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곽재훈 기자(nowhere@pressian.com)]
윤석열 검찰총장이 추미애 법무장관 아들의 군 휴가 특혜 의혹 관련 수사를 지휘한 것은 자신이 아니라 법무부 검찰국장 출신 조남관 대검 차장이었다고 밝혔다.

윤 총장은 22일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국정감사에서, 국민의힘 전주혜 의원이 추 장관 아들 관련 수사 지휘 경과를 묻자 "총장이 책임을 회피하면 안 되는데, 이 사건은 법무부 수장의 가족 관련이라 제가 직접 감 놔라 팥 놔라 할 수가 없어서 대검 차장에게 '자네가 좀 챙기라'고 적절히 지휘하게 했다"고 밝혔다.

조 차장은 추 장관 체제 법무부에서 핵심 요직인 검찰국장을 지냈다. 여당 열혈 지지층 가운데는 '추 장관 아들 사건을 윤 총장이 질질 끌면서 장관을 괴롭히고 있다'고 의심을 제기하는 이들이 많았다. 대검이 동부지검에 수사 보완 지시 등을 내렸다는 사실이 발단이 됐다.

조 차장은 "(내가) 보완 지시를 한 것이 맞다"며 "핵심참고인인 지원장교의 진술이 3회와 4회에서 달라되는데, 왜 변경됐는지, 왜 그 중 3회 진술을 선택했는지 증거의 신빙성 부분에 대해 얘기했다"고 보완지시 배경을 설명했다. 조 차장은 그러나 동부지검에서 "더 조사해도 결론이 바뀌기 어렵다", "보완수사를 해도 신빙성이 달라지지 않는다"고 강력하게 주장해 이를 받아들였다고 증언했다.

윤 총장은 또 옵티머스 사모펀드 사기 사건 관련 '펀드 하자 치유' 문건을 자신이 보고받은 경위에 대해 "최근에 언론 보도 후에 알았다"며 "중앙(지검)에 상세히 보고하게 해 봐라 해서 보고를 받았다"고 말했다. 대검이 중앙지검으로부터 수사 관련 민감 정보를 보고받은 게 아니라, 신문 기사를 보고 처음 알았다는 얘기다.

윤 총장은 '그러면 총장 말고 대검의 다른 참모에게는 보고가 됐느냐'는 질문에 "총장이 안 받았는데 어떻게 참모가 보고를 받았겠느냐. 만약 받고 저한테 보고를 안 했다면 그건 문제"라고 했다. 야당은 "총장 패싱"을 하고 있다고 이성윤 중앙지검장을 비판했다.

과거 윤 총장이 중앙지검장 시절 해당 지검에서 옵티머스 주주 고발 사건이 무혐의 처분된 데 대해서는 "전현직 대표(이혁진-김재현)가 다투는 사안이라 한 쪽 얘기를 듣고 수사를 하기가(어려운…), 그런 부분이 있다"고 설명했다.

라임 수사에 대해서는 "당연히 막은 적 없다. 야권 정치인 의혹도 제가 승인했기 때문에 첩보 단계에서 수사가 시작된 것 아니냐"고 항변했다.

윤 총장은 오전에 이어 여권으로부터 또다시 '검찰이 선택적 수사를 한다'는 비난이 나오는 데 대해 "그런데 선택과 집중은 해야 한다. 수사 자원에 한계가 있고, 사회에 더 영향을 미치는 사건을 (수사)해야 한다"고 반박했고, 이에 대해 "그게 자의적이라는 것"이라고 여당 의원이 비판하자 "총장 혼자 판단을 하는 게 아니다. 오해가 많으신 것 같다"고 재반박했다.

더불어민주당 신동근 의원이 윤 총장을 중심에 두고 그린 '라임 사태 인물 관계도'를 시각자료로 띄우며 "(등장하는 검사들) 이게 다 윤석열 라인 아니냐"고 말하자. 윤 총장은 "라인의 정의가 뭐냐"며 "외람된 말씀이지만 어느 정당 정치인 한 사람이 부패하면 거기 당 대표까지 책임져야 하느냐? 각자가 자기 잘못 책임지는 것이고, 검찰은 구성원 비리를 절대 용납하지 않는다"고 강하게 맞받기도 했다.

신 의원은 윤 총장이 야당 정치인 관련 첩보를 송삼현 전 남부지검장으로부터 직보받았다는 점에 의혹을 제기하며 "설사 첩보라 해도 정치인이 10억 뇌물을 먹었는데 깔아 뭉개느냐? 상장 쪼가리 하나를 몇십 명이 탈탈 터는데 말이 되느냐"고 속내를 드러내기도 했다. '상장 쪼가리'는 조국 전 법무부 장관 자녀 관련 사례를 거론한 것으로 보인다.

윤 총장은 신 의원이 '철저히 수사하라'고 하자 "저한테 철저히 수사사라고 하시는데 저는 여기 직무에서 배제돼 있다"고 추미애 법무장관의 수사지휘권 발동 내용을 상기시키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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