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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로 반년 미뤘지만… 축제같은 콘서트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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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콩쿠르 ‘9회’ 우승 기타리스트 박규희

두차례 취소끝에 내달 데뷔 10주년 콘서트

동아일보

박규희는 손이 작다. 외국인 연주자들이 손을 겹쳐 보이고 인증샷을 찍어 SNS에 올릴 정도다. 그는 “연습 외에 작은 손을 극복할 방법은 없다”고 했다. ⓒKeunho Ju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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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축제 같은 콘서트를 꾸미고 싶습니다.”

기타리스트 박규희의 귀국은 험난했다. 올 3월 말, 그가 사는 스페인에서 한국으로 오는 비행 편이 끊어졌다. 멕시코로 갔더니 거기서도 인천행 편이 사라졌다. 메인 악기가 있는 도쿄행 비행기를 타고는 일본 입국 금지 조치 때문에 악기만 전달받아 서울에 왔다. 다음 날 문자를 받았다. 4월로 예정된 콘서트를 어쩔 수 없이 취소한다는 것.

지난달에도 한 차례 취소돼 꼬박 반년 미뤄진 ‘박규희 데뷔 10주년 기념 콘서트’가 드디어 열린다. 다음 달 17일 오후 5시 서울 롯데콘서트홀.

“기억할 수 있는 가장 오랜 과거에 저는 기타를 치고 있었어요.”

세 살 때 엄마를 따라간 기타학원에서 기타를 쳐보겠다고 한 게 시작이었다. 22세 때인 2007년부터 아홉 차례 국제콩쿠르에서 우승했다. 2008년에는 벨기에 프랭탕 콩쿠르에서 아시아인 및 여성 최초로 1위에 올랐다. 2010년 콘서트 무대에 공식 데뷔했고, 2년 뒤 스페인 알람브라 콩쿠르에서는 연주를 깜빡 중단하는 실수를 했지만 그의 예술성을 높이 산 심사위원들이 우승을 안겨줬다.

이번 콘서트는 2부로 꾸몄다. 1부는 10년 동안 청중의 호응이 높은 곡들을 솔로로 연주한다. 스페인 국민음악가 알베니스의 곡으로 시작해 말러 교향곡 5번 4악장 ‘아다지에토’ 편곡판 등을 거쳐 두들기듯 강렬한 아르헨티나 작곡가 히나스테라의 소나타로 마친다. “히나스테라가 손톱에 무리가 갈 정도로 센 곡이어서, 손톱 손질 등을 생각해 1부 마지막 곡으로 넣었죠.”

2부에서는 플루티스트 조성현과 동료 기타리스트들이 함께한다. 피아졸라 ‘탱고의 역사’, 비제 ‘카르멘 모음곡’을 연주한다. ‘사랑하고 존경하는 아티스트들로부터 10주년 축하를 받는 콘셉트’라고 그는 설명했다.

일본 여성 기타리스트 무라지 가오리를 동경하면서 자랐지만, 지금은 기타 팬 층이 두꺼운 일본에 팬이 더 많다. 여덟 장 낸 음반 대부분이 일본 음반전문지 ‘레코드예술’의 특선 음반으로 뽑혔다. 보통 남자 연주자들보다 손가락 한 마디 반은 작은 손으로 해낸 일이다.

10월에는 새 앨범을 낸다. 스페인인의 혼을 작품에 새긴 알베니스와 그라나도스 등의 작품을 넣었다. “제 이름을 알리는 것보다 클래식기타의 매력을 알리는 일에 마음이 더 조급하다”며 웃음 지었다. 더할 나위 없이 섬세하면서도 피아노처럼 온갖 화음을 다 표현하는 악기이기 때문이다.

많은 콩쿠르를 정복하고 국제무대에서 두각을 나타내는 연주자가 됐지만 그는 아직 ‘재학 중’이다. 스페인 알리칸테 음악원 석사 과정에 있는데,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으로 학사 일정도 중단됐다. 2022년 졸업 후에는 독일에서 박사 과정을 밟을 계획이다.

“연주를 하고 나면 뭔가 빈 느낌이 들죠. 저는 배움에서 충전을 얻어요. 평생 해도 공부할 게 남을 일이기도 하고요.”

5만∼10만 원.

유윤종 문화전문기자 gustav@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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