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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29 (금)

이슈 남북관계와 한반도 정세

피살 공무원 형 "남북선박 수시로 무전···동생 구할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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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앙일보

북한의 총격으로 사망한 해양수산부 공무원의 형인 이래진씨가 26일 국회에서 국민의힘 김종인 비상대책위원장을 만난 뒤 취재진과 인터뷰하며 심경을 밝히고 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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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양수산부 어업지도공무원 이모(47)씨의 형 이래진(55)씨가 28일 북한군에 억류됐던 6시간 동안 해군과 해경이 북한군에 구조 요청을 할 수 있었다고 주장했다.

이씨는 이날 중앙일보와의 통화에서 “지난 23일 오전 해수부 소속 무궁화23호를 타고 서해 북방한계선(NLL) 이동하자 북측으로부터 접근을 불허하는 경고 무전을 4~5차례 들었다”면서 “선박에는 남북 공동으로 사용하는 주파수 채널이 있어 교신이 가능하다”고 밝혔다. 남북 선박 간 무전이 수시로 이뤄지기 때문에 군이 북측의 실종자 발견 정황을 입수한 직후 구조를 위해 얼마든지 연락을 취할 수 있었다는 주장이다.

이씨는 이어 당시 북측의 경고 무전에 “우리 측도 ‘공무원이 실종돼 수습한다’는 무전을 보냈다”며 “나도 직접 들었다. 넘어오지 말라고 계속 경고도 보냈다”고 강조했다.

이씨는 “월북이 중요한 게 아니라 내가 계속 얘기하는 건 거기까지 가는 과정에서 못 잡은 게 문제”라며 “동생이 북에 억류돼 살아있던 22일 오후 3시 30분부터 6시간 골든타임 동안 군과 정부와 여당은 무엇을 했는가”라고 말했다. “군과 해경이 늑장 대응을 했다”며 비판하기도 했다.

이씨는 “군에서 활용 가능한 연락 수단으로 우리 공무원의 조난 사실을 알렸어야 했다”며 “설령 교신에 답이 없더라도 조난 신호인 ‘메이데이’를 북측에 보내야 했다”고 지적했다.

이씨는 이날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도 “동생은 분명히 살아있던 22일 낮시간 동안 형과 국가는 충분히 구조해줄 거라는 믿음과 확신이 있었을 것”이라며 “형이 멍청하게 아무것도 못해줬다는 죄책감에 어제 감정이 복받쳤다”고 토로했다.

이씨는 군 당국이 관련 첩보자료를 해경에 제공하는 것을 검토 중이라는 보도에 대해 “바로 아래서 수색 중일 때 그때만이라도 군이 정상적인 시스템 작동만 했어도 이런 비극은 없었을 것”이라며 “군은 (동생에게) 월북이라는 프레임을 씌우고 아무 말도 못하고 있으며 스스로 일급기밀인 보안자료를 공개하려 한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22일 생존 6시간 동안의 진실 중 분명 현장에는 이런 교신 시스템이 있는데 우리 정부는 가동하지 않았다”며 “우리 국민을 위해 사용해야 할 무전장비는 폼으로 있는 게 아니다”라고 했다.

한영혜·채혜선 기자 han.younghye@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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