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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7 (토)

‘문제 의심 백신’ 접종 없다더니 2000명 육박… 부실 관리 의구심 확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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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월 30일 기준 총 1910건, 하루 새 548건 증가

21일까지 접종 인원 1261명으로 가장 많아

질병청 "22일 전후 접종 사례 1479명분 모두 지침 위반"

이상 반응 신고 4명 추가돼 총 8명으로

세계일보

지난달 28일 인천시 동구 인천의료원 앞에서 쉼터 이용자들이 독감접종을 받고 있다. 뉴시스


질병관리청은 1일 “현재 상온노출 여부를 조사 중인 정부조달 (백신) 물량을 접종한 건수는 어제(9월 30일) 기준으로 총 1910건(명)”이라고 밝혔다. 이날 내놓은 ‘인플루엔자(독감) 예방접종사업 관련’ 참고자료를 통해서다. 보건당국은 당초 ‘문제가 된 백신 물량을 맞은 사람이 없다’고 발표했는데, 접종자 수가 연일 급증하면서 2000명에 육박한 것이다. 당국 발표에 대한 불신감이 제기되면서 예방접종 사업 전반이 부실하게 관리된 것 아니냐는 의구심이 확산되고 있다.

1910건은 질병청이 전날 발표한 1362건에 비해 하루 새 548건 늘어난 것이다. 접종자 발생 건수는 지역별로 경기 673건, 전북 326건, 인천 214건, 경북 161건, 서울 149건, 부산 109건, 충남 74건, 세종 51건, 대구 46건, 광주 40건, 전남 31건, 대전 17건, 경남 10건, 제주 8건, 충북 1건이다. 강원과 울산을 빼면 전국 15개 시도에서 접종 사례가 확인된 것이다.

접종이 이뤄진 날짜별로 보면 지난달 21일까지 접종받은 사람이 1261명으로 가장 많았다. 질병청은 국가 조달 물량을 공급하는 업체인 ‘신성약품’이 백신을 배송하는 과정에서 ‘냉장유통’(콜드체인) 원칙을 지키지 않은 사실을 확인하고 9월 21일 밤 사업 중단 방침을 전격 발표한 바 있다. 이후 22일 431명, 23일 23명, 24일 22명, 25일 96명, 26일 38명, 27일 18명, 28일 21명 등으로 집계됐다. 질병청이 긴급히 사용 중단을 결정하면서 일선 현장에서 혼선이 빚어질 수 있다고 판단한 22일 당일을 제외한 전후의 접종 사례 1479명분의 물량은 모두 예방접종 지침을 위반한 것이다. 질병청 관계자는 “(무료 접종) 사업 시작 전(22일 이전)과 중단 고지일 이후(23일 이후)에 접종이 이뤄진 사례는 국가 인플루엔자 예방접종 사업 지침을 미준수한 사례”라고 말했다.

그간 일선 의료현장에서 백신 접종과 관리를 부실하게 해 온 점도 조사 과정에서 확인되고 있다. 통상 각 의료기관이 자체적으로 구비한 유료 접종 물량과 정부 제공 무료접종 물량은 별도 관리해야한다. 그러나 이를 섞어 관리하거나 돈받고 정부 조달 물량을 쓰는 경우가 적지 않은 것으로 파악된다. 현재까지 상온 노출이 의심돼 조사중인 백신으로 접종한 병·의원만 하더라도 전국 231곳에 이른다.

질병청은 접종자 중 ‘이상 반응’을 신고한 사람이 이날 4명 추가돼 총 8명이라고 밝혔다. 4명 중 2명은 오한·두통·메스꺼움 등, 1명은 두드러기, 1명은 설사 증상이 있다고 각각 보고했다. 질병청은 “접종 이후 증상이 있었으나 호전된 상태”라고 설명했다.

곽은산 기자 silver@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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