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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6.02 (일)

"200년 전 미국에선 독일·프랑스인도 백인 대우 못 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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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간] 미국의 인종 감별 잔혹사 다룬 '누가 백인인가'

뉴스1

누가 백인인가© 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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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스1) 박정환 문화전문기자 = 재미 사회학자 진구섭 맥퍼슨대 사회과학부 교수가 미국의 인종 감별 잔혹사를 다룬 책을 펴냈다.

지난 5월 흑인 플로이드는 미국 미네소타주 미니애폴리스에서 백인 경찰에 목이 짓눌려 사망했다. 시민들은 미국 전역에서 경찰의 과잉진압과 가혹행위에 대해 항의 시위를 벌였다.

지난 8월 카밀라 해리스 민주당 상원의원이 조 바이든(Joseph R. Biden Jr) 민주당 대통령 후보의 러닝메이트로 지명되자 '흑인성' 논란이 제기됐다. 그가 자메이카 출신 이민자를 아버지로 뒀기 때문이다.

미국의 인종 차별은 이런 사례가 드러내듯 여전히 현재진행형이다. 진 교수는 다양한 사료와 최신 과학 연구를 바탕으로 인종차별의 역사와 실태를 꼼꼼히 살폈다. 그는 미국의 인종과 인종 혐오의 역사가 의외로 짧다며 주장했다.

미국의 역사는 흑인 차별과 더불어 이어졌다. 미국 건국의 아버지라 불리는 정치인 벤저민 프랭클린(1706~1790)은 인류를 백인과 비백인으로 구분했다. 프랭클린은 백인을 '앵글로'와 '색슨'족으로 좁게 정의했다. 그의 눈에는 독일인이나 프랑스인, 스페인, 스웨덴인, 아일랜드인은 그저 피부가 '가무잡잡'한 종족일 뿐이었다

백인의 범위는 19세기에 와서야 유럽계 남성 전체로 확장했다. 이어 19세기 중반경 백인 울타리의 두 번째 확장이 일어난다. 이번에는 독일계와 북유럽계, 그리고 아일랜드계 등 흔히 ‘구 이민자’로 불리던 주민이 진정한 백인 반열에 오르게 됐다.

역사학자 뢰디거에 따르면 동남부 유럽계 및 유대인은 1930년대에 와서야 백인에 포함됐다. 뢰디거는 뉴딜정책과 산별노조운동이 중요한 계기를 제공했다고 분석했다.

백인과 비백인의 분류는 혈통 분수로 가려진다. 혈통 분수는 '백인'으로 인정된 사람에게 허용된 최대치의 흑인 피함량을 의미한다. 만약 몸속의 흑인 피 분량이 8분의 1 이상을 넘으면 법적으로 흑인으로 간주하는 것. 플로리다, 메릴랜드, 조지아 등 9개 주가 이 혈통 분수법을 채택했다.

중국인을 비롯해 아시아 이주민은 부정적 이미지로 인종화된 뒤 긍정적 이미지로 반전되는 경험을 한다. 중국인은 이주 초기에 '준 흑인'(Near-Negro)로 취급됐다.

이후 아시아 이주민은 '모범 소수인종론’으로 표현되는 독특한 체험을 경험한다. 이는 소수집단 길들이기의 결과였다.

책은 한국인의 시각에서도 인종차별 문제를 접근했다. 10살 때 미국으로 이민 가 제1차 세계대전에도 미군으로 참전했으나 미국 시민권이 거부된 차의석 사건부터 2자 세계대전 당시에 하와이 한국인이 겪은 부당한 인권문제도 다룬다.

저자는 인종주의가 미국을 이해하는 키워드라고 밝히면서도 고정된 개념이 아니라고 주장했다. 실제로 미국은 지난 220년간 모두 23차례 인구조사가 실시했으며 매번 인구조사 때마다 인종의 분류 방식을 달리했다.

◇누가 백인인가?/ 진구섭 지음/ 푸른역사/ 1만8000원.
art@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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