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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타작가 최정화 신작, 이용백 '꽃탱크' 표절 논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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꽃으로 탱크 덮은 강원키즈트리엔날레 출품작 '그린 커넥션'

연합뉴스

최정화 작가의 올해 강원키즈트리엔날레 출품작 '그린 커넥션' [강원문화재단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연합뉴스) 강종훈 기자 = 한국을 대표하는 두 설치예술가의 작품을 둘러싼 표절 시비가 불거졌다.

오는 22일 홍천에서 개막하는 어린이 시각예술축제 강원키즈트리엔날레에 선보이는 최정화(59) 작가의 신작에 대해 이용백(54) 작가가 자신의 8년 전 작품과 흡사하다며 표절 의혹을 제기했다.

홍천 구 탄약정비공장에 설치된 최정화의 '그린 커넥션'은 탱크를 꽃으로 치장해 화해의 메시지를 담아낸다. 현충원에서 헌화용으로 사용된 조화를 재료로 활용했다.

최정화는 플라스틱 뚜껑, 소쿠리 등 버려졌거나 흔한 물건을 사용한 작품으로 국내외 비엔날레와 공공 프로젝트 등에서 활발히 활동해온 스타작가다.

이용백은 꽃으로 위장한 군인을 다룬 연작 '엔젤 솔저'로 잘 알려진 유명 작가다.

그는 2012년 9월 경기도 파주에서 열린 DMZ국제다큐멘터리영화제에서 '꽃탱크'(Flower Tank)를 선보였다. 대표작 '엔젤 솔저'에서 영감을 얻어 탱크를 인조 꽃으로 장식한 작품이다. 당시 연예인과 시민들이 참여한 가운데 꽃탱크 퍼레이드가 진행됐다.

최정화와 이용백은 각각 2005년과 2011년 베네치아비엔날레 한국관 전시에 참여한 중견 작가로, 홍익대 미대 선후배 사이기도 하다. 비교되는 두 작업 모두 관객 참여형 작품이다.

이 작가는 8일 강원키즈트리엔날레를 주최하는 강원문화재단에 표절 의혹과 관련해 내용증명을 보낸다고 밝혔다.

그는 "작품을 하다 보면 비슷할 수도 있지만 한국적 상황과 연결해 탱크에 꽃을 붙인다는 것 자체가 쉬운 아이디어는 아니다"라며 "작가나 기획자가 리서치를 했을 텐데 이런 작품이 나와 당황스럽다"고 말했다.

이어 "(최 작가가) 좋은 작품을 많이 한 선배지만 이번 작업에 대해서는 적절한 조치를 하기 바란다"라며 "직접적인 요구는 하지 않았지만 사과하고 작품을 철수하는 것이 맞는다고 생각한다"라고 덧붙였다.

이 작가는 "개인적으로 감정 상할 일은 없고, 법원에서 판단할 문제도 아니어서 주최 측에 문제를 제기한다"라며 "개인의 표절 문제보다는 우리 미술계에 표절이 만연하고 이 문제에 너무 둔감한 것 같아 지나칠 수 없었다"고 말했다.

최정화 작가와 강원문화재단은 작품에 별다른 문제가 없다는 입장이다.

최 작가 측 관계자는 "탱크를 꽃으로 장식했다고 표절이라 할 수 없으며 그 의미와 개념이 다르다"라며 "꽃을 다룬 이용백 작가의 작품은 알고 있었지만 꽃탱크는 보지 못했다"고 전했다.

또한 "최 작가도 1990년대부터 꽃으로 작업을 해왔으며 이번 작업은 그 연장선에 있다"라며 "예술제 측에서 탱크를 사용해달라고 요청했고, 꽃은 현충원에서 폐기되는 것을 되살린다는 의미에서 조화를 썼다"고 설명했다.

강원문화재단 관계자는 "개막을 앞두고 논란이 벌어진 부분은 유감스럽지만, 아직 완성된 작품이 아닌 만큼 개막 후에 판단해 주시기 바란다"고 밝혔다.

이어 "미술 작품을 형식적인 부분만으로 표절이라고 판단하기는 어렵다"라며 "이번 논란을 계기로 행사 기간에 창작 저작물에 대한 건강한 담론 형성을 위한 전문가 토론 개최를 검토하겠다"고 덧붙였다.

연합뉴스

이용백 작가가 지난 2012년 DMZ국제다큐멘터리영화제에서 선보인 '플라워 탱크' [이용백 작가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doubl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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