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들 질문엔 묵묵부답…남부지검, 추모비·추모명판 공개
추미애, 고(故) 김홍영 검사 부모와 남부지검 방문 |
(서울=연합뉴스) 김주환 기자 = 추미애 법무부 장관이 상관의 상습 폭언·폭행으로 정신적 스트레스를 겪다 극단적 선택을 한 고(故) 김홍영 검사의 부모와 함께 김 검사가 생전 근무한 서울남부지검을 찾았다.
이날 오전 10시 45분께 남부지검 검찰청사에 검은색 코트 차림으로 모습을 드러낸 추 장관은 김 검사의 부모와 함께 청사 앞 화단에 놓인 추모비와 추모식수 앞을 찾았다.
김 검사를 추모하는 뜻에서 심은 주목(朱木) 옆 추모비에 덮인 흰색 천을 들치자 '당신의 희생이 헛되지 않도록 기억하겠습니다'는 문구가 모습을 드러냈다.
김 검사의 부모는 슬픈 표정으로 말없이 아들의 추모비를 어루만졌다. 추모비 앞에서 묵념한 추 장관은 김 검사의 부모와 함께 추모명판이 설치된 청사 로비로 발걸음을 옮겼다.
1층 엘리베이터 옆에 '법무·검찰 가족 일동' 명의로 설치된 추모명판에는 김 검사의 약력과 함께 '길이 끝난 곳에서도 길이 있다 / 길이 끝난 곳에서도 길이 되는 사람이 있다 / 스스로 봄길이 되어 끝없이 걸어가는 사람이 있다'는 정호승 시인의 시 '봄길'이 적혀있다.
그 아래에는 '고 김홍영 검사의 희생이 헛되지 않도록 우리는 기억해야 합니다'라는 문구가 자리했다.
남부지검 방문하는 추미애 장관 |
추 장관은 취재진의 질문에 입을 굳게 닫은 채 청사 안으로 들어갔다. 이어 추 장관과 김 검사 부모는 박순철 서울남부지검장, 이상갑 법무부 인권국장 등과 함께 30분가량 차담회를 가졌다.
일정을 마치고 나온 추 장관은 취재진의 질문을 따돌리고 승용차에 올라타 청사를 빠져나갔다.
김 검사는 2016년 5월 서울남부지검 형사부에 근무하던 중 업무 스트레스와 직무 압박감을 토로하는 유서를 남기고 서른셋의 나이에 극단적 선택을 했다.
이후 대검 감찰 조사에서 상관이었던 김대현(사법연수원 27기) 부장검사가 2년 동안 상습 폭언·폭행을 한 것으로 드러났고, 법무부는 김 부장검사를 해임했다.
김 검사 유족 측은 지난달 14일 김 부장검사의 수사를 촉구하고자 검찰수사심의위 소집을 신청했고, 서울중앙지검 검찰시민위는 부의심의위에서 이를 의결했다.
수사·기소 타당성을 검토하는 검찰수사심의위는 오는 16일 열릴 예정이다.
한편 추 장관은 올해 추석 연휴 첫날인 지난 9월 30일 김 검사가 근무하던 남부지검 검사실을 찾은 바 있다.
jujuk@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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