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국에 서한 보내 강력 항의
게르하르트 슈뢰더 전 독일총리가 26일 오후 광주 북구 운정동 국립5·18민주묘지에서 5·18민주화운동 희생자들에게 헌화하고 있다. 왼쪽은 슈뢰더 전 총리의 부인 김소연씨.2018.10.26/뉴스1 © News1 한산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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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르하르트 슈뢰더 전 독일 총리 부부가 '평화의 소녀상' 철거 지시에 항의하며 독일 당국에 결정을 철회하라는 내용의 편지를 전달했다.
슈뢰더 전 총리의 부인인 소연 슈뢰더-김(김소연 씨)는 11일(현지시간) 페이스북 계정에 슈테판 폰 다쎌 베를린 미테구청장 앞으로 보낸 서한을 공개했다.
슈뢰더 부부는 서한에서 "구청의 결정을 결코 이해하기 어렵다. 그것은 잔인한 폭력의 희생자로 고통받은 소위 '위안부' 할머니들의 아픔을 저버리는 반역사적 결정"이라고 비판했다.
이들은 "일본 정부가 이러한 잔인한 전쟁폭력의 역사를 청산하기는커녕 오히려 침묵하도록 압박하는 것은 역사를 망각하는 처사"라며 "베를린 미테구청이 독일 외교부의 지지를 받는 것으로 보이는 일본의 압력에 굴복하지 않기를 바란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독일은 나치의 역사를 청산함으로써 전 세계의 존경을 받고 있다"며 "독일 관청이 일본의 전쟁범죄를 은폐하는데 가담해서는 안 된다. 독립된 시민단체는 일본의 전쟁범죄를 공개적으로 알리고 지적하고 있는 것"이라고 전했다.
이어 "베를린 미테구가 평화의 소녀상 허가를 그대로 유지해 주실 것을 간곡히 요청 드린다"고 덧붙였다.
앞서 베를린 미테구청은 한국계 시민단체 '코리아 협의회'(Korean Verband)가 소녀상과 함께 과거 일본의 '위안부 강제동원' 사실을 서술한 비문이 설치하면서 당국엔 사전에 알리지 않았다는 이유로 지난 7일 그 설치 허가를 취소하고 14일까지 철거토록 명령했다.
이번 결정에는 모테기 도시미쓰(茂木敏充) 일본 외무상이 지난 1일 하이코 마스 독일 외무장관과의 통화에서 소녀상 철거를 독일 정부에 요청하는 등 일본의 로비가 영향을 미친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슈뢰더 전 총리는 재임 중이던 지난 2017년 9월, 위안부 피해자 할머니들이 거주하는 '나눔의 집'을 직접 찾는 등 한국 역사 문제에 대한 관심을 드러낸 적 있다. 2018년엔 자신의 통역사 역할을 하며 연인 관계로 발전한 한국인 김소연 씨와 결혼했다.
angela0204@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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