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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6.02 (일)

‘콜’ 이어 ‘승리호’도?…한국영화 기대작, 넷플릭스로 진로를 돌려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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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냥의 시간’ 이어 ‘콜’ 넷플릭스행

240억 한국 최초 SF 대작 ‘승리호’

박훈정 신작 ‘낙원의 밤’도 타진 중

길어진 코로나 여파 극장가 한숨 깊어

CGV 관람료 인상·상영관 감축 자구책

“콘텐츠 특성따라 개봉전략 달라질 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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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승리호> 스틸 사진. 메리크리스마스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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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냥의 시간> <콜> <낙원의 밤>, 그다음은 <승리호>?

코로나19 사태의 장기화로 인해 관람객이 급감하며 어려움을 겪고 있는 영화계에 온라인 동영상 서비스 플랫폼(OTT)을 중심으로 한 지각변동이 본격화하고 있다. 올해 기대작들이 잇따라 넷플릭스를 통한 공개로 방향타를 돌린 가운데, 240억원 규모의 한국 최초 에스에프(SF) 대작으로 화제를 모은 <승리호>까지 넷플릭스행을 타진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영화계에서는 이러한 움직임이 코로나 사태로 인해 ‘손안의 안방극장’인 오티티에 익숙해진 관객들의 관람 습관 변화를 더욱 부채질할 것으로 예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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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냥의 시간’ ‘콜’ 이어 ‘낙원의 밤’도 타진


넷플릭스는 20일 “박신혜·전종서의 만남으로 화제를 모은 영화 <콜>을 다음달 27일 넷플릭스를 통해 전세계 단독으로 공개한다”고 밝혔다. <콜>은 한 통의 전화로 연결된 서로 다른 시간대의 두 여자가 서로의 운명을 바꿔주면서 시작되는 이야기를 그린 미스터리 스릴러로, 이창동 감독의 <버닝>으로 주목받은 신예 전종서와 <#살아있다> 등을 통해 드라마는 물론 스크린까지 장악한 톱스타 박신혜가 주연을 맡은 작품이다. <콜>은 애초 지난 3월 극장 개봉 예정이었으나 코로나19 사태의 확산으로 개봉을 연기한 끝에 결국 극장이 아닌 넷플릭스행을 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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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콜> 스틸 사진. 뉴(NEW)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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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관심이 집중됐던 작품이 넷플릭스를 통한 공개로 방향을 튼 것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앞서 지난 4월 <파수꾼>의 윤성현 감독이 9년 만에 내놓은 총제작비 117억원짜리 추격 스릴러 <사냥의 시간>이 극장 개봉을 포기하고 넷플릭스를 통해 전세계 관객과 만났다. 이어 박훈정 감독의 신작으로, 엄태구·차승원 등이 주연한 <낙원의 밤>도 넷플릭스행을 타진 중이다. <콜> <낙원의 밤> 투자배급사인 뉴 관계자는 “코로나 사태로 인해 극장 관객이 급감하면서 더 많은 관객과 만날 수 있는 다양한 통로를 고민하며 선택한 방안”이라며 “어려운 시기에 공을 들인 영화를 내놓을 최적의 방안이 무엇인지 유연하게 사고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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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0억원 ‘승리호’도?…오티티행 가속화 우려


영화계 안팎에서 현재 가장 관심이 집중되는 것은 송중기·김태리·진선규·유해진 주연 <승리호>의 향방이다. 총제작비 240억원 규모의 블록버스터 대작이자, 한국 최초의 우주 영화, 톱스타들의 만남으로 올해 최대 기대작으로 꼽힌 <승리호> 역시 현재 넷플릭스를 통해 공개하는 방안을 타진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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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낙원의 밤> 스틸 사진. 뉴(NEW)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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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리호> 관계자는 “넷플릭스와 이야기가 진행 중인 것은 맞지만, 확정한 것은 아니다”라고 밝혔다. 그러나 애초 8월 여름 시즌에 개봉하려다 코로나19 재확산 영향으로 겨울방학을 낀 12월로 개봉 시기를 옮기며 겨울 텐트폴(주력 작품)임을 내세웠던 <승리호>의 넷플릭스행 타진 소문이 돌면서 업계에서는 그 파장에 촉각을 곤두세우는 분위기다. 한 영화 홍보사 관계자는 “승리호가 넷플릭스로 간다면 한국 영화 중 대규모 제작비가 투입된 블록버스터 영화의 첫 오티티행이라 볼 수 있다”며 “제작사, 투자배급사 모두 개봉을 통해 이익을 얻고 이를 재투자하는 선순환이 어려운 현재 상황에서 ‘생존’을 위해 어쩔 수 없는 선택을 하는 것으로 보인다. 이런 흐름이 더 이어지면 영화계의 침체가 길어질까 걱정”이라고 우려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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긴장하는 극장가 ‘관람료 인상·상영관 축소’


코로나19 사태의 장기화에 이은 기대작들의 잇따른 오티티행에 영화산업의 핵심인 극장가에선 한숨이 더 깊어지고 있다. 자구책 마련과 동시에 관람료 인상에 나섰으나, 어두운 터널의 끝은 아직 보이지 않고 있다.

영화진흥위원회 통합전산망을 보면, 지난달(9월) 극장 누적 관객수는 299만명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에 견줘 79.7%(1174만명) 줄어든 수치였다. 거리두기 1단계로 완화된 10월엔 19일까지 누적 관객수가 300만명 정도로 상황이 조금 나아지고는 있지만, 아직 큰 변곡점은 없는 상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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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4월 넷플릭스를 통해 개봉한 <사냥의 시간> 스틸 사진. 리틀빅픽쳐스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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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 상황에서 멀티플렉스 체인인 씨지브이(CGV)는 오는 26일부터 평일(월~목) 낮 1시 이후 일반 영화 관람료를 1만1000원에서 1만2000원으로 1000원 올리기로 했다. 씨지브이는 또 앞으로 3년 이내 전국 직영점 119곳 중 30%에 해당하는 35~40곳을 줄이기로 했다. 씨지브이 홍보팀 관계자는 “뼈를 깎는 자구책을 마련하면서도 관객 수가 늘기를 기대하는 와중에 들려온 기대작들의 오티티행 소식이 걱정스러울 수밖에 없다”고 토로했다.

하지만 잇단 넷플릭스행의 영향이 제한적일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김형호 영화시장분석가는 “화제작들의 넷플릭스행은 제작사들의 플랫폼 선택지를 넓히는 측면이 있다. 장기적으로 코로나 사태가 잦아들면 결국 극장에서 관객에게 더 좋은 평가를 받을 대작 영화는 극장 개봉을 우선할 수밖에 없다. 각 콘텐츠별로 오티티냐, 극장이냐, 서로 다른 전략을 취하게 될 것으로 본다”고 전망했다.

유선희 기자 duck@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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