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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03 (금)

[종합]"추석 고향도 못가게 하더니 황당" 강경화 남편 美여행에 시민들 '분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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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경화 "송구스럽지만 남편에 귀국 요청하기는 어려워"

국민의힘 "국민들 해외여행 자제 권고에 추석 성묘조차 못가"

강경화 남편 美여행, 여당도 비판…"부적절한 행위"

시민들 "우리도 해외로 놀러 가면 되나"

아시아경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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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한승곤 기자] 강경화 외교부 장관 배우자의 요트 구입 목적의 미국 여행 논란이 지속하고 있다. 야당은 "외교 장관은 가족에만 특별 해외여행 허가를 내렸나"며 맹공에 나섰다.


여당에서 조차 이번 일은 부적절하다고 보고 있다. 이런 가운데 강 장관은 남편의 미국 방문이 논란이 된 것에 대해 송구스럽지만, 귀국을 요청하기는 어렵다는 입장을 밝혀 국민 정서에 부합하지 않는 대응이 아니냐는 비판도 나오고 있다.


4일 오후 강 장관은 외교부 청사를 나가면서 기자들과 만나 "송구스럽다"는 입장을 밝혔다. 남편에게 귀국을 요청할 계획이냐는 질문에 "(남편이) 워낙 오래 계획하고 미루고 미루다가 간 것이라서 귀국하라고 얘기하기도 어려운 상황"이라고 답했다.


또한 강 장관은 여행계획을 사전에 알고 있었고 설득도 했다고 설명했다. 그는 "이런 상황에 대해서는 본인도 잘 알고 있고 저도 설명하고 했습니다만 결국 본인도 결정해서 떠난 거고 어쨌든 송구스럽게 생각한다"고 거듭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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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경화 외교부 장관 배우자가 자신의 해외 여행 목적에 답변하고 있다. 사진=kbs 뉴스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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앞서 강 장관 남편 이일병 연세대 명예교수는 지난 3일 미국으로 출국했다. 외교부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인해 불필요한 여행 자제를 국민에게 권고하는 가운데 주무 부처 장관 배우자가 요트 구매와 여행 목적으로 출국한 것으로 알려져 부적절한 처신이라는 지적이 이어지고 있다.


야당은 당장 "어이가 없고 기가 막힌다"며 비판했다. 최형두 국민의힘 원내대변인은 이날 오전 구두 논평을 통해 "국민들은 정부의 해외여행 자제 권고에 따라 긴급한 해외여행을 자제하고 추석 성묘조차 못갔다"며 "정작 정부 주무부처인 외교부 장관 남편은 마음대로 해외여행을 떠난다니 믿기 어렵다. 이게 제대로 된 문명국가인가"라고 비판했다.


이어 "추석 연휴 동안 국민들은 한 번도 겪어보지 못한 나라 3종 세트에 절망했다"며 "국민이 총격당하고 시신이 훼손당해도 47시간 동안 대통령이 침묵했고, 보좌관을 통해 아들 휴가 민원한 법무장관은 27차례나 국회에서 거짓말한 뒤 오히려 적반하장으로 고소·고발을 운운하더니, 외교장관은 가족에만 특별 해외여행 허가를 내렸나"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한 번도 경험하지 못한 나라에서 우리 국민들은 앞으로도 경험하지 못할 추석을 보내고 있다"며 "국민에게 위로를 주지는 못하고 절망과 분노만 가져다주는 정부. 이게 나라냐고 국민들이 묻고 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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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편 미국행 논란에 "국민은 해외여행 자제하는데 송구"하다는 입장을 밝힌 강경화 외교부 장관이 4일 저녁 외교부 청사를 나서며 눈을 감고 취재진의 질문을 듣고 있다. [이미지출처=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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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당에서도 비판이 이어지고 있다. 이낙연 더불어민주당 대표는 이날 서울 마포구 토끼똥공부방에서 코로나19 돌봄 취약 관련 현장간담회를 마친 뒤 기자들과 만나 강 장관 배우자 여행 관련 견해를 묻는 질문에 "국민의 눈으로 볼 때 부적절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김태년 민주당 원내대표는 이날 기자간담회에서 "고위 공직자에, 여행 자제 권고를 내린 외교부 장관의 가족이 한 행위이기 때문에 적절하지 않은 행위라고 본다"고 말했다.


신영대 민주당 대변인은 논평에서 "(강 장관 남편의 해외 여행은) 적절하지 않은 처신, 국민 눈높이에 맞지 않은 부적절한 처사임이 분명하다"며 "명절 귀성길에 오르지 못한 수많은 국민께 국무위원의 배우자로 인해 실망을 안겨 드린 점에 유감을 표한다"고 밝혔다.


시민들도 비판의 목소리를 내고 있다. 30대 회사원 이 모 씨는 "코로나19로 모두가 어렵고 힘든 상황에서 요트 구매하러 해외여행을 가는데, 누가 공감할 수 있는지 모르겠다"라고 말했다. 이어 "또 귀국 요청을 할 수 없다고 말했는데, 국민도 그냥 해외 나가서 놀면 되나"라고 반문했다.


또 다른 40대 회사원 김 모 씨는 "정부에서 고향 방문도 자제하라며 그렇게 당부했는데, 정부 인사는 해외로 놀러갔다"면서 "정치적인 입장을 떠나 국민 입장에서는 그야말로 황당하다, 이해할 수 없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한편 출국 전 이 명예교수는 자신의 블로그에 미국에서 요트를 구입해 카리브해까지 항해할 계획이라고 공개한 바 있다.


이 명예교수는 "유럽에 있는 뉴욕 알루미늄 보트 '캔터51' 선주의 답이 왔다. 10월3일에 보자고 한다"며 항해 준비 계획을 밝혔다.



한승곤 기자 hsg@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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