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임자산운용(라임) 사태'의 주범으로 지목된 김봉현 전 스타모빌리티 회장이 21일 2차 '옥중 입장문'을 공개했다. [김봉현 전 회장 변호인 제공]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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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임자산운용 사태의 핵심 인물인 김봉현 전 스타모빌리티 회장이 2차 옥중 편지에서 윤석열 검찰총장을 검찰 내 절대 권력자로 묘사했다. 특히 김 전 회장의 이번 편지는 윤 총장이 공개석상에 모습을 드러내는 대검찰청 국정감사를 하루 앞두고 발표돼 그 배경에 의문이 쏠리고 있다.
김 전 회장은 본지에 보내온 2차 자필 편지에서 윤 총장이 호통 한마디로 휘하 수사관에 대한 대검찰청 감찰부의 감찰을 무마시켰다고 주장했다. 그는 "윤 총장이 대검 감찰부에 전화해서 '야, 감찰은 조직을 깨라고 있는 게 아니고 지키라고 있는 거야'라고 한마디 하자 감찰을 멈췄다는 일화를 검찰 관계자로부터 들었다"고 했다. 그러면서 그는 "모든 검찰 수사관들의 존경을 받고 백두산 호랑이처럼 추상 같이 호령하는 분의 역린을 건드리는 게 아닌가 하는 엄청난 두려움이 밀려와서 심적으로 괴롭다"고 썼다. 그는 또 "그런 검찰로 조사를 받으러 걸어 들어가야 하는 현실이 과연 합당하냐"고도 주장했다.
김 전 회장은 검찰이 라임 사건에 여당 의원이 연루됐다는 의혹을 조사하는 방식에 문제가 있다는 주장도 펼쳤다. 김 전 회장은 "수첩에 여당 의원 관련 내용이 적혀 있는 부분에서 실제 만났던 장소를 적어 놓은 표기란의 (여당) 의원 이니셜과, 다른 표기란에 적어 놓은 내용에 차이가 나자 검사는 5년이 지난 사건임에도 두 표기란에 차이가 있으면 안 된다며 차이를 맞추도록 유도했다"고 했다. 김 회장은 " 5년 전 기억이라 많은 부분이 헷갈렸음에도 어쩔 수 없이 끌려가는 방식으로 수개월 동안 조사를 받았다"고 밝혔다. 김 전 회장은 "면담 후에 핸드폰 위치와 카드사용 내용, 차량출입 기록들로 날짜를 알려주고 질문하면서 퍼즐 조각 맞추듯이 수사가 이뤄졌다"고 주장했다.
김봉현 전 스타모빌리티 회장이 4월 26일 구속영장실질심사를 받기 위해 경기도 수원남부경찰서 유치장에서 나오고 있다. [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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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 전 회장은 1차 옥중 편지에 썼던 "윤 총장의 '전체주의' 한마디에 (라임) 수사방향이 바뀌었다"는 주장도 반복했다. 그는 "금액이 작은 여당 의원들 조사는 하지 않겠다던 검사가 총장의 전체주의 발표 직후 수사를 다시 하기 시작했다"고 했다. 김 전 회장이 담당 검사에게 "총장 발표 때문에 그러냐"고 물었더니 "맞다. 잘 도와주라"고 했다는 것이다. 윤 총장이 지난 8월 3일 신임검사임관식에서 "민주주의의 허울을 쓴 독재와 전체주의를 배격한다"고 발언한 것을 두고 하는 얘기다.
일선 검사들은 김 전 회장의 주장을 "허무맹랑하다"고 비판했다. 특수수사 경험이 있는 지방의 한 검찰 간부는 "라임 사건의 본질은 대형사기"라며 "피의자인 김 전 회장이 마치 의인처럼 포장되는 상황이 불합리하다"고 비판했다. 또 다른 검찰 관계자는 "김 전 회장은 펀드라는 형식으로 포장해서 많은 국민에게 씻지 못할 피해를 줬다가 붙잡혀 궁지에 몰린 사람"이라며 "김 전 회장이 시점과 언론을 선택하면서 입장을 전하는 의도가 의심스럽다"고 지적했다. 검찰 고위 간부는 "윤 총장과 가깝다고 주장하는 사람의 말을 김 전 회장이 모두 믿고, 윤 총장이 검찰의 모든 일에 관여한다고 주장하는 것이 황당하다"고 말했다.
정유진 기자 jung.yooji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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