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의당 대표 선거에 나선 배진교 의원은 선거기간 중 이재명 지사와 만나기도 했다. 다른 후보들은 이를 두고 "이재명 2중대가 될 수 있다"고 비판하고 나서기도 했다. 가장 좌측에 있다는 정의당이 다른 정당 이재명 경기지사를 가장 경계하고 있다는 사실이 여실히 드러난 해프닝이었다.
이재명 지사는 지난 7월 자신을 옭아맸던 선거법 위반 판결에서 벗어나면서 이낙연 독주 구도를 위협했다. 각종 여론조사에서 이 지사는 민주당 지지자들을 제외한 다른 응답자 층에서 이낙연 대표보다 앞서거나 혹은 대등했다. 이념적으로 좌측이지만 정책 성과로 보수 지지세도 끌어 모으는 확장성도 겸비한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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앞서 이재명 지사는 단호한 코로나19 대처와 불법 계곡 점유지 정리 등으로 행정 능력을 인정받았고 기본소득과 생애 1000만원 저금리 대출, 이른바 '기본대출' 등으로 이슈 선점에 발 빠른 모습을 보였다.
올해 4차 추가경정예산안이 선별적 지원에 초점이 맞춰지자 경기지역화폐 25% 인센티브 지급 등 소신에 맞는 행정을 본인의 위치에 맞게 내놓고 있다. 특히 당정청을 겨냥해서는 "분열에 따른 갈등과 혼란, 배제에 의한 소외감, 문재인정부와 민주당, 나아가 국가와 공동체에 대한 원망과 배신감이 불길처럼 퍼져가는 것이 제 눈에 뚜렷이 보인다"고 정면 비판하기도 했다. 경쟁 상대인 이낙연 대표에게는 찾아보기 어려운 지점이다.
민주당 관계자는 이 지사의 이슈 선점을 두고 "이 지사의 이슈메이킹 감각은 그야말로 탁월하다"면서도 "타 지역에서 좋은 정책이 나온다면 그것을 경기도에 제대로 안착시킨다. 단순히 베끼는 것을 넘어 더 좋은 결과를 낸다"고 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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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지사는 지난 26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13살부터 위장 취업한 공장에서의 사고로 장애를 갖게 되었고 가난의 늪은 끝 모르게 깊었다"라며 "저를 살린 건 이웃주민들이다. 어린 친구가 수면제를 달라고 하니 동네 약국에서 소화제를 왕창 줬다. 결국 우리를 살게 하는 건 서로를 향한 사소해 보이는 관심과 연대가 아닐까"라고 남기기도 했다.
하지만 이재명 지사가 장점만 있는 것은 아니다. 이 지사 단점으로는 중앙정치 경험 부족이 가장 많이 꼽힌다. 이 지사는 성남시장 8년과 경기도지사만 해온 지역 정치인이다. 여의도 정치는 2007년 당 부대변인과 정동영 캠프 부실장을 할 때뿐이다.
민주당의 한 초선 의원은 "여의도 정치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인적 '망' 구성인데, 이 지사에게 그런 점이 있는 지 잘 모르겠다"라고 지적했다.
국회의원의 가장 기초적인 책무인 법안 발의를 위해서는 같은 국회의원 10명의 '도장'이 필요하다. 인적 네트워크를 구성하지 못했다면 법안 공동발의 도장도 얻기 어렵다.
이 점은 특히 지역자치단체장 출신 국회의원들의 약점으로 꼽힌다. 지자체장은 해당 지역에서 가장 많은 책임과 권력을 가진다. 수평적 의사결정보다 수직적 의사결정이 익숙해지기 마련이다. 하지만 정치는 다양한 이해관계를 조율하는 능력도 갖춰야 한다. 이는 공천을 나눠 주던 시절 '계파 정치'와는 분명히 다른 지점이다. 21세기 들어 국회의원을 경험하지 않은 대통령이 손에 꼽는 것도 이런 이유 때문이다.
또 이 지사는 이 대표에 비해 부족한 당내 의원들의 지지가 더 필요한 상황이다. 여기에 2017년 대선 후보 경선에서 불거진 앙금도 아직 남았다. 이 지사와 가까운 민주당 중진 의원은 기자와 만난 자리에서 "대법원 판결은 그에게 있어 앞으로의 정치적 판단을 할 때 하나의 기준이 될 것"이라며 "앞으로 차분하게, 또 겸손하게 도정을 잘 이끌어나가면 국민이 그에게 역할을 맡겨줄 것"이라고 말했다.
withu@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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