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9일 최종현학술원 주최로 유튜브를 통해 진행된 'D-35 미국 대선 집중토론'에서 참석자들이 토론을 하고 있다. (왼쪽부터) 박인국 최종현학술원 원장, 조셉윤 전 미국무부 동아태 부차관보, 하상응 중앙대 정치국제학과 교수, 손병권 중앙대 정치국제학과 교수. 최종현학술원 제공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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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이낸셜뉴스] 1개월여 남은 미국 대통령선거는 미국의 정치체제 및 선거제도에 대한 향후 방향성을 결정짓는 중요한 변곡점이 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왔다. 코로나사태 지속에 따른 우편선거 급증 등 불확실성 확대로 대통령 선거 후 큰 혼란이 발생할 것이라는 주장도 제기됐다.
■우편투표 최대변수…무효율 따라 희비
29일 최종현학술원 주최로 유튜브를 통해 진행된 'D-35 미국 대선 집중토론'에서 참석자들은 이번 선거에서 가장 큰 변수는 우편투표가 될 것으로 전망했다.
민주당 유권자들이 상대적으로 우편투표 선호하고 트럼프가 불복을 시사하고 있는 가운데 개표 지연문제는 물론 투표결과에 대한 거부권 행사 등 복잡한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는 것이다. 이날 사회자로 나선 박인국 최종현학술원 원장은 "우편투표가 늘어날 경우 무효표가 크게 늘어나고 선거에 결정적 역할을 하게 될 것"이라며 "선거 결과에 따라 미국의 백인 포퓰리즘이 계속될지 전통가치 복원세력에 힘이 실릴지 답을 얻는 역사적 변곡점이 될 것"이라고 평가했다.
이에 대해 손병권 중앙대 정치국제학과 교수는 "일반적으로 과거 미국 대선을 보면 지금처럼 지지율에서 6~7% 차이가 날 경우 바이든의 압승을 예측할 수 있어야 하는데 현실은 그렇지 못하다"면서 "우편투표를 하면 개표 지연 문제도 있지만 선거 결과에 따라 하원위원장, 주대법원, 연방대법원이 거부권을 행사할 개연성도 있는 상황"이라고 지적했다.
최근 조사에서 트럼프 지지자의 66%는 현장투표를 계획하고 있는 반면 바이든 지지자는 26%만이 현장투표에 나설 계획인 것으로 조사됐다. 바이든 지지자의 47%는 우편투표를 진행할 예정이지만 트럼프 지지자는 11% 만이 우편투표로 선거를 할 예정이다. 이로인해 선거 혼란을 불러일으킬 수 있다는 것이다.
트럼프 대통령이 노골적으로 불복 가능성을 내비치고 있는 것도 이런 부분을 감안한 것이라는 설명이다. 하상응 중앙대 정치국제학과 교수는 "코로나19 확산으로 과거와 달리 많은 유권자가 우편투표를 신청한 상황"이라면서 "민주당 지지자가 공화당 지지자보다 많은 데다가 투표용지를 선거일에 개봉하는데 일주일 이상 지속될 가능성이 높아 이로인한 혼란이 우려되는 상황"이라고 전했다.
현 시점에서 바이든이 우세한 것이 사실이지만 무효표가 많은 우편투표의 특성도 감안해야 한다는 지적도 나왔다.
실제로 펜실베니아의 경우 4만3000여표 가량 무효표가 나올 것으로 전망되고 있는데 지난 2016년 대선에서 4만4000표 사이로 당락이 갈라진 것을 감안하면 선거 결과에 막대한 변수가 될수도 있다는 것이다. 2016년 경합주였던 미네소타의 경우 주 법에 선거일인 11월 3일로부터 일주일 내에 우편이 도착하면 유효한 것으로 간주하고 있다. 선거일에 차기 대통령이 확정되지 않는 상황이 발생할 수 있다는 것이다.
하 교수는 "9월초부터 노스캐롤라이나주에서 우편투표를 하고 있는데 2주쯤 지난 지난 22일 기준 무효표 비율이 흑인 유권자에게서 백인보다 4배 높게 나왔다"면서 "혹시라도 문제가 발견되면 소송까지 갈 수도 있는 등 결과에 큰 영향을 줄 것"이라고 말했다.
