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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7 (토)

독감 백신 접종 후 잇단 사망…"인과관계 밝혀지는데만 한 달, 접종 괜찮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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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 10대 이어 고창·대전에서 어르신 2명 사망

보건당국 “백신과 사망 간 연관성 아직 확인 안돼”

전문가 “고위험군은 접종 필요, 접종 후 휴식해야”

헤럴드경제

만 70세 이상 어르신을 대상으로 한 인플루엔자(독감) 백신 무료접종 사업이 시작된 19일 오후 서울 송파구 한국건강관리협회 건강증진의원 서울강남지부를 찾은 시민이 독감 예방접종을 받고 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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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헤럴드경제=손인규 기자] 인플루엔자(독감) 백신 접종 이후 사망자가 연일 나오면서 독감 백신에 대한 불안감이 계속 커지고 있다. 아직 인과관계가 밝혀진 것은 아니지만 상온 노출, 불순물 혼입 등으로 이미 불안감을 느꼈던 국민들은 백신 접종을 주저하는 모습이다. 더구나 사망자의 부검을 통해 인관관계 결과가 나오는데만 최대 한 달 가까이 걸리는 것으로 알려져 백신 접종에 대한 불안감은 더욱 커질 것으로 예상된다. 전문가들은 다만, 일부 부작용이 있을 수는 있지만 독감 백신은 안전성이 입증됐다며 지나친 불안감을 가질 필요는 없다고 말하고 있다.

질병관리청에 따르면 현재까지 독감 백신을 맞고 사망한 사람은 총 3명이다. 인천의 17세 고등학생 이 지난 14일 백신을 접종하고 이틀 뒤인 16일에 사망한데 이어, 20일에는 전북 고창에서 78세 여성과 대전의 82세 남성이 사망한 것으로 확인됐다. 이들이 접종한 백신은 상온 노출로 효능 저하 우려가 제기되거나 백색 입자가 검출된 제품은 아닌 것으로 조사됐다. 더구나 이들은 접종 후 별다른 특이사항이 없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10대 학생의 경우 평소 알레르기성 비염 외엔 특별한 질환을 앓지 않았고, 고창의 70대 어르신은 생전에 고혈압과 당뇨 등 지병을 앓고 있었던 것으로 파악됐다. 대전에서 사망한 80대 어르신은 평소 건강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대전시 관계자는 “이 분은 고혈압이나 당뇨 등 기저 질환이 없고 이날도 건강한 상태에서 백신을 맞은 것으로 파악됐다”며 “의원에서 접종할 때도 아무런 문제가 없던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독감 백신과 사망 사이의 인과관계는 조사가 진행 중이다. 17세 고등학생을 부검한 국립과학수사연구원은 1차 소견에서 백신 접종과 사망간 관련성은 적을 것 같아 보인다고 밝혔지만 아직 명확한 사망 원인이 밝혀지지 않아 추가 검사를 진행하고 있다. 보건당국은 최종 결과까지 최대 한 달이 걸릴 수도 있다고 밝히고 있다.

이처럼 독감 백신 접종자 중 사망자가 3명까지 나오자 전문가들은 이런 상황이 이례적이라면서도 주의를 당부했다. 김우주 고대구로병원 감염내과 교수는 “이번 사망 사례는 두 가지로 나눠서 봐야 하는데 어르신이 백신 접종 후 사망하는 경우는 과거에도 종종 있어 왔다”며 “다만 건강한 10대 청소년이 백신 접종 후 사망하는 건 매우 드문 일이어서 부검 등을 통해 인과관계를 살펴 볼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어르신의 사망에 대해서는 “올 해에는 코로나19로 인한 팬데믹 공포로 어르신들이 접종 초기 의료기관으로 몰린 것으로 아는데 갑자기 추워진 날씨에 대기하는 시간이 길어지면서 혈관질환의 위험 등이 더욱 높아졌을 수 있다”며 “더구나 접종 후 충분한 휴식을 취하지 않고 밭일을 하거나 하면 몸에 무리가 생길 수 있다”고 덧붙였다.

이처럼 독감 백신 접종자 중 사망자가 잇따르자 백신에 불안감을 느끼는 사람들이 늘고 있다. 최근 맘카페와 블로그 등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는 ‘아이들 맞은 독감 백신은 괜찮은 거냐’, ‘이미 무료로 접종했는데 어떻게 해야 하나’ 등 백신에 대한 우려의 글이 지속해서 올라오고 있다.

이에 김탁 순천향대 감염내과 교수는 “독감 백신은 이미 수십 년 동안 맞아 온 주사이기 때문에 이번 사례로 과도하게 공포심을 갖을 필요는 없다”고 말했다.

김우주 교수도 “불안함이 있더라도 고령자, 만성질환자, 임산부 등 고위험군은 독감 백신을 맞는 것이 필요하다”며 “백신은 컨디션이 좋은 날에 맞는 것이 좋고 접종 당일에는 무리한 활동을 하지 말고 충분히 휴식을 취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ikson@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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