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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10 (금)

두달 만에 '라임 사건' 수사 지휘부도 팀장도 검사도 모두 바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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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앙일보

서울남부지방검찰청. 연합뉴스TV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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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조원대의 환매 중단 사태를 야기한 ‘라임자산운용 사건’를 조사중인 서울남부지검 수사팀이 최근 50여일 동안 대거 교체됐다. 지난 8월 검찰 인사로 지휘부가 교체된 데 이어 수사 검사들까지 대폭 물갈이되면서 대형 금융범죄 수사가 난항을 겪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검사 향응' 전담수사팀 신설



서울남부지검은 20일 “라임 사건을 담당하는 형사6부 수사팀을 조정한다”고 밝혔다. 라임사건을 수사중인 형사 6부의 수사 검사를 일부 조정하고, 라임사태의 주역인 김봉현 전 스타모빌리티 회장의 검사 접대 주장을 조사할 수사팀을 신설하겠다는 게 골자다.

먼저 남부지검은 검사 향응 사건 수사전담팀을 형사6부장 산하에 새롭게 꾸렸다. 이 수사팀은 금융조세조사부에서 4명, 형사4부에서 1명 등 모두 5명의 검사를 파견받아 구성했다. 서울남부지검은 “별도 구성한 수사전담팀이 검사 향응 수수 제반 의혹을 신속하게 수사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여권 연루 인사 수사하던 검사 빼



또 남부지검은 라임 사건의 정·관계 로비 의혹 등은 형사6부에 그대로 맡겼다. 다만 형사6부에서 라임 수사를 하던 검사 1명은 이날 형사4부로 발령냈다. 특히 이날 인사 조치된 최 모 검사는 라임 사건의 핵심 관련자들을 수사하던 중이어서 갑자기 인사조치된 배경에 의문이 제기됐다. 그는 김봉현 전 회장은 물론 강기정 전 청와대 정무수석, 이종필 전 라임자산운용 부사장, 이강세 전 스타모빌리티 대표, 이상호 더불어민주당 부산 사하을 지역위원장, 김정훈 전 청와대 행정관 등을 수사했다. 이와 관련 남부지검은 “새로운 수사팀 편성에 따른 형사부 인력 공백을 충원하기 위한 조치로 이해해 달라”고 밝혔다.



한달 전엔 수사팀장 교체



라임 사건의 수사팀은 지난달에도 대거 교체된 바 있다. 우선 라임 사건을 담당하던 형사6부의 수장인 부장검사가 바뀌었다. 윤석열 검찰총장은 당시 라임 사건 수사의 연속성을 위해 조상원 부장검사의 유임을 요청했지만, 법무부가 김락현 부장 검사로의 교체를 밀어붙인 것으로 알려졌다. 또 형사6부에서 조 부장검사 밑에 있던 4명의 부부장검사도 한 명을 제외하고 다른 부서로 발령났다.

검사뿐 아니라 수사 실무를 맡던 검찰수사관도 이동했다. 올해 상반기 형사6부에서 근무하던 14명의 검찰수사관 중 현재 남아있는 수사관은 6명뿐이다. 8명의 수사관이 지난달 일제히 형사6부를 떠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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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사지휘권을 발동한 추미애 법무부 장관이 20일 정부서울청사에 출근하고 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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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달 전엔 수사 지휘부 물갈이



라임 사건의 수사 지휘부는 이미 지난 8월에 줄줄이 물갈이됐다. 검찰 고위 간부 인사에서 남부지검장은 송삼현 검사장에서 박순철 검사장으로, 제2차장검사는 이정환 차장에서 오현철 차장으로 각각 교체했다. 특히 박순철 신임 남부지검장은 의정부지검장 시절 윤석열 총장의 장모를 기소한 인물이다. 문재인 대통령과 동문(경희대 법대)인 오현철 차장검사는 검찰 내에서 이성윤 서울중앙지검장의 측근이자 이른바 ‘추미애 라인’으로 분류된다.

여기에 추미애 법무부 장관은 지난 19일 윤석열 검찰총장에게 라임 사건의 수사 지휘 중단을 지시했다. 윤 총장은 추 장관의 수사 지휘를 수용했다. 이보다 앞서 추 장관은 지난 1월 라임 수사를 담당하던 증권범죄합동수사단을 폐지한 바 있다.



"피고인 진술에 수사팀 흔들어"



남부지검의 이날 수사팀 조정에 대해 검찰 출신인 김종민 법무법인 동인 변호사는 “수사팀을 교체할만한 객관적인 사유가 있는 경우에만 사건을 재배당할 수 있다”며 “만약 개연성 있는 단서가 없는데도 피고인의 진술에 휘둘려 수사팀을 교체하는 선례가 발생한다면 수사의 독립성이 침해될 뿐만 아니라, 향후 검찰 수사에 악용될 소지가 있다”고 지적했다.

이에 앞서 김봉현 전 회장은 자필 편지를 통해 ‘현직 검사 3인에게 1000만원 상당의 술접대를 했다’고 주장했다. 반면 김 전 회장에게 검사를 소개한 것으로 지목받은 A변호사는 “당시 술자리에 현직 검사는 없었다”고 부인했다.

문희철 기자 reporter@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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