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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간이침대, 라면 숙식…집엔 못가요" PC방 사장님의 추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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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니투데이 이강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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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일 오전 9시 서울 성동구에 위치한 한 PC방 전경. 손님이 단 한 명도 없다./사진=이강준 기자/사진=이강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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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는 돈 버는 문제가 아닙니다. 얼만큼 손실을 메꾸고 나가냐의 문제입니다"

코로나19(COVID-19)로 예전만큼 많은 사람들이 귀성길에 오르는 건 아니지만 여전히 집에서 쉬거나, 여행을 가는 등 '추석'을 재충전의 시간으로 쓰려는 사람들이 많다. 그러나 운영 금지를 당했던 PC방 사장들은 한 푼이라도 더 적자를 줄이기 위해 집에 들어갈 수도 없다.

지난 25일 서울 성동구에서 23년째 PC방을 운영하고 있는 이모씨(47)는 올해 추석 계획을 묻는 기자의 지문에 "가게를 지키는 일"이라고 답했다. 코로나19로 적자가 너무 심해져 하루라도 가게를 비울 수 없다는 것이다. (관련 기사 ☞ "나라도 돈 벌겠다" 중2 아들말에…PC방 사장님 3일째 집에 못갔다)

올해 이씨의 PC방 사정이 악화된 건 지난 2월 대구 신천지발 코로나19 1차 대유행이 확산되면서부터다. 그때부터 방역 당국과 언론이 고위험시설 중 대표 사례로 PC방·노래방·클럽 등을 언급하기 시작하면서 손님이 끊기기 시작했다.


28일부터 PC방 내 취식 가능…"그것만으로도 감사한 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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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일 오전 9시쯤 서울 성동구에 위치한 한 PC방의 카운터 모습. 가운데에 간이 침대가 놓여있다./사진=이강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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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씨는 우선 인건비부터 줄이기 시작했다. 4명까지도 있었던 아르바이트생은 점차 줄어 한 명도 남지 않았다. 이씨는 PC방에 간이 침대를 설치해 졸지에 재고로 남은 라면과 과자로만 끼니를 때우며 사업장에서 '노숙'하는 신세가 됐다.

정부는 'PC방 내 음식 취식 불가는 다른 음식점과 차별하는 것'이라는 업계의 목소리에 이달 28일부터 음식와 음료도 판매할 수 있도록 영업 조건을 완화했다. 하지만 전체 이용층 중 60%에 달하는 미성년자는 여전히 PC방에 갈 수 없다. 좌석간 자리두기 등 기존 방역 수칙도 지켜야 한다.

이씨는 "컵라면 판매만 풀어준 것도 매우 감사한 일"이라면서도 "여전히 미성년자 손님을 받을 수 없다거나 흡연실 운영을 할 수 없다는 점은 아쉬운 것도 사실"이라고 말했다.


"올해 추석은 유독 힘겹다…하루만이라도 제대로 쉬어봤으면"

이날 인터뷰를 진행할 때도 이씨는 이틀째 이미 집에 들어가지 못한 상황이었다. 가게를 비울 수 없어 가게 안 화장실에서 머리를 감고 세안 정도만 하면서 지낸다고 했다.

정부는 고위험시설로 분류돼 코로나19 피해를 본 소상공인들에게 최대 1000만원까지 2% 금리로 자금을 빌려주기로 했지만 이씨는 "임시방편에 불과한 정책으로는 전혀 도움이 안 된다"고 답했다.

그는 "매달 수백만원씩 빠져나가는데, 저금리로 대출해주는 게 무슨 의미냐"라며 "결국 우리가 알아서 매출을 일으킬 수 있어야 이 손실을 막을 수 있는데 매출을 낼 수 있는 방법들은 계속 막혀있는 상황"이라고 덧붙였다.

매해 명절때마다 가게에 나왔던 이씨지만, 올해 추석은 그에게 유독 더 힘든 연휴다. 이씨는 "명절에 단 한 번도 제대로 쉬질 못했다"며 "올해는 잠시나마 집도 못가는 상황에 적자도 막기 힘든 상황이다. 제대로 하루만이라도 푹 쉬어보고 싶다"고 말했다.

이강준 기자 Gjlee1013@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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