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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02 (목)

이슈 北 전직 외교관 조성길

천영우 "조성길, 태영호의 세등급 아래…고위직 착각 말아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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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년 11월 이탈리아 안보리 이행보고서에도

"北외교관, 대사 직무 대리 1등서기관 등 4명"

중앙일보

2018년 3월 이탈리아에서 열린 한 문화행사에 참석한 조성길 주이탈리아 북한 대사대리. 조 대사대리는 그해 11월 잠적한 후 2019년 7월 한국으로 망명했다. [AP=연합뉴스]



지난해 한국으로 망명한 조성길 전 이탈리아 주재 북한대사관 대사대리와 관련해 천영우 전 청와대 외교안보수석이 “대사급이나 되는 고위직이 들어온 것으로 착각하지만, 직급이 부풀려졌다”고 8일 지적했다.

천 전 수석은 이날 페이스북에 장문의 글을 올려 “조성길 전 주이태리 북한 대사대리가 작년 7월 국내에 들어왔다고 언론들이 대서특필하는데, 마치 대사급이나 되는 고위직이 들어온 거로 착각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천 전 수석은 이어 “대사 대리는 대사가 부재중일 때 공관의 차석이 맡는 직책으로, 외교관 직급과 상관없이 외교관 명부에 두 번째로 등재된 차석이면 3등 서기관도 맡을 수 있는 직책”이라며 “조성길이 주이태리 대사관의 1등 서기관으로 대사대리를 맡은 것은 서기관보다 높은 참사관, 공사참사관, 공사가 아무도 없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또 “북한 외무성 내 조성길의 계급은 과장 밑에 있는 부원으로 우리의 사무관급에 해당한다. 태영호(전 주영 북한대사관 공사)보다 세 등급 아래 직급”이라고 짚었다. “북한이 공관의 차석으로 (한국처럼) 공사를 두고 있는 곳은 유엔 안보리 상임이사국인 중국·러시아·영국·프랑스와 주유엔 대표부 같은 데뿐”이라고도 했다.

앞서 2016년 한국에 온 태영호 국민의힘 의원(전 영국주재 북한대사관 공사)도 7일 입장문에서 “조성길은 내가 북한 외무성 부국장으로 있었던 시절 같은 외무성 5과 이탈리아 담당 부원으로 있었다”고 설명한 적이 있다.

2017년 11월 유엔 안보리 대북제재위원회 이행보고서에 따르더라도, 그해 이탈리아 북한 대사관에는 대사를 제외하고 4명의 외교관이 남아있었다.

2017년에는 북한의 잇따른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도발로 유엔 안보리 대북제재 결의안이 연이어 채택됐는데, 결의안에 따라 이탈리아를 비롯한 스페인·포르투갈 등 유럽 국가와 아시아 국가들은 북한 외교관들을 추방하고 외교 관계를 강등했다. 이탈리아 외교부도 그해 8월 막 부임한 문정남 북한 대사를 추방했다.

이어 11월에는 대북제재위에 제출한 안보리 결의안 2371호 이행보고서를 통해“현재 (체류가) 승인된 북한 공관의 구성원은 대사 직무 대리를 맡고 있는 1등 서기관, 농업 담당 참사관, 2등 서기관, 3등 서기관”이라고 보고했다. 여기서 대사대리를 맡은 1등 서기관이 조성길을 지칭하고 있을 가능성이 높다.

천 전 수석은 “2017년 북한의 외교 관계가 단절되는 상황이나 직급을 고려할 때 대사대리라도 접근할 수 있는 정보나 인적 네트워크는 제한적이었을 것”이라며 “오히려 출신 성분에 따라 평양의 가족들로부터 받는 정보가 있을 수 있다”고 말했다.

이유정 기자 uuu@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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