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막가는 與 “월북땐 사살해도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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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석前 월북 매듭짓기 총력

해경이 29일 북한군이 해양수산부 공무원 이모씨를 총살하고 시신을 불태운 사건과 관련해 “이씨가 월북한 것으로 판단된다”고 조사 결과를 발표하자, 더불어민주당은 “논란이 종결됐다”며 이씨의 자진 월북을 기정사실화했다. 검찰이 지난 28일 추미애 법무장관 아들 관련 의혹을 모두 무혐의 처분한 데 이어 이날 해경의 수사 결과 발표가 나오자 정치권에선 “추석 연휴 전에 여권에 불리한 논란을 모두 매듭지어 민심 악화를 막겠다는 의도가 깔려있다”는 지적이 나왔다. 야당은 “사건 본질은 총살과 시신 소각인데, 마치 우리 국민이 월북한 게 핵심인 것처럼 몰아 사건을 덮으려 한다”고 비판했다.

조선일보

더불어민주당 김태년 원내대표가 29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원내대책회의에서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 /국회사진기자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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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경은 이날 “이씨가 (월북이 아닌) 실족이나 극단적 선택을 했을 가능성은 낮다”면서 서둘러 수사 결과를 발표했다. 해경이 제시한 내용 대부분은 기존 국방부 발표를 되풀이한 것이었다. 하지만 민주당은 즉각 “논란이 모두 해소됐다”고 했다.

신동근 최고위원은 “월북으로 밝혀진 이상 쓸데없는 정치 공세는 중단해야 한다. 논란의 종지부를 찍어야 한다”고 했다. 그는 또 “월북은 반국가 중대 범죄이기 때문에 월경 전까지는 적극 막고, 그래도 계속 감행할 경우는 사살하기도 한다”고 했다. 북한이 아닌 우리 측에서 이씨를 사살할 수도 있었다는 의미로 해석됐다. 신 최고위원은 그러면서 “박근혜 정부 때인 2013년 9월 40대 민간인이 월북하려다 우리 군에 사살당한 사례가 있다”고 했다. 하지만 2013년 사건은 민간인이 임진강을 넘어 월북을 시도하다가 우리 측 초병의 경고를 받고도 무시해 사살된 사건이어서, 월북 여부가 판가름 나지 않은 이번 사건과 비교하는 것은 지나치다는 지적이 나왔다. 신 최고위원은 “월경을 해 우리의 주권이 미치는 범위를 넘어서면 달리 손쓸 방도가 없다는 것은 널리 알려진 국제적인 상식”이라며 “(야당의) 함정·전투기가 출동했어야 한다는 주장은 무책임의 극치”라고도 했다.

우리 정부는 애초 이번 사건이 처음 알려진 시점부터 이씨의 월북 가능성을 거론했지만, 정작 북한은 25일 보낸 통지문에서 이씨가 자진 월북 의사가 있었는지 밝히지 않았다. 민주당 황희 의원은 이날 “북한이 보내온 전통문 메시지를 보면 본인들이 월북에 대해서는 회피하거나 누락한 것”이라며 “월북이 아니라고 주장한 적이 없다”고 했다. 북측이 ‘자진 월북이 아니었다’고 한 적이 없기 때문에 월북으로 볼 수 있다는 취지다. 황 의원은 전날엔 “월북은 사실로 확인돼 가고 있는 것 같다”고 했었다.

국민의힘은 “문재인 정부가 북측에 제안한 ‘남북 공동조사’는 북한이 무시해 시작도 못하고 있는데 이씨를 ‘월북자’로 몰아 북한에 면죄부를 주려 한다”고 비판했다. 또 “월북하면 비무장 민간인도 총 쏴 죽이고 불 태워도 된다는 것이냐”고 했다.

하태경 의원은 이날 기자회견에서 “민주당의 ‘월북은 팩트’ 주장은 추측”이라며 “국방부는 결정적 물증 없이 가설에 불과한 것을 사실이라 단정하는 과잉 오류를 범하고 있다”고 했다. 배준영 대변인은 “추가 정보도 없이 해경이 어떻게 수사 결과를 단정 지을 수 있느냐”며 “추석 연휴를 앞두고 정부·여당이 추 장관 사건과 공무원 총살 사건을 짬짜미해 덮는 수순에 돌입한 것 같다”고 했다.

[박상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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