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텐츠 바로가기

06.29 (토)

대통령까지 일사천리 결재...구본환 인천공항 사장에 해임 통보

댓글 첫 댓글을 작성해보세요
주소복사가 완료되었습니다
국토교통부가 28일 구본환 인천국제공항공사 사장에게 해임을 통보했다. 해임일자는 29일이다. 지난 24일 기획재정부 산하 공공기관운영위원회는 국토교통부의 요청에 따라 구 사장의 해임건의안을 의결했다. 의결 후 국토부가 문재인 대통령에게 해임을 건의하고 문 대통령이 재가하는데 소요된 시간은 불과 4일이었다.

조선일보

구본환 인천국제공항 사장(왼쪽)이 24일 오후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공공기관 운영위원회에 출석하고 있다./연합뉴스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28일 인천국제공항공사 관계자는 “오후 8시쯤 국토부로부터 전자문서로 구본환 사장의 해임이 통보됐다”며 “새 사장이 선임될 때까지 부사장 권한대행 체제로 운영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구본환 사장은 이날 본지통화에서 “국토부 관계자로부터 간접적으로 오늘 저녁이나 29일 아침에 해임을 통보할 것이라는 얘기를 들었고 오늘 짐을 간단히 정리했다”고 말했다. 구 사장은 “국토부의 해임 결정을 수용할 수 없다”며 “법적 대응에 나서겠다”고 말했다.

구 사장은 지난해 4월 취임해 3년 임기 중 1년 5개월만에 해임됐다. 주무 부서인 국토부 항공정책실장(1급)을 거친 고위 관료 출신이자 현 정부가 임명한 인사를 임기 중에 해임시키는 것은 대단히 이례적이다. 구 사장은 지난 16일 기자회견에서 “9월 초 국토부 고위 관계자와 서울 시내에서 식사하며 면담하는데 갑자기 자진 사퇴 요구를 받았다”며 “이를 받아들이지 않자 그만둬야 할 이유도 설명하지 않고 일주일 만에 해임 건의안을 올렸다”고 했다.

국토부는 구 사장의 해임 사유로 작년 10월 국정감사 당시 태풍에 대비한다며 국감장을 떠났으나 사택 인근 고깃집에서 법인카드를 쓴 사실과 구 사장에게 부당한 인사를 당했다며 해명을 요구한 직원을 직위 해제하는 등 기관 인사 운영의 공정성을 훼손한 것 등을 문제 삼았다.

그러나 구 사장의 해임을 둘러싸고 갖가지 추측이 나온다. 일부에선 공사 비정규직을 정규직으로 전환하는 일을 매끄럽게 처리하지 못한 것이나 스카이72 골프장 사업자 재선정을 둘러싼 논란 등을 거론한다.

구 사장은 지난 25일 기자간담회에서 “직고용 및 인국공 사태 관련 의혹이 국정감사, 언론 보도, 검찰 수사 등에서 밝혀지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구 사장은 ‘인국공 직고용과 관련해 폭로할 내용이 있느냐’는 질문에는 “이미 국감 증인으로 채택됐고, 야당과 언론도 이에 대한 의혹을 제기하고 있다”며 “관계 기관 여러 사람이 증인으로 나올 테니 관계 기관과 업무 흐름이라든지 지시 등이 밝혀질 수 있다”고 말했다.

[최원국 기자]

- Copyrights ⓒ 조선일보 & chosun.com,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