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바이든 모두 경기부양책 동원…공약 따라 규모·시기 등 차이
대선 결과, 투자지형에 영향…시장은 블루웨이브發 부양책 기대
최대 리스크는 트럼프 '불복' 가능성…투자자는 대선 관망
다음달 3일 미국 대통령선거를 앞두고 마지막 TV토론 중인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왼쪽)과 조 바이든 민주당 대통령 후보 [이미지출처=로이터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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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정현진 기자] 미국 대선 이후 벌어질 전 세계 판도 변화에서 투자 지형도 예외는 아니다. 백악관과 민주당이 줄다리기 중인 경기부양책이 대선 이후엔 어떤 방식으로든 경제에 막대한 영향을 줄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으로 타격을 받은 미 경제의 펀더멘털이 아직 회복되지 못한 상황에서 이번 미 대선 결과는 향후 4년간의 투자 지형을 뒤흔들 핵심 요소가 될 전망이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과 조 바이든 민주당 대선 후보 중 누가 당선되냐에 따라 부양 규모나 집행 시점, 집중 분야 등은 크게 다를 것으로 보인다.
현재 투자의 향방을 가르는 가장 큰 변수는 2조달러(약 2271조원)를 웃돌 것으로 예상되는 경기부양책이다. 22일(현지시간) 워싱턴포스트(WP) 등에 따르면 최근 코로나19 부양책 합의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지만 실제 경기부양책이 대선 전에 통과될 가능성은 높지 않다는 게 외신들의 평가다. 현지 언론들은 헬스케어와 미국 가정에 대한 직접적 재정 지원에서는 양측이 의견 접근을 이루고 있지만, 사업자에 대한 부채 유예와 주정부 등에 대한 지원 문제가 남은 쟁점이라고 전했다.
대선 전 통과에 부정적인 쪽은 공화당이다. WP는 미치 맥코널 상원 원내대표가 경기부양책을 대선 이후 정국 향방을 결정지을 수 있는 패로 보고 있어 이를 지키기 위해 대선 전 통과를 반대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재선에 성공하면 상원의 지지를 바탕으로 경기부양책을 빨리 통과시키고, 바이든 후보가 이기면 상원에서 민주당을 압박하는 카드로 사용할 수 있다는 것이다. 스티븐 므누신 재무부 장관과 협상을 진행하고 있는 낸시 펠로시 미 하원의장은 이날 "므누신 장관과의 협상에서 부상하는 어떠한 새로운 패키지도 상하원의 양당 강력한 지지가 있어야 한다"며 공화당이 합의의 결정적 변수라는 점을 강조했다.
미치 맥코널 미국 상원 공화당 원내대표 [이미지출처=EPA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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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국 이번 대선이 끝난 이후가 미국을 포함한 세계경제의 흐름을 좌우할 전망이다. 베스 앤 보비노 S&P글로벌 수석 미국 이코노미스트는 "내년 1월20일 누가 대통령이 되든 어려운 현실에 직면하게 될 것"이라며 "미국이 더 이상 경기 침체로 달려나가지 않고 있지만 고용시장 지표는 회복세가 더디다는 것을 보여주고 있다"고 현 미국 경제를 분석했다.
◆ 평소엔 시장 환영 못 받던 민주당… 이번엔 상황 역전= 시장에서는 '경제대통령'의 면모를 보여왔던 트럼프 대통령이 연임에 성공하게 되면 법인세를 비롯한 각종 세금 인하와 규제 완화 등 기존에 해왔던 친(親)기업 행보를 이어갈 것이라는 기대감이 크다. 다만 현재로서는 트럼프 대통령과 공화당이 재정 적자 등을 고려해 2조달러를 하회하는 경기부양책을 원하고 있어 시장의 기대치를 밑돌 것으로 평가된다.
반면 바이든 후보가 당선되면 2조달러 이상의 경기부양책이 나올 수 있을 것으로 전문가들은 보고 있다. 일반적으로 민주당 후보가 대통령으로 선출되면 경제 관련 규제가 늘 가능성이 커 시장이 선호하지 않지만 이런 이유로 시장에서는 바이든 후보의 당선에 기대를 걸고 있다. 바이든 후보가 법인세 인상, 친환경 정책 등 기업에 부정적 정책을 내놓았음에도 이를 상쇄할 정도의 지원이 있을 것이라는 기대가 커지는 이유다. 특히 대선과 함께 치러지는 상원의원 선거에서 민주당이 승기를 잡을 경우 경기부양책 통과 속도도 빨라질 예정이다.
당선 결과에 따라 수혜 분야도 차이를 보일 것으로 보인다. 바이든 후보가 대선에서 승기를 잡으면 청정에너지가, 트럼프 대통령이 승리할 경우 금속ㆍ광업과 같은 전통적 인프라가 수혜 종목으로 꼽힌다. 다만 바이든 후보의 법인세 인상 공약으로 인해 소매업은 타격을 받을 것으로 예상된다. 보건, 금융 분야는 두 후보의 구체적 정책 차이로 업계 내에서 이득을 얻는 곳이 나뉠 것으로 분석된다.
◆ 최대 리스크는 '불복'… 불확실성 극대화될 듯 = 문제는 바이든 후보 당선 시 트럼프 대통령이 대선 결과에 불복할 가능성이 남아 있다는 점이다. 불확실성 확대라는 리스크를 한층 키워 단기적으로 변동성을 극대화할 수 있다. 이는 지금처럼 결과를 알 수 없는 상황에서도 유추할 수 있다. '공포지수'로 불리는 시카고옵션거래소(CBOE) 변동성지수(VIX)는 평균 수준을 상회하고 있다. 한 외신은 투자자들이 '아무것도 안 하는 전략(Do nothing)'을 택한 채 대선 결과를 기다리고 있다고 전하기도 했다. 아문디의 빈센트 모티어 최고투자책임자(CFO)는 "우리는 도둑도 도박꾼도 아닌 자산매니저"라며 "극도로 추측에 근거한 단기 트레이드를 하고 싶지 않다"고 말했다.
정현진 기자 jhj48@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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