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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면제' 한 알, 8년간 침대에만 누워있던 그 남자 깨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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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앙일보

졸피뎀.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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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년간 의식장애로 인한 마비로 침대에 누워있거나 휠체어에 묶여 있던 네덜란드 30대 남성이 수면제 복용 20분 만에 정상능력을 회복해 다시 걷고 말하고, 먹을 수 있게 됐다. 하지만 그 유효기간은 단 2시간뿐.

21일(현지시간) 영국 데일리메일은 지난 2012년 고기를 먹다 목이 막혀 질식하며 저산소성 뇌 손상을 입은 뒤 의식장애를 앓던 리처드(39)가 최근 수면제 졸피뎀을 투약한 지 20분만에 정상상태로 회복했다고 의학전문지 ‘코텍스’ 11월호를 인용해 보도했다. 졸피뎀은 불면증의 단기치료에 사용되는 약물이다.

리처드는 그동안 질문에 눈을 깜빡이는 반응을 할 뿐, 자발적 움직임이 불가능했다. 음식도 튜브를 통해 주입해왔다. 의료진은 그의 회복 가능성이 거의 없다고 봤지만, 여러 선행연구에서 '수면제가 혼수상태 환자를 깨웠다'는 것을 근거로 마지막 희망을 걸었다.

그는 졸피뎀 10mg 투약 20분 뒤 간호인의 도움을 받아 다시 걸을 수 있었다. 10여년간 아들의 목소리를 듣지 못했던 아버지에게 전화를 걸었고, 음식도 주문해 먹었다. 간호사에게는 "휠체어를 어떻게 작동하나요"라고도 묻기도 했다.

리처드가 뇌 손상을 입은 후 신체 움직임과 언어·섭식 등 기본적인 기능을 수행하려 할 때마다 '감정 과부하'로 뇌 기능이 제대로 작동하지 않았지만, 졸피뎀이 그의 신체의 제어능력을 높여준 것으로 네덜란드 암스테르담대 연구팀은 판단했다.

하지만 졸피뎀을 5일 연속 복용하면 내성이 생김에 따라, 연구팀은 리처드에게 약의 복용 시점을 조절해 수면제가 뇌의 기능을 억압하기보다는 서서히 회복시키는 방안을 모색하고 있다. 그에게 2~3주 간격으로 졸피뎀을 제공하는 등 투약 시기를 제한할 방침이다.

한편 앞서도 혼수상태에 있던 환자가 수면제 복용 뒤 일시적으로 정상 능력을 회복했다는 연구결과가 있었다. 연구팀은 리처드 치료를 계기로 수면제를 활용해 뇌손상이나 혼수상태에 있는 환자를 영구적인 정상 상태로 회복시키는 방안을 연구하고 있다.

고석현 기자 ko.sukhyu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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