을 드러냈다. “우리는 문제를 한국과 캐나다 양쪽 모두에서 다룰 필요가 있습니다. 자연산림에서 공급되는 목재펠릿의 대규모 소비를 막아야 하고, 숲의 채취를 애초에 멈추기 위해 협력해야 해요.”

코널리는 이날 기자회견에 앞서 경향신문과 e메일 인터뷰를 했다. 다른 대륙에 속하지만 한국과 캐나다는 바이오매스 화력발전을 매개로 연결돼 있다는 게 코널리의 문제의식이다. “해외에서 목재펠릿 수요가 증가하면, 캐나다의 오래된 숲에서 더 많은 벌목이 이뤄지게 됩니다.”

코널리가 활동하는 캐나다 브리티시컬럼비아(BC) 지역에서 목재펠릿 생산을 위한 벌목은 새로운 산업이다. 이전엔 고부가가치 상품으로 바꿀 수 있는 나무가 주로 벌목됐다. 목재펠릿은 이런 산업용 임업이 만들어낸 가지, 껍질, 뿌리, 톱밥 등 부산물들을 생산적으로 활용하는 한 방법에 불과했다. 상황이 달라진 건 약 5년 전부터다. “지금은 전통적인 산림 산업이 거의 폐업했습니다. 목재펠릿 생산에 쓰일 벌목 부산물을 찾기가 어려워졌어요. 펠릿 산업계는 BC 주정부로부터 펠릿 생산을 목표로 벌목할 수 있도록 조용히 허가를 받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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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재펠릿을 만들기 위해 벌목 규모가 커지면서 BC 지역의 환경문제가 심각해졌다고 한다. “지난 6월 과학자 3명이 BC의 자연림 상태에 관해 발표한 보고서를 보면, 자연림 대부분이 산업 벌목으로 사라졌다는 결론이 나왔어요. BC 지역 일부는 생물다양성이 위태로운 ‘핫스폿’이 됐어요.” 벌목은 이중으로 기후위기를 키운다. “일단 목재펠릿을 수확, 제조, 운송, 연소하는 과정에서 탄소 오염이 발생합니다. 또 나무를 베면, 이산화탄소를 흡수하는 삼림 지대를 잃게 되죠.” 오염물질은 늘어나는데, 이를 처리할 자연의 회복력은 줄어든다는 뜻이다.

환경문제는 목재를 생산한 캐나다 일부 지역에 국한되지 않는다. 바이오매스 발전을 위해 목재를 가져다 쓰는 한국 상황도 위험하다. 바이오매스 발전 과정에서 석탄화력발전 못지않게 많은 대기오염 물질이 배출된다고 환경단체들은 주장한다. 하지만 현행법에 따른 정부의 보조금 등 지원으로 바이오매스 발전 사업은 지난 몇년 새 몸집을 키웠다. “대기질이 대구와 광양 주민들에게 심각한 걱정거리인 것 같아요. 목재펠릿 산업과 바이오매스 발전이 없었다면, 주민들이 그런 걱정을 하지 않아도 됐을 텐데요.”

코널리는 양국 간 ‘연결’을 이제 끊어야 한다고 말했다. 한국이 더 이상 베어진 나무를 수입해 바이오매스 발전 연료로 쓰지 말아야 한다는 것이다. 그러면 캐나다도 수요 감축에 따라 목재펠릿 생산을 줄이게 될 것이라는 것이다. “우리가 필요로 하는 에너지는 지구에 지속적이거나 큰 해를 끼치지 않는 원천에서 나와야 합니다. (한국의) 이번 헌법소원은, 바이오매스 발전에 피해를 입은 한국민을 지원하는 길이자, 캐나다의 숲을 보호하는 진정한 기회가 될 겁니다.”

조문희 기자 moony@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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