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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28 (화)

이슈 애플의 첫 5G 스마트폰

아이폰12 공개 하루만에…美 5G 품질 논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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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플의 첫 5G 스마트폰 아이폰12가 14일(현지시간) 미국에서 공개된 가운데 5G 주파수 대역과 관련한 '속도'가 논란이 되고 있다. 애플은 아이폰12 미국 출시 모델에만 '28기가헤르츠(㎓) 대역 고주파 밀리미터파' 지원 안테나를 장착했는데, 이로 인해 20배 빠른 '진짜 5G'가 한국보다 미국에서 먼저 구현될 수 있다는 것이다. 28㎓에 주력하는 미국 통신사 버라이즌의 한스 베스트베리 최고경영자(CEO)는 이날 애플 행사에 직접 등장해 "애플과 함께 미국에 5G 전국망을 구축하겠다"고 발표했다.

이에 대해 미국 정보기술(IT) 전문매체 PC맥은 "버라이즌의 전국망 5G는 기존 4G 장비와 채널을 이용해 5G 서비스를 4G 속도로 제공하는 DSS(Dynamic Spectrum Sharing) 기술을 사용하기 때문에 최대 다운로드 속도를 낼 수는 없다"고 지적했다.

미국 IT 매체 더버지도 "T모바일 5G는 좋은 환경에서 나오는 4G 네트워크 정도 속도이고, 버라이즌 5G는 놀라운 속도가 나오지만 (5G가 터지는 지점을) 찾기가 매우 어려운 상황"이라고 우려했다. 사실 데이터 전송 속도는 어느 주파수 대역(질)을 쓰느냐보다 주파수 폭(양)이 중요하고, 얼마나 기지국을 촘촘하고 효율적으로 구축하는지를 의미하는 '커버리지'에 달려 있다. 이론적으로 3.5㎓ 대역의 최고 데이터 전송 속도는 LTE(4세대) 대비 약 4~5배, 28㎓ 대역은 20배지만, 28㎓ 장비를 구축한다고 당장 속도가 빨라지는 것도 아니다. 3.5㎓든, 28㎓든 기술을 효율화하고 기지국을 늘리면서 속도가 증가한다는 얘기다.

이 때문에 버라이즌이 전국망 구축에 나선다고 해도 향후 몇 년간은 '5G 품질 논란'에 시달릴 것이라는 분석이다. 이는 2019년 4월 세계 최초로 5G를 상용화한 우리나라 통신 3사가 겪었던 것과 같은 문제다. 통신 3사는 첫 상용화 이후 5G 망 구축에 약 12조원을 투자했지만 여전히 소비자 눈높이에는 미치지 못하고 있다. 한국은 3.5㎓ 대역으로 전국에 5G망을 구축하고 있는데, 버라이즌이 채택한 28㎓는 3.5㎓ 대역보다 몇 배 많은 비용이 든다. 버라이즌이 '20배 빠른 5G 전국망'을 미국 전역에 구축하려면 천문학적인 비용과 최소 5년 이상 시간이 필요하다는 얘기다.

20배 빠른 속도를 지원한다고 해도 기지국이 적어 소비자 스마트폰에서 5G망에 접속할 수 없다면 무용지물이다. 실제로 올 상반기 미국 시장조사 업체가 진행한 5G 품질평가에서 버라이즌은 속도 면에서는 1위였지만 접속률은 1%로 꼴찌를 기록했다.

업계 관계자는 "우리도 28㎓ 장비를 곧 설치할 예정인데, 전국망보다는 효용성이 높은 기업 간 거래(B2B) 시장을 우선 공략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신찬옥 기자 / 이승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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