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집무실서 허리케인·경기부양책 보고 받아 -CDC “최소 10일은 격리해야” -코로나 심각성 축소한다는 비난 자초
7일(현지시간) 공개된 동영상에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자신의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치료 과정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워싱턴D.C./로이터연합뉴스 |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퇴원 이틀 만에 집무실에 복귀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완치 전 이른 복귀에 격리 수칙을 위반하며 심각성을 축소하고 있다는 비판이 나온다.
7일(현지시간) 포브스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오후 백악관 내 집무실인 오벌 오피스에서 코로나19 대응 경기 부양책 협상과 허리케인 ‘델타’ 대응 방안을 보고 받았다. 브라이언 모겐스턴 백악관 부대변인은 백악관 공동취재단에 트럼프 대통령이 전날부터 집무실에 복귀했다는 뉴스는 사실이 아니라고 부인하면서 이같이 밝혔다.
트럼프 대통령도 트위터 계정에서 “방금 허리케인 델타에 대해 보고 받았다”며 “해당 주 공무원들의 지침에 귀 기울여 달라”고 직접 자신의 복귀를 전했다. 백악관이 공식적으로 대통령의 복귀를 발표한 것은 확진 후 엿새만, 퇴원 후 이틀 만이다.
트럼프 대통령의 복귀 시기를 놓고 백악관 내부에서 혼선이 빚어지기도 했다. 이날 오전 래리 커들로 백악관 국가경제위원회(NEC) 위원장은 트럼프 대통령이 전날부터 집무실에서 근무했다고 밝혔지만, 백악관은 즉시 정정 성명을 내고 “트럼프 대통령이 거주 공간에서 격리 중이다”고 설명했다. 마크 메도스 백악관 비서실장은 정정 성명 발표 후 얼마 지나지 않아 “트럼프 대통령이 전날부터 집무실 복귀를 원했다”고 말했다.
의료진은 트럼프 대통령이 코로나19 관련 증상을 보이지 않고 있으며 항체 검출도 이뤄졌다고 밝혔지만, 완치가 아닌 만큼 충분한 격리가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통상적으로 코로나19 확진 판정 뒤 7~10일이 가장 중요한 고비인데, 트럼프 대통령은 아직 그 시기를 지나지 않았기 때문이다. 미국 질병통제예방센터(CDC)는 “감염 증상이 나타난 이후 최소 10일은 격리해야 한다”고 권고하고 있다.
현재 백악관에서 머무른 뒤 확진 판정을 받은 사람이 15명을 넘기면서 백악관은 바이러스 전파의 온상으로 지목되고 있다. 이 중에는 호프 힉스 백악관 보좌관과 켈리앤 콘웨이 백악관 전 선임고문, 출입 기자 3명 등이 포함돼있다. CNN방송은 트럼프 대통령이 복귀하면 백악관 직원들이 고글과 마스크, 보호복을 착용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서둘러 복귀한 것을 두고 일각에서는 코로나19를 별 것 아닌 병으로 여기는 그가 또 부적절한 처신을 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트위터에 올린 영상 메시지에서 “내가 코로나19에 걸린 건 신의 축복이었다”면서 “모두가 나와 같은 치료를 받기를 원한다”고 말했다. 하지만 미국에서만 사망자가 21만 명에 달하는 전염병을 두고 신의 축복이라고 표현한 것이 경솔했다는 지적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퇴원 직후 “코로나19를 두려워하지 말라”는 트윗을 올렸다가 코로나19의 심각성을 축소해 미국 국민을 위험에 빠뜨린다는 비난을 자초했다. 이날 자신의 트위터에 올린 영상 속에서도 트럼프 대통령은 마스크를 착용하지 않은 채 4분가량 자신의 코로나19 치료 과정을 설명했다.
[이투데이/최혜림 수습 기자(rog@e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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