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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03 (금)

[기고] 농촌 돕기 실천이 농업 지키기 첫 걸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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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자천하지대본(農者天下之大本)이라 했다. 농·어업과 축산업이 없으면 누구도 살 수 없다. 농업은 다른 의미에서도 만사의 뿌리다. 1만년 전 일어난 농업 혁명이 아니었다면 우리가 누리는 모든 문명과 제도는 생각할 수 없을 것이다. 농업은 우리의 생명이자 뿌리이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그 뿌리가 흔들리고 있다. 그 누구도 걸어보지 않았던, 아니 생각조차 할 수 없었던 고난이 우리가 사는 세상을 코로나19 이전과 이후로 나누어 놓았다. 식량 불안감마저 선진국, 후진국 가리지 않는다.

세계일보

윤완수 한국간편결제진흥원 이사장


미국과 유럽은 코로나19 여파로 약 40%의 육가공공장과 도축장이 문을 닫았다. 슈퍼마켓 식료품이 동나고 식품을 무료로 배급하는 푸드뱅크에 사람들이 몰려들어 5시간을 기다릴 정도였다 한다.

우리의 현실도 녹록지 않다. 지금 우리 농업 현장은 농작물 관리와 수확을 위한 일손이 부족하고 소비 저조에도 힘겨워하고 있다. 농가에 큰 힘이 되었던 농촌관광과 농촌체험사업장도 활력을 잃었다.

코로나19뿐인가. 올해는 기록적인 폭우와 태풍으로 유달리 농촌에 가혹하다. 농림축산식품부가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연달아 몰아친 태풍으로 총 3만2540ha 규모의 농작물 피해가 발생했다. 여의도 면적의 112배에 해당한다.

농업 현장의 어려움은 밥상 물가에도 비상을 걸었다. 배추 한 포기 값이 한때 7484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66%나 올랐다. 추석 성수품으로 쓰이는 사과와 배 역시 각각 51%, 42% 올랐고 무는 작년보다 96%나 급등했다.

폭우, 태풍으로 인한 농작물 피해와 장기간 지속하는 코로나19로 농촌 현장의 고심이 커져만 간다. 다만 한 가지 위로가 있다면 이런 고난들이 우리 국민의 사회적 연대를 강화하고 있다는 점이다. 마스크 착용과 거리두기 등의 방역 지침 준수는 우리가 더불어 살고 있음을 각인시켜 준다. 이러한 연장 선상에서 농촌을 돕기 위한 움직임도 활발하게 일어나고 있다.

판매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농산물을 구매해 지역 농가에 힘을 보태는 ‘지역농산물 팔아주기 운동’, 식재료 꾸러미를 직접 가정에 배달해 판로에 어려움을 겪는 신선농산물 농가를 돕는 ‘농산물 꾸러미’ 사업 등이 대표적이다.

농림축산식품부와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 한국간편결제진흥원이 협업해 진행하는 ‘대한민국 농할갑시다’ 캠페인도 우리 농축산물의 소비 활성화는 물론 지역 소상공인의 매출 증대에도 큰 힘이 된다.

농축산물을 구매하면 20% 할인쿠폰을 증정하는 ‘농할갑시다’ 캠페인은 추석 물가를 걱정하는 소비자에게도 작은 선물이다. 할인쿠폰은 제로페이 농축산물 가맹점으로 신청한 오프라인 매장뿐만 아니라 지자체와 공공기관 쇼핑몰과 같은 온라인몰에서도 혜택을 받을 수 있다. 추석 제수용품 마련을 앞두고 ‘농할갑시다’ 캠페인에 참여한다면 소비자도, 농업인도, 소상공인도 함께 웃을 수 있을 것이다.

우리 삶의 뿌리인 농업은 지금 그 어느 때보다도 어려운 시기를 맞았다. 이 위기를 슬기롭게 헤쳐나가기 위해 농축산업 종사자와 정부 그리고 온 국민이 힘을 모아야 한다. 농촌은 한번 무너지면 다시 되돌리기 어렵다. 식량은 공산품처럼 단시간에 생산할 수도 없다. 농촌을 돕고 농가를 돕는 작은 움직임에 힘을 보태는 것이 우리 농업을 지키는 첫걸음이다.

윤완수 한국간편결제진흥원 이사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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