■대선후 종전협상 등 대북관계 변화 전망
우리나라 입장에선 안보 측면에서 트럼프가 재선에 성공하면 북한 및 방위비분담금 문제가 다시 부각될 것으로 전망됐다.
조셉윤 전 미국무부 동아태 부차관보는 "트럼프는 재선되면 빠르게 김정은을 다시 만나 종전선언 협상을 할 것으로 보인다"면서 "다만 전문가들은 북한이 절대 비핵화를 하지 않는다고 믿는데 이 과정에서 무엇을 주고받을 수 있을지 의문"이라고 평가했다. 이와 관련 윤 전 대사는 주한미군 철수 논의를 협상조건으로 내세울 가능성도 있다고 내다봤다.
바이든이 대통령에 당선 될 경우 내년 1월 21일 취임까지 3개월여간 트럼프가 대통령직을 유지하는 과정에서 민감한 문제가 나타날 수 있을 것으로 예상했다.
특히 북한이 과거 오바마 정부 초기처럼 미사일, 핵실험 등 도발을 할 경우 이후 관계 개선은 쉽지 않을 것으로 판단했다. 윤 부차관보는 "트럼프 대통령은 항상 외국에 있는 미군 철수를 말해온 상황"이라며 "재선시 종전협상을 위한 조건으로 주한미군 철수를 내걸 수 있다"고 전했다.
전시 작전권 이양 문제도 다시 부각될 수 있다는 분석이다. 우리 정부가 전작권 회수의 당위성 보다는 정치적 측면을 고려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그는 "미국 입장에선 만일 전쟁이 발생할 경우 40여만명의 미군이 한국에서 움직이게 되는데 이들을 한국군의 밑에 둘 수 없다는 의미"라면서 "우리 정부가 전작권을 1년 반안에 가져와야 한다면 정치적으로 접근해야지 기술적인 측면에서 접근하면 답이 없다"고 강조했다.
■美 선거제도 개편 주요 변곡점 될 듯
참석자들은 이번 미국 대선이 향후 미국 정치 및 사회의 방향성을 결정지을 수 있는 중요한 변곡점이 될 것이라는데 의견을 같이 했다.
미국이 그동안 유지해오던 선거제도를 개편할 가능성도 점쳐졌다. 하 교수는 "미국 정치구조는 선거인단 제도와 연방상원의회의 특이성을 보면 공화당 중심의 기울어진 운동장"이라며 "대선이 마무리 되면 헌법 개정을 통해 현재의 대통령 및 상원 선거제도를 개편하는 제3의 건국 움직임이 일어날 가능성이 있다"고 지적했다.
인구수가 적건 많던 1개 주는 2명의 상원의원을 갖게 되는데 이로 인해 인구수가 적은 주, 상대적으로 한산한 시골 중부주의 입김이 강하다는 것이다. 이는 불만을 가지고 있는 교육수준이 낮은 개신교 백인 유권자가 유리해지는 계기가 된다는 것이다.
다만 헌법 개정 가능성은 현실적으로 높지 않다고 지적했다.
헌법 개정의 복잡한 절차를 진행하는 건 쉽지 않은 데다 개별 주의 권한과 자유를 보장하는 미국의 헌법정신에도 맞지 않을 수 있다는 것이다. 박 원장은 "미국 헌법을 개정하려면 상·하 양원의 3분의2가 찬성하거나 50개주 가운데 38개주 이상이 동의해야 하는 복잡할 절차를 밟아야 한다"면서 "요즘처럼 양극화된 시점에서 쉽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손병권 중앙대 정치국제학과 교수도 "아직도 거리 측량에서 미터법을 쓰지 않고 야드를 쓰는 나라에서 헌법 개정의 복잡한 절차를 수행하는 것은 거의 불가능하다"면서 "사실상 민주-공화 양당이 50:50으로 대립하는 상황에서 헌법 논의는 상당히 어려울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에 대해 하 교수는 "헌법 개정이 어려운게 사실이지만 현재의 선거인단 제도가 모순이 많다는 지적이 꾸준히 있었고 2016년 트럼프가 대통령이 된 상황이 또 반복되면 논의가 재부각될 것"이라면서 "남북전쟁 이후 제2의 건국 당시에도 가능할 것이라고 생각하는 사람이 거의 없었다. 무슨일이 벌어질지는 누구도 알지 못한다"고 답했다.
kim091@fnnews.com 김영권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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