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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19 (일)

물방울·문자 결합으로 인간 도리 제시하다…김창열 개인전 ‘더 패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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갤러리현대서 23일 개막…‘휘가로지’ ‘회귀’ 연작 등 30점 전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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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창열 개인전 ‘더 패스’(The Path) 전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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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뉴스24 박은희 기자] “한자는 끝없이 울리고 펼쳐진다. 어린 시절 맨 처음 배운 글자기 때문에 네게 감회가 깊은 천자문은 물방울의 동반자로서 서로를 받쳐주는 구실을 한다.”

‘물방울 화가’ 김창열이 ‘문자’에 초점을 맞춘 개인전 ‘더 패스’(The Path)를 오는 23일부터 다음달 29일까지 갤러리현대에서 열린다.

김창열은 영롱하게 빛나는 물방울과 동양의 철학과 정신이 담긴 천자문을 캔버스에 섬세하게 쓰고 그리며 회화의 본질을 독창적으로 사유한 한국 추상미술의 거장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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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재석 디렉터가 김창열 개인전 ‘더 패스’(The Path)에서 작품 설명을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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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창열의 작품 세계에서 문자는 물방울과 함께 거대한 맥을 형성한다. 캔버스 표면에 맺힌 듯 맑고 투명하게 그려진 물방울과 더불어 강한 존재감을 드러낸다.

그에게 문자는 이미지와 문자, 과정과 형식, 내용과 콘셉트, 동양과 서양, 추상과 구상의 세계를 연결하는 매우 중요한 미적 토대지만, 이에 대한 관심과 연구는 물방울에 비해 상대적으로 미진했다.

김창열의 작품 속에 등장하는 문자에 담긴 심오하고 원대한 진리의 세계관이 생명과 순수, 정화를 상징하는 물방울과 결합해 ‘인간이 나아가야 할 길’을 제시하고 있음을 역설한다. 이 같은 맥락에서 전시 제목 ‘더 패스’는 동양 철학의 핵심인 ‘도리’(道理)를 함축하고 있다.

이번 전시에서는 문자와 물방울이 만난 김창열의 대표작 30여 점을 감상할 수 있다. 물방울이 문자와 처음 만난 작품 ‘휘가로지’(1975)를 포함해, 한자의 획을 연상시키는 추상적 형상이 캔버스에 스민 듯 나타나는 1980년대 중반의 ‘회귀’(Recurrence) 연작, 천자문의 일부가 물방울과 따로 또 같이 화면에 공존하며 긴장관계를 구축하는 1980년대 말부터 2010년대까지의 ‘회귀’ 연작 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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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창열, '회귀(Recurrence) PA1991', 1991, 캔버스에 먹과 유채, 194.5 × 162.5cm [갤러리현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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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품작의 양상은 갤러리현대의 층별 전시장에 따라 ‘문자와 물방울의 만남’ ‘수양과 회귀’ ‘성찰과 확장’이라는 세 가지 주제로 심화된다. 1층 ‘문자와 물방울의 만남’에서 물방울이 문자 위로 자리를 옮기고, 한자의 기본 획을 도입하며 이미지와 문자의 해체를 시도한 작품을 선보인다.

지하 1층 ‘수양과 회귀’에서는 문자가 본격적으로 작품에 등장하며 다양한 형태로 변주되는 양상을 살핀다. 2층 ‘성찰과 확장’에서는 동양 문화권의 전통적 미술 재료인 한지와 먹을 활용해 내면을 성찰하고 작품 세계를 확장한 작가의 면모를 확인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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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0년대 김창열 화백. [갤러리현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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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편 갤러리현대는 1976년 프랑스 파리에서 활약 중인 김창열의 개인전을 개최하며 처음 인연을 맺었다. 전시를 계기로 파리에서 호평을 받은 그의 ‘물방울 회화’ 작업이 국내에 처음 소개됐다. 이후 그의 개인전을 꾸준히 열었다. 이번 전시는 갤러리현대와 김창열이 함께 하는 14번째 개인전이다.

박은희기자 ehpark@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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