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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6.17 (월)

NHN여행박사 대표, 대규모 인원 감축에 안타까움 전해 "몇 번을 썼다 지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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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1

NHN 여행박사 C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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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스1) 윤슬빈 여행전문기자 = 양주일 NHN여행박사 대표이사가 최근 대규모 인원 감축을 나선 것과 관련, 소회와 여행업계가 처한 안타까운 현실에 대해 솔직한 입장을 전해 주목을 받고 있다.

20일 여행업계에 따르면 양 대표는 사내 조직장들에 "몇 번을 쓰고 지웠는지 모른다"라며 "'드라이'하게 사유만 적을까 마음에 있는 이야기를 전달할까 쓰고 지우고 쓰고 지우고..."라는 내용을 담은 글을 보냈다.

양 대표는 "이 시간이 오지 않았으면 하고 기원했지만, 오고야 말았다"라며 "매번 다음을 기약한다고 말씀드렸지만, 그 시간은 언제일지 모르게 아득히 멀어졌고 누군가는 모든게 계획이지 않았냐고 분노하시겠지만 이런 이야기만은 하지 않기를 간절히 바랐다"며 안타까운 심경을 토로했다.

양 대표는 "6개월 전 부임할 때만 해도 좋은 회사 만들어 보겠다는 건 진심이었다"라며 "백 마디 천 마디 말을 해도 납득할 수 없는 말들일 것이고, 머리론 이해해도 가슴이 거부할 거 같은데 그래도 잠시 고민했던 조직장님들께 말씀은 드리는 게 마지막 예의라고 생각한다"고 글을 이어갔다.

그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큰 피해를 입은 여행업계의 현 상황에 대해선 "여행업에 와서 만난 분과 술한잔 할 때, 들은 얘기가 기억에 남는다"며 "(그 분이 그러셨다) 여행업은 미래를 가불해서 살아온 것 같다, 수탁고는 늘었고 통장은 가득했기에 제 살 깎아먹는 줄 모르고 살았다고 했다"고 밝히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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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주일 NHN여행박사 대표. NHN벅스 제공


양 대표는 또한 코로나19 사태 장기화가 이어질 것으로 보며, 여행업계의 회복이 당분간은 어려울 것으로 전망했다.

그는 "이 재난은 오래갈 것 같고 다들 아시는 것처럼 다른 일을 찾아야 한다"며 "여행이 재개되더라도 다들(경쟁사) 달릴 것이고, 그러면 또 마이너스 경쟁이 될 것인데 틀림없이 이 업계는 다운사이징으로 갈 것"이고 내다봤다.

양 대표는 글을 통해 이번 대규모 인원 감축과 관련해 사측과 직원들 사이에 협의가 오고 갔다는 얘기를 전하며, 희망퇴직을 신청한 직원들에 한 달치 위로금밖에 주지 못한 회사 사정에 대해 안타까운 마음도 전했다.

양 대표는 자신의 이번 글이 공식적인 회사 입장은 아니란 뜻을 내비치기도 했다.

양 대표는 "메일을 보내놓고, 아침이면 후회할지도 모르겠고 (제 글이)뉴스에 퍼질까 두렵기도 하다"라며 "다른 곳에서 다른 이유로 다시 만나면 좋겠다, 내일은 해가 늦게 뜨면 좋겠다"고 글을 맺었다.

이번에 글을 전한 양주일 대표는 지난 5월 주주총회를 통해 NHN여행박사 대표이사로 선임됐다. 그는 2002년 NHN에 입사해 NHN벅스 대표이사를 지냈다.

한편 NHN여행박사는 모회사가 NHN으로 중소형 여행사 가운데 자금력이 탄탄했던 몇 안 되는 종합여행사였지만, 올 들어 여행업계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직격탄을 맞으면서 최근 250명이 넘는 대규모 인력 감축에 나섰다. 지난 13일까지 10명을 제외하고 전 직원에게 희망퇴직 신청을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seulbin@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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