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남 ‘헌터 스캔들’ 논란 부채질
22일 마지막 TV토론 부각 전망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18일(현지시간) 네바다주 유세 일정을 소화하는 와중에 언론 카메라 앞에 서서 이야기를 하고 있다. [AP] |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대선 승리를 위한 마지막 반전 카드로 경쟁자 조 바이든 민주당 후보에게 ‘부패 정치인’ 프레임 씌우기 공세를 강화하고 있다. 22일(현지시간) 테네시주 벨몬트대에서 열리는 마지막 TV토론이 정점을 찍을 전망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18일 트위터에 “부패한 정치인 조 바이든은 사기꾼 힐러리를 아마추어처럼 보이게 한다”고 공격했다. 이전 고향 신문인 뉴욕포스트가 매우 자랑스럽다고도 썼다. ‘헌터 스캔들’ 불지피기다. 이 매체가 바이든 후보의 차남 헌터가 우크라이나 천연가스 업체 부리스마의 고문에게서 받은 e-메일을 입수해 살펴보니 “아버지(바이든)와 만나게 해줘 고맙다”고 돼 있었다고 지난 14일 보도한 걸 지목한 것이다. 보수진영은 바이든 후보가 부통령 시절부터 이 회사로부터 돈을 받고 우크라이나 검찰의 부리스마 회계부정 수사를 막았다고 주장했다. 헌터가 부리스마 이사로서 부친의 영향력을 이용해 이익을 챙겼다고 봤다.
그러나 딱 떨어지는 물증이 없어 파괴력을 갖지 못했는데, 뉴욕포스트의 보도가 돌발해 ‘결정적 증거’로 미는 것이다. 폭스뉴스 등 친(親) 트럼프 매체도 바이든 부자가 중국 에너지 기업의 지분을 약속받았다는 후속보도로 여론전을 펴고 있다.
트럼프 선거캠프 측에선 22일 TV토론에서 이 문제를 부각할 것임을 시사했다. 제이슨 밀러 선임고문은 이날 폭스뉴스에 나와 “트럼프 대통령이 1차 토론 때 보여준 것과 다른 방식으로 접근할 것”이라고 했다.
이어 “트럼프 대통령은 조 바이든에게 몇가지 이슈에 대해 스스로 설명을 할 여지를 줄 것”이라고 말했다. 대법관 증원문제, 헌터의 e-메일 등을 거론하면서다. 1차 토론 때와 달리 끼어들기를 하지 않겠다는 설명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대중의 호감을 사려고 목소리 톤을 부드럽게 하고 농담도 섞으려 노력할 걸로 전해졌다. 트럼프 측근은 “그(바이든)를 구하지 말라”고 조언하고 있다고 인터넷 매체 악시오스는 보도했다. 바이든 후보가 스스로 무너지도록 두겠다는 전략인 셈이다.
하지만 ‘헌터 스캔들’이 자충수가 될 거라는 시선도 있다. 러시아 등이 미 대선 개입 시도의 하나로 공작을 폈을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는 것이다. 뉴욕포스트의 보도를 촉발한 헌터의 e-메일이 담긴 노트북 하드디스크 복사본 제공자가 트럼프 대통령의 개인 변호사인 루돌프 줄리아니 전 뉴욕시장이라는 점이 꺼림칙하다는 지적이다. 워싱턴 정치의 중심에 서길 원하는 그의 특성상 해외 스파이의 표적이 돼 이용당했을 여지가 있다는 관측이다.
공화당의 론 존슨 상원 국토안보위원회 위원장은 연방수사국(FBI)의 크리스토퍼 레이 국장에게 늦어도 22일까진 헌터의 노트북 관련 세부사항의 타당성에 대해 답을 달라고 요구했다고 폭스뉴스는 전했다.
홍성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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