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월 증권가의 ‘핫피플’은 단연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다. 늘 그래 왔듯, 여전히 예측불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진 판정으로 전 세계를 충격에 몰아넣더니, 이번엔 입원 후 불과 사흘 만에 깜짝 퇴원했다. |
미국 대통령의 퇴원 소식은 분명 증시엔 호재다. 증시가 급등했으니 증권가는 쾌재를 부를까? 최근 미 대선을 분석하는 증권가 시각을 보면, 그리 단순치 않아 보인다. 어찌 보면, 코로나만큼, 어찌 보면 코로나보다 더 증권가를 괴롭게 하는 게 트럼프 대통령이다.
괴롭다는 건 특정 정치인의 호불호와 무관하다. 시장의 가장 큰 적은 불확실성이다. 미 대선이 4분기 증시 최대 변수로 부각되는 건 바로 불확실성 때문이다. 미 대선과 관련, 증권가의 바람을 요약하면 이렇다. ‘누가 되든 상관없다. 예상대로만 가주오.’
현재로선 바이든 후보가 우세하다. 그럼 이대로 흘러가는 게 증권가로선 최상 시나리오다. 트럼프 대통령 지지율 상승으로 격차가 좁혀지면, 그 뒤론 수많은 시나리오에 대비해야 한다. 사상 초유 대선 불복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나아가 시장은 대선뿐 아니라 총선까지 민주당이 승리하길 바랄 것이다. 이유는 단순하다. 정책의 유불리보다 우선하는 게 안정감이기 때문이다.
바이든 후보 정책은 미중갈등 완화와 경기부양책 드라이브 등이 증시 호재로 꼽힌다. 반면, 빅테크 규제책은 증시엔 악재다. 민주당이 의회까지 독차지하면, 호재는 호재대로 악재는 악재대로 대비하면 된다. 만약, 바이든 대통령이 상원 다수당이 공화당이라면? 그땐 셈법이 복잡해진다. 여소야대 정국의 험난함과 같은 이치다. 증시의 최대 적, 불확실성이다. 불확실성 측면으로 보자면, 사실 트럼프 대통령은 증권가가 선호할 만한 리더는 아니다. 코로나 사태 이전에도 트럼프 대통령의 ‘트위터 정치’는 쉼 없이 증시를 자극시켰다. 미중갈등이 절정이었다. 트럼프 대통령이 “중국은 오랫동안 미국을 이용했다”고 트윗을 날리니 하루 만에 나스닥 지수가 3.41% 폭락했다. 작년 5월 비일비재했던 일이다.
사흘 만에 퇴원한 것도 내심 불안하다. 트럼프 대통령이기에 그렇다. 과연 치료는 다 끝난 것인지. 재발 가능성은 없는지. 대선을 앞두고 어떤 ‘옥토버 서프라이즈(10월의 이변)’를 꾀할지. 상식적으론 대선 전 북미 정상회담은 불가능해졌다. 하지만, 그 누가 100% 장담할까. 다름 아닌 트럼프 대통령이다. 증권가는 그냥 이대로 무사히(?) 대선이 끝나길 바랄 뿐이다.
국내 여파는 어떨까. 최근엔 오히려 한미 증시 동조화 현상이 옅어지는 경향이 있다. 외국인 입김이 줄고 동학개미 영향력이 커진 탓이다. 10월 현재 코스피 시가총액 내 외국인 보유 비중은 35.74%(5일 기준), 주식 수로 보면 19.73%를 차지한다. 1년 전엔 각각 38.44%, 22.05%로, 1년 사이 3%포인트, 2%포인트가량 감소했다.
오히려 요즘 국내 투자자가 신경 쓰는 건 미국 증시 자체다. 올해 외화증권예탁결제 보관잔액 규모는 이미 640억달러, 약 74조원에 이른다. 급증한 서학개미들도 이대로 무사히 대선이 끝나길 기도할지 모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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