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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9.29 (일)

이슈 미술의 세계

이번 추석엔 `사람` 대신 `문화`와 만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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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립박물관문화재단 창작뮤지컬 `백범`의 한 장면. [사진 제공 = 국립박물관문화재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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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석 연휴 기간에 '사람' 대신 '문화예술'을 만나면 어떨까. 코로나19로 휴관했던 국공립 문화예술기관들이 일제히 문을 연다. 철저한 방역과 사전 예약으로 관객이 몰리지 않아 비교적 안전하게 문화예술 나들이를 할 수 있다.

먼저 국립중앙박물관에서는 빛으로 문화재를 탐구하는 특별전 '빛의 과학, 문화재의 비밀을 밝히다'(11월 15일까지)가 열린다. 삼국시대 유물인 보물 제331호 금동반가사유상을 감마선으로 들여다보니 머리와 팔, 몸통을 비우는 방식으로 주조됐고 내부에는 거푸집의 뼈대 등을 만들기 위해 사용한 금속심이 확인됐다. 또 머리와 몸통은 금속으로 꽉 채워져 있었지만 대좌(불상 안치는 대)의 속은 비어 있었다.

국립중앙박물관 특별전 '새 보물 납시었네, 신국보보물전 2017~2019'(10월 11일까지)에서는 국보와 보물 83건 196점을 소개한다. 조선 왕조 태조부터 철종까지 무려 472년의 역사를 기록한 국보 제151-3호 '조선왕조실록 오대산 사고본', 진경산수화의 대가 정선의 보물 제1951호 '풍악내산총람도', 추사 김정희의 보물 제1983호 '난맹첩' 등을 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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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승조 전시 전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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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립현대미술관 과천 이승조 전시를 관람하는 RM_BTS 트위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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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립현대미술관 과천에서는 방탄소년단 멤버 RM(김남준)이 최근 관람해 화제가 된 '이승조: 도열하는 기둥'(11월 8일까지)이 눈길을 끈다. 수많은 원통형 파이프가 웅장한 기하학적인 향연을 펼치는 전시다. 1990년 세상을 떠난 작가는 왜 화면에 공간을 이루는 소재로 파이프를 선택했을까. 그는 1982년 인터뷰에서 "기차여행 중이었다. 눈을 감고 잠시 여러 가지 생각에 잠겨 있었는데 얼핏 무언가 망막 속을 스쳐가는 게 있었다"면서 "마치 첫인상이 강렬한 사람에 대한 못 잊음과도 같은, 그 미묘한 감동에 휩싸여 집에 돌아온 즉시 이틀 밤을 꼬박 새우며 마음에 남은 이미지를 조작한 결과 오늘의 파이프적인 그림을 완성했다"고 했다. 작고 30주기를 맞아 열리는 이번 전시는 연대기적 분석을 토대로 작가가 전 생애에 걸쳐 매진했던 '핵(核,·Nucleus)'의 예술적 본질을 찾아가는 여정을 소개한다. 서울시립미술관 서소문본관에서는 자연에서 예술을 길어올린 작가 임동식을 조명하는 '일어나 올라가 임동식'(11월 22일까지)이 열린다. 전시 제목으로 사용된 '일어나 올라가'는 1981년 여름 공주 금강에서 임동식의 주도로 시작된 퍼포먼스 제목 '야투(野投)-야외현장미술연구회'에서 차용했다. 자연과 현장을 예술의 배경으로 인식하고 일생에 걸쳐 특별한 예술세계를 펼쳐 온 작가의 회화, 드로잉, 사진 및 각종 아카이브 등 총 300여 점의 작품과 기록물을 선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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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동식 풀잎과 마주한 생각. [사진 제공 = 서울시립미술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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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립현대미술관 서울에서는 세계적인 설치미술가 양혜규 전시(내년 2월 28일까지)와 반려견과 함께 감상하는 전시 '모두를 위한 미술관, 개를 위한 미술관'(10월 25일까지), 덕수궁에서는 운보 김기창의 아내이자 화가 박래현을 재조명하는 전시(내년 1월 3일까지)가 열린다. 이 밖에 부산비엔날레, 창원조각비엔날레, 전남수묵비엔날레 등도 관람객을 기다린다.

가족들이 함께 즐길 수 있는 공연들도 관객을 찾는다. 국립박물관문화재단 창작뮤지컬 '백범'은 추석 연휴 기간 중 10월 2~4일 국립중앙박물관 극장 용에서 상연한다. 독립 투사로 알려진 백범 김구의 인간적인 갈등과 고민, 신념과 의지를 들려준다. 백범의 인생 여정을 따라 시대별 주요 사건들이 옴니버스 식으로 전개된다. 출연 배우 18명 모두가 백범을 연기하는 독특한 연출 방식을 택했다. 추석 연휴기간 4인 가족이 티켓을 구매하면 40% 할인해준다. 아이들을 위한 작품도 있다. 동화작가 고정욱의 동명 동화를 원작으로 한 뮤지컬 '가방 들어주는 아이'다. 10월 3일 북촌아트홀에서 공연한다. 선생님의 요청으로 다리가 불편한 반 친구 영택이의 가방을 들어주게 된 석우가 영택이와 가까워지면서 서로의 다름을 이해하는 과정을 그렸다. 캐스터네츠, 셰이커, 에그, 트라이앵글 등 다양한 악기로 연주하는 흥겨운 음악이 어우러진다. 탭댄스, 쟁반 돌리기, 리본댄스 등의 재미있고 신나는 춤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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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석을 맞아 할인하는 공연을 노려보는 것도 좋겠다. 뮤지컬 '킹키부츠'는 이달 30일~10월 4일 공연에 한해 티켓 값을 30% 할인해준다. 킹키부츠는 아버지의 급사로 망해가는 구두 공장을 물려받은 신임 사장 '찰리'가, 남들의 시선에 개의치 않고 당당하게 자기 삶을 살아가는 드래그퀸(과장되게 차려 입은 여장 남자) '롤라'를 만나 구두공장을 되살려 나가는 얘기다. 다채롭고 화려한 의상과 조명들, 그리고 한 시대를 풍미한 팝스타 신디 로퍼가 쓴 흥겨운 노래들이 백미다. 뮤지컬 '캣츠'도 같은 기간 공연에 한해 10%, 20%(BC카드 결제 시) 티켓 값을 깎아준다. 이 작품은 특히 코로나19 방역을 위해 1열은 아예 판매하지 않고, 원래 객석을 오가던 배우들 동선을 수정하는 등 관객 안전을 위한 배려들이 돋보인다. '메이크업 마스크'라는 새 소품도 도입했다.

[전지현 기자 / 김유태 기자 / 서정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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