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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01 (일)

이슈 동학개미들의 주식 열풍

'피·땀·눈물' 흘리는 개미들, "빅히트 환불 되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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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니투데이 김사무엘 기자] [상장 첫날 고점 대비 40% 이상 하락, 주식 초보 다수 유입.... 환매청구권 혜택도 미적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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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 빌보드 뮤직어워드 방탄소년단 무대 /사진제공=빅히트엔터테인먼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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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식 처음 한 사람인데 환불 가능할까요?"

빅히트 주가가 속절없이 미끄러지면서 대박을 꿈꿨던 개미(개인 투자자)들은 '피, 땀, 눈물'이 흐른다. 주식 초보자도 많아 혹시 환불이 되냐고 묻는 개미까지 나올 정도다.

물린 개미들은 속이 타지만 증권가에서는 지금 가격도 비싸다는 의견이 상당하다. 손실을 복구하기까지 원치 않는 장기투자를 하게 될 수도 있다.

17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지난 16일 빅히트 주가는 전일 대비 5만7500원(22.29%) 내린 20만500원이었다. 상장 첫날인 지난 15일 장중 최고가 35만1000원보다 40% 이상 떨어진 수준이다.

'따상'(공모가 2배 수준의 시초가에 첫 날 상한가)을 꿈꿨던 개미들은 지난 15일 장 시작하자마자 빅히트에 몰렸다. 따상 수준에서 매수해도 SK바이오팜, 카카오게임즈처럼 추후 강한 매수세가 지속된다면 높은 수익률을 올릴 수 있다는 기대감 때문이었다.

개미의 단꿈은 오래가지 않았다. 장 시작 직후 따상을 기록하긴 했지만 주가는 금방 미끄러졌다. 장중 낙폭을 확대하더니 시초가 보다 낮은 25만8000원에 마감했다. 이날 최고가보다 26.5% 하락한 가격이다. 주가 하락은 그 다음날에도 지속됐다.

시총 규모가 크고 주식 유통물량이 많았던 것도 가격 부담을 배가 시켰다. 앞서 공모주 열풍을 일으켰던 SK바이오팜과 카카오게임즈는 첫날 따상 이후에도 2~3거래일 동안 상한가가 이어졌다.

SK바이오팜의 경우 공모가 기준 시가총액은 3조8000억원으로 덩치는 컸지만 기관의 의무보유확약 비율이 81.15%여서 유통물량이 많지 않았다. 카카오게임즈는 상장 시총이 1조7600억원으로 부담스럽지 않았고 기관의 의무보유확약비율도 58.59%로 높은 수준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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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일 오전 서울 여의도 한국거래소(이사장 정지원)에서 열린 빅히트엔터테인먼트 유가증권시장 신규상장기념식에서 방시혁 빅히트엔터테인먼트 의장(왼쪽)과 정지원 한국거래소 이사장이 상장기념패를 들고 포즈를 취하고 있다. /사진제공=한국거래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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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면 빅히트는 상장 시총 규모가 이미 부담스러운 상태에서 유통물량도 많았다. 빅히트의 기관 의무보유확약 물량은 43.85%로 앞선 두 종목보다 적었다. 상장 첫날 기관이 던질 수 있는 물량이 그만큼 많다는 의미다.

개인 투자자가 이틀 동안 빅히트 주식을 순매수한 규모는 4000억원 어치에 달한다. 영혼까지 끌어모아 투자했지만 수익률은 처참하다. BTS의 히트곡 제목처럼 '피, 땀, 눈물'이 흐르는 상황이다.

주식 게시판 등에는 참담한 수익률을 토로하는 글들이 상당하다. 특히 주식 초보자들의 경우 '주식도 환불이 되냐' '청와대에 환불 청원해야 하는 것 아니냐'는 등의 황당한 질문을 올리는 경우도 더러 있다. 평소 주식에 관심이 없었지만 BTS의 유명세를 계기로 빅히트에 투자했던 주식 초보자들이 상당했음을 방증한다.

물론 일부 공모주는 주가가 공모가를 크게 밑돌더라도 해당 종목의 상장을 주선한 주관사(증권사)가 공모가의 90% 수준에 공모주를 되사주는 '환매청구권'이라는 투자자 보호 장치가 있다. 그러나 빅히트는 이 제도의 적용을 받지 못한다.

환매청구권이 부여되려면 △기관 수요예측 없이 주관사가 발행사(상장기업)와 협의를 통해 공모가를 결정하는 경우 △코스닥 기술성장기업 등 이익미실현 기업이 상장하는 경우 등 엄격한 요건을 충족해야 하는데 빅히트는 이같은 사항에 해당하지 않기 때문이다.

더구나 환매청구권은 IPO(기업공개) 과정에서의 청약 등을 통해 공모주를 직접 취득한 이들에게만 부여된다. 설령 빅히트 주식에 환매청구권이 적용된다고 하더라도 상장 이후 유통시장에서 주식을 취득한 이들은 이를 행사할 수 없다는 얘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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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증권업계 관계자는 "주식도 환불받을 수 있냐는 발상 자체가 황당할 따름"이라며 "모든 투자판단에 대한 책임은 투자자 본인이 지는 것인데 최근 이러한 원칙이 무너지는 것 같아 안타깝다"고 말했다.

빅히트 주가의 적정선이 어디인지에 대한 논란은 여전하다. 일각에서는 이틀 연속 큰 폭으로 하락했다더라도 여전히 6조7862억원에 이르는 빅히트 시가총액이 비싸다고 지적한다. BTS(방탄소년단)의 인기에도 불구하고 빅히트 시총이 SM(7234억원) JYP(1조2264억원) YG(8063억원) 등 기존 엔터업종 주요 3개사의 시총을 합친 것보다 2배 이상이라는 것은 과도하다는 이유에서다.

반면 현재 빅히트에 대한 목표주가를 제시한 증권사는 총 7곳으로 평균은 25만원이다. 가장 높은 목표가를 제시한 곳은 38만원으로 예상한 하나금융투자다. BTS는 다른 K팝 가수와 달리 높은 무형자산 가치 부여가 가능하고, 사업적으로도 '위버스'라는 팬관리·이커머스 플랫폼을 통해 수익창출을 극대화하고 있다는 게 이유로 꼽힌다.

김사무엘 기자 samuel@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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