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6일(현지시각) 뉴욕증권거래소(NYSE)에서 다우존스30 산업평균지수는 전 거래일 대비 375.88포인트(1.34%) 떨어진 2만7772.76에 장을 마쳤다.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 500 지수와 나스닥 지수도 각각 1.40%, 1.57% 하락 마감했다. 지수는 상승세로 출발했으나 트럼프 대통령의 경기부양안 협상 중단 선언 이후 하락세로 돌아섰다.
최근 국내외 증시는 미국 대선을 앞두고 하루가 다르게 정치적 이슈에 민감하게 반응하고 있다. 지난주 추석 연휴에는 대선 전 첫 TV토론에 이어 트럼프 대통령의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진 소식까지 전해지며 국내외 증시도 하락세를 보였다. 연휴 이후에는 경기부양책 합의 기대감에 국내외 주요 지수가 우상향 곡선을 그렸다. 반대로 7일 증시의 경우 트럼프 대통령이 경기부양과 관련해 '핀셋지원' 의사를 밝히며 증시가 상승 출발한 상태다. 대통령의 돌출 발언이 이어지며 증시가 냉온탕을 오가고 있는 셈이다.
미국 대선은 역사적으로 주식 시장의 변동성이 커지는 시기로 꼽힌다. 케이프투자증권에 따르면 지난 1992년부터 치러진 미국 대선에서 S&P500 VIX 지수는 모두 상승 추세를 보였다. 특히 대선을 목전에 둔 10월의 경우 평균적으로 17% 상승했다. 올해의 경우 코로나19라는 예상치 못한 변수와 트럼프 대통령의 독특한 '캐릭터'가 겹치며 변동성이 더욱 커지고 있다.
증시 전문가들은 대선이라는 단기 이벤트가 아닌 실물 경기와 기업의 펀더멘털에 집중해야 할 시기라고 조언하고 있다. 김성근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트럼프로서는 어떻게든 어떻게든 선거판 분위기를 바꾸고자 각종 소음을 일으키고 있는데, 그 예로 코로나19 확진 이후 빠른 복귀, 야당과의 추가 부양책 논의 무산 등을 들 수 있다"며 "그러나 미국 경제는 정체되어 있지 않으며 속도가 느릴 뿐 2분기부터 조금씩 회복되는 중"이라고 설명했다.
김 연구원은 "부양책과 관련된 불확실성이 잔존하나 결국 대선이 끝나면 풀릴 이슈"라며 "중기적 관점에서 투자 증가와 경기 회복을 배제하기 어려우며 주식 시장에서도 경제 재개 관련 업종에 대해 긍정적 시간으로 접근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대선 결과에 대한 불복 가능성까지 시사하며 일각에서는 재검표 논란이 빚어졌던 2000년 미국 대선 당시 증시 혼란이 재연될 가능성이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그러나 당시 증시 상황과 현재는 결이 다르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시각이다.
한지영 케이프투자증권 연구원은 "정치가 주식시장의 변동성은 확대시킬 수 있지만 중기적 방향성은 이익과 경제지표와 같은 펀더멘털이 결정한다"며 "2000년 플로리다주 재검표 사례로 주식시장이 하락세를 보였다는 의견이 존재하지만, 당시에는 연초부터 미국 닷컴 버블, 한국의 벤처 버블 붕괴가 진행 중이었던 사실을 기억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한 연구원은 "대선 이후 결과 발표가 지연되더라도 시장의 단기 변동성은 확대되랴 수 있으나 방향성 자체는 바꾸지 못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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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준호 기자 ajh@aju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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