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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18 (토)

[사설] 백신 접종 뒤 사망, 신속한 원인 규명으로 국민 불안 해소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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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겨레

최근 인플루엔자(독감) 백신을 맞은 접종자가 사망하는 사례가 잇따르면서 보건당국에 비상이 걸렸다. 사진은 지난 16일 서울 한 병원에 붙은 독감 백신 접종 안내문.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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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플루엔자(독감) 백신 접종 뒤에 숨진 사례가 21일로 9건에 이르렀다. 이날 하루 동안에만 경기도, 대구, 제주 등에서 고연령자 5명이 숨지는 사례가 발생했다. 질병관리청은 아직까지 백신 접종과 사망 사이의 인과성이 확인되지 않았다고 밝혔으나, 전례 없이 사망이 잇따르는 것에 국민의 불안감이 빠르게 커지고 있다. 철저하면서도 신속하게 사망 원인을 규명해 국민이 안심하고 백신을 접종할 수 있도록 해야 할 것이다.

질병관리청은 이날 오전 전문가들이 참여하는 피해조사반 회의를 열어 이때까지 보고된 6건의 사망 사례에 대해 논의한 결과, 백신과의 직접적인 연관성, 접종 뒤 이상반응과 사망 사이의 인과성 등이 확인되지 않았다고 밝혔다. 다만 사망자 가운데 2명은 접종 뒤 사망에 이른 시간이 비교적 짧아 급성기 과민반응(아나필락시스)과의 관련성을 완전히 배제할 수 없다고 봤다. 또 6명 가운데 5명은 기저질환이 있었다고 한다.

질병관리청과 전문가들은 백신 접종과 사망 사이의 인과성이 확인되지 않았으므로 접종 사업은 계속해야 한다고 입을 모은다. 세계보건기구(WHO)도 코로나19와 독감이 동시에 대유행하는 재앙적 사태를 막기 위해 독감 백신 접종을 확대하도록 강력히 권고하고 있다. 백신 품질 등에서 문제점이 확인되지 않은 이상 접종 사업을 중단하는 것은 합리적인 선택이라고 볼 수 없다.

그러나 백신의 품질 결함이나 접종 과정에서의 과실 등이 확인되지 않았다고 해서 국민이 바로 안심할 수 있는 것은 아니다. 오히려 문제가 확인되지 않았는데도 사망 사례가 잇따르는 것이 불안감을 증폭시키는 면도 적지 않다. 백신 품질과 접종 단계에 대한 조사가 미진했을 가능성을 열어두고 대응책을 찾을 필요가 있다. 고연령자들의 기저질환과 사망 사이의 연관성을 검증하려면 부검도 서둘러 진행해야 할 것이다.

올해 백신 접종 사업은 시작 단계부터 관리의 허술함을 드러냈다. 백신이 배송 과정에서 상온에 노출돼 접종이 중단되는가 하면, 일부 백신에서 항원 단백질이 응집된 것으로 보이는 백색 입자가 발견돼 다시 접종이 중단되기도 했다. 여기에 사망 사례까지 잇따르고 있는데도 국민들이 큰 동요 없이 접종을 받고 있는 것은 그나마 다행이다. 그러나 언제까지 성숙한 시민의식에만 기댈 수는 없다. 보건당국은 국민의 신뢰를 회복할 수 있는 모든 대책을 강구하기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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