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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18 (월)

카뱅·케뱅은 무풍지대?…비대면 대세 속 신용대출 급증 지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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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달 증가액 소폭 줄었으나 가파른 상승흐름 여전

[아시아경제 김효진 기자] 금융당국의 옥죄기로 은행권 전반의 신용대출 증가세가 대폭 꺾였음에도 인터넷은행인 카카오뱅크ㆍ케이뱅크는 여전히 높은 증가세를 유지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모바일 등 비대면 방식의 대출거래 수요 증가가 영향을 미친 것으로 풀이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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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일 은행권에 따르면 카카오뱅크의 지난달 말 신용대출 잔액은 약 15조원으로 8월 말(14조7000억원) 대비 3000억원 가량 증가했다. 8월 증가폭(4000억원)에 비하면 다소 감소했으나 2000억원이 늘었던 7월에 비하면 증가폭이 더 커져 가파른 상승의 흐름을 유지했다는 평가다.


신용대출이 대부분을 차지하는 케이뱅크의 지난달 말 전체 대출 잔액은 2조1100억원으로 8월 말(1조7800억원)에 견줘 3300억원 증가했다. 카카오뱅크와 마찬가지로 8월(3500억원)에 대비하면 증가폭이 소폭 줄었으나 7월(1700억원)에 견주면 2배 가까이로 늘었다.


카카오뱅크와 케이뱅크의 대출 추이는 KB국민ㆍ신한ㆍ하나ㆍ우리ㆍNH농협 등 5대 시중은행의 흐름과 대조된다. 이들 은행의 지난달 말 신용대출 잔액은 126조3868억원으로 8월 말 대비 2조1121억원 증가하는 데 그쳤다. 8월 증가폭(4조705억원)의 절반 수준이다. 6월과 7월의 증가폭보다도 낮아 폭증세가 확연히 꺾였다는 것이 대체적인 평가다. 가계대출 전체 증가폭 또한 8월 말 8조4000억원에서 9월 말 6조6000억원으로 다소 줄었다.


이는 영혼까지 끌어모아 내집마련에 나선다는 '영끌', 빚을 내어서라도 주식에 투자한다는 '빚투' 열풍으로 폭증하는 신용대출을 억제하려는 금융당국의 방침에 은행들이 금리인상 등으로 호응한 결과다. 은행에 따라 부동산 우회투자 등을 위한 고소득ㆍ고신용자들의 뭉텅이 대출을 적극 제어한 것도 영향을 미쳤다.


카카오뱅크와 케이뱅크도 금리를 올리며 억제에 나서긴 했다. 카카오뱅크의 경우 지난달 직장인신용대출 최저금리를 2.16%로 0.15%포인트 인상했고 케이뱅크는 신용대출 최저금리를 연 2.13%로 0.1%포인트, 마이너스통장 금리를 연 2.63%로 0.2%포인트 높였다.


비대면 대출거래 수요 꾸준히 유입

그럼에도 이들 은행의 대출 증가폭이 상대적으로 크게 유지된 건 편의성이 높은 비대면 대출거래 수요가 꾸준히 유입된 결과로 분석된다. 지난 8월 KB국민ㆍ신한ㆍ하나ㆍ우리은행에서는 모두 15만4432건의 신용대출이 집행됐는데, 이 가운데 영업점이 아닌 온라인 비대면으로 이뤄진 대출이 전체의 과반인 50.9%를 차지한 것으로 파악됐다.


은행 관계자는 "비대면으로 대출을 받는 고객의 증가는 그만큼 많은 고객이 카카오뱅크나 케이뱅크로 새롭게 유입됐다는 의미"라고 해석했다.


금융당국도 두 은행을 주목하고 있다. 금융감독원이 지난달 신용대출 관리방안 마련을 위해 소집한 회의에는 5대 은행 여신담당 임원들과 함께 카카오뱅크 임원도 참석했다. 이런 성격의 회의에 카카오뱅크 임원이 참석한 건 이번이 사실상 처음이다.


금융당국 관계자는 "카카오뱅크의 경우 대출을 포함해 전체적인 자산 규모가 빠르게 늘고 있어 점검해볼 필요가 있었다"면서 "케이뱅크도 전반적인 건전성 지표 등을 앞으로 유심히 점검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효진 기자 hjn2529@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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