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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23 (토)

이슈 北 전직 외교관 조성길

"가족 北에 있는데 망명 알려져…조성길 지금 상태 안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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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앙일보

2018년 11월 초 이탈리아 주재 북한 대사관에서 잠적한 조성길 대사 대리 [AP=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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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년 11월 이탈리아 로마에서 잠적한 조성길(49·사진) 전 북한 이탈리아 주재 대사대리가 국내에 입국한 것과 관련해 전해철 국회 정보위원장이 “지난해 7월 자진해서 한국에 왔다”고 7일 밝혔다. 전 위원장은 이날 국회에서 기자들과 만나 “(우리 정부가) 수차례 한국으로 오겠다는 의사를 사전에 확인했다”며 이렇게 말했다.

전 위원장은 다만, 조 전 대사대리가 이탈리아에서 잠적한 후 한국에 들어오기까지 8개월가량 걸린 이유에 대해 “망명 루트가 공개되면 좋지 않을 것”이라고만 했고, 한국을 택한 이유에 대해서도 “본인이 알려지는 것을 싫어하고, 이런 상황에서 본인이 기자회견 하지 않는 이상 밝히기가 어렵다”고 했다.

조 전 대사대리의 입국 사실은 국회 정보위에서도 극소수만 알 정도로 1년 넘게 비밀에 부쳐져 있었다. “가족이 북한에 남아 있는 점을 고려해 비공개해왔다”는 게 정보 당국 동향에 정통한 소식통의 설명이다. 전 위원장 역시 이날 “가족이 북한에 있는데 이렇게 알려지다 보니 (조 전 대사대리의) 상태가 안 좋은 것 같다”고 말했다.

북한 대사급 고위직의 탈북은 1997년 장승길 주이집트 북한대사가 미국으로 망명한 이후 20여 년 만의 일이다. 잠적 당시 제3국으로 갔다고 알려진 조 전 대사대리가 한국에서 지낸다는 사실이 드러나면서 향후 이 문제가 남북관계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에 대해서도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정보 당국은 전날 조 전 대사대리의 국내 입국 여부를 묻는 말에 “확인해 줄 수 없다”고 답했다.

한편, 주영 북한 대사관 공사 출신인 태영호 국민의힘 의원은 이날 오전 입장문을 내고 “북한이 조성길의 가족에게 어떤 처벌을 할지 모른다”는 우려를 표했다. 태 의원은 “국민의 알 권리 차원에서 보도하지만, 북한에 친혈육과 자식을 두고 온 북한 외교관들에게 본인들의 소식 공개는 그 혈육과 자식의 운명과 관련된 아주 중요한 인도적 사안”이라며 언론에 보도 자제를 요청했다.

오현석 기자 oh.hyunseok1@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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