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희도 부장검사 “‘검찰사무의 총괄자’는 검찰총장”
“윤 총장 임기 지켜달라” 당부도
추미애 법무부 장관(왼쪽)과 윤석열 검찰총장. [이미지출처=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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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최석진 기자] 현직 부장검사가 최근 수사지휘권 행사를 통해 윤석열 검찰총장의 수사지휘권을 제한한 추미애 법무부 장관에게 직격탄을 날렸다.
해당 부장검사는 불과 3일의 감찰조사 뒤 ‘윤 총장이 사건을 뭉갰다’는 취지의 입장문을 낸 추 장관의 감찰능력을 ‘궁예의 관심법’에 비유하며 “현역 정치인이 법무부 장관에 임명되는 일이 없어야겠다는 바람을 갖게 됐다”고 말했다.
대검 감찰2과장을 지낸 정희도 청주지검 부장검사는 21일 오후 검찰 내부망 ‘이프로스’에 올린 ‘총장님을 응원합니다’라는 제목의 글을 통해 이같이 밝혔다.
정 부장검사는 윤 총장이 2013년 ‘국정원 댓글 사건’ 수사팀장을 맡았던 당시를 거론하며 “일선 청에 근무하면서 언론으로 그 수사 소식들을 접하며 검사로서 가슴이 뜨거워지는 걸 느꼈다”고 당시를 회고했다.
이어 “대다수 검찰 구성원들이 당시 검찰총장과 윤석열 검사를 응원했지만, 얼마 지나지 않아 총장은 사퇴했고 수사팀장인 총장님은 수년간 지방을 전전했다”고 말했다.
정 부장검사는 “2019년 총장님은 현 정권 실세인 조국 전 법무부 장관에 대한 수사를 하고, 그 이후 현 집권 세력들로부터 계속해 공격을 받고 있다”며 “나는 그런 총장님을 보며 다시 한 번 2013년을 떠올리게 됐다”고 밝혔다.
이어 정 부장검사는 추 장관의 이번 수사지휘에 대한 솔직한 소회를 밝혔다.
그는 “10월19일 현 법무부 장관은 또다시 납득하기 어려운 2차 수사지휘권을 발동했고, 총장님은 그 지휘를 수용했다”며 “법무부의 18일 라임사건 관련 발표문을 보고 곧이어 2차 수사지휘권 행사가 있을 것 같다는 예상은 했다”고 밝혔다.
이어 “3일 만에 소위 ‘검찰총장이 사건을 뭉갰다’는 의혹을 확인하시는 대단한 ‘궁예의 관심법’ 수준의 감찰능력에 놀랐고, 이후 전 서울남부검사장이 그러한 의혹이 사실이 아니라고 분명히 밝혔음에도 또 다시 2차 수사지휘권이 행사되는 것을 보고 또 놀랐다”며 추 장관을 강하게 비난했다.
정 부장검사는 “법무부 장관님의 의도는 모르겠으나, 그러한 수사지휘권의 행사는 결국 총장님을 공격해 또다시 총장직 사퇴라는 결과를 의도하는 정치적인 행위로 의심받을 수 있는 일”이라며 “진정한 검찰개혁을 위해 앞으로는 현역 정치인이 법무부 장관에 임명되는 일이 없어야 하겠다는 개인적인 바람을 가지게 됐다”고 밝혔다.
그는 윤 총장이 추 장관의 수사지휘를 수용한 것과 관련 “검찰총장의 자리를 유지하면서 최소한의 검찰의 정치적 중립이라도 지켜내겠다는 고심의 결과라고 이해하고 있다”고 말했다.
마지막으로 정 부장검사는 “법이 정하고 있는 ‘검찰사무의 총괄자’는 검찰총장이고, 대다수의 검찰구성원 역시 법무부 장관이나 실세 간부들이 아닌 총장님을 ‘검찰사무의 총괄자’로 믿고 따르고 있다”며 “총장님이 법에 규정된 임기를 지켜내면서 ‘검찰의 정치적 중립’을 최대한 지키실 수 있도록 항상 응원하고 노력하겠다”고 강조했다.
최석진 기자 csj0404@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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