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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석연휴 이후 국내 증시 방향성에 투자자들이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고공 행진하던 코스피는 돌연 하락을 거듭했다. 9월 중순부터 열흘 만에 약 7% 하락했다.
전문가들은 11월로 예정된 미국 대선 전까지는 증시가 박스권 흐름을 이어갈 것으로 내다봤다. 다만 연말 실적 시즌을 전후해 증시가 상승 동력을 회복할 수 있다고 전망했다. 추석 이후 증시를 좌우할 이벤트로는 미국 대선과 기업들의 3분기 실적, 대주주 요건을 피하기 위한 개인투자자 매도세를 꼽았다.
반도체와 자동차주를 중심으로 매수 기회를 노려볼 만하다는 의견도 나왔다. 한국형 뉴딜의 축으로 꼽히는 BBIG(배터리·바이오·인터넷·게임) 성장주에 대해서는 의견이 엇갈렸다.
각 증권사 센터장들은 추석 연휴 이후 주목할 이벤트로 미국 대선을 첫손에 꼽으면서 대선 전까지는 증시가 박스권을 이어갈 가능성이 높다고 분석했다.
변준호 유진투자증권 리서치센터장은 "일반적으로 미국 대선 한두 달 전에는 증시가 소강상태를 보인 적이 많았다"면서 "미국에서 민주당과 공화당 간 정책 합의가 이뤄지지 않으면서 정책 불확실성이 높아지고 있는 데다 지난달 16일 통화정책회의(FOMC)에서 제시된 통화정책도 기대에 미치지 못하면서 증시가 하락했다. 하지만 이미 조정이 상당부분 진행돼 추가 급락이 나타날 가능성은 낮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변 센터장은 증시 하단을 2300선으로 잡았다.
이경수 메리츠증권 리서치센터장은 "경제활동이 다시 완전히 중단되는 정도의 큰 이슈가 발생하는 게 아니라면 2200선에서 지지선을 형성할 것이라 본다"고 내다봤다.
다만 김학균 신영증권 리서치센터장은 "아무리 강세장이어도 10~15% 정도의 조정은 큰 추세와 상관없이 나올 수 있다"면서 2100선까지는 조정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미국 대선 등 여부와 관계없이 단기 급등에 따른 부담에 증시가 상당히 조정을 받을 수 있다는 분석이다.
연말 다시 상승 흐름을 탈 수 있지만 상승세가 제한적일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김지산 키움증권 리서치센터장은 "2450선 정도에서는 차익실현 등 수급적인 매물 부담이 느껴지는 상황"이라면서 "미국 대선 이전인 불확실성 기간에는 박스권 흐름을 유지할 것으로 본다. 또 연말에 코스닥을 중심으로 대주주 요건을 피하기 위한 개인투자자 매도가 진행될 가능성이 큰데, 최근 증시를 동학개미들이 이끌어왔다는 점에서 이는 수급상 부담으로 작용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다만 2300선 이하 구간에서는 단기 매력이 높다고 진단했다.
김학균 센터장은 "시장 내에서 특정 종목이 오른다는 흐름은 보일 수 있지만 올해 연중 고점은 이미 나온 것으로 판단한다"면서 연말까지 코스피 상단을 2400선으로 잡았다.
다만 기업 실적 등이 반등하면서 연고점 이상 수준까지 도전할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이경수 센터장은 "미국 대선 이후에는 정책 기대감이 생길 수 있고, 3분기 기업 실적도 좋은 흐름을 보이면서 2500선까지는 도전해볼 수 있다"고 말했다.
'조정 시 어떤 종목이 유망하냐'는 질문에는 '반도체'와 '자동차'가 가장 많이 꼽혔다. 변준호 센터장은 "내년에도 친환경으로의 패러다임 전환이 진행될 것이기 때문에 수소차, 전기차와 관련한 자동차 업종이 유망하다고 본다"며 현대차와 현대모비스를 꼽았다. 김지산 센터장도 "내년 경기 회복 모멘텀에 초점을 둔다면 IT, 자동차가 좋다"고 말했다. 이경수 센터장 역시 BBIG 성장주와 함께 내년 업황 개선이 전망되는 반도체주를 유망 업종으로 선정했다.
최근 조정받고 있는 BBIG 성장주 주가 전망에 대해서는 엇갈린 의견이 나왔다. 변준호 센터장은 "구산업에서 신산업으로 바뀌는 과정에서 중장기적으로 상승 추세를 이어갈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경수 센터장도 "전기차 등 미래산업 분야가 아직 대중화되지 않은 상황에서는 장기 추세상 성장주가 꺾이긴 힘들다"면서 "재무제표에 표시되지 않는 무형자산 가치 또한 성장주 밸류에이션을 정당화시킬 수 있는 요인"이라고 분석했다.
반면 성장주 주가가 좀 더 조정을 겪을 것이란 분석도 있었다. 김지산 센터장은 "현재 '언택트'와 '컨택트' 주식 간 밸류에이션 격차가 큰데, 내년 경기 회복 모멘텀을 감안하면 '컨택트' 경기민감주가 유망하다"면서 "성장주가 지금껏 받아왔던 프리미엄이 조금 완화될 여지가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김학균 센터장은 "성장주 장기 주가 전망은 예단하기 어렵지만 길게 본다면 성장주 쏠림보다는 고른 포트폴리오를 가져가는 게 좋을 것"이라고 조언했다.
김학균 센터장은 박스권 구간 내에서 매력도가 높은 배당주를 추천했다. 그는 "성장주가 조정을 받을 때 배당이 안전판 역할을 할 수 있고, 장기 박스권을 염두에 둘 때에는 주가 상승에 따른 차익실현보다 배당 매력이 더 클 수 있다"고 말했다.
[홍혜진 기자 / 신유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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