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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19 (목)

트럼프 “코로나 정점 지나가”…바이든 “20만명 죽음 책임져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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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대선 후보, 마지막 TV 토론회

[경향신문]

음소거 도입 ‘신의 한 수’…1차 때보다 차분하고 절제된 분위기
NYT “바이든, 말실수 줄었다”…CNN “트럼프, 판세 못 바꿨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민주당 대선후보 조 바이든 전 부통령이 22일(현지시간) 대선 전 마지막 TV토론에서 격돌했다. 바이든 전 부통령은 코로나19와 인종차별 등 각종 현안에서 트럼프 행정부의 실정을 부각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바이든 전 부통령을 “부패 정치인”이라면서 “오바마 행정부 8년 동안 바이든은 뭐 했나”라고 맞섰다. 미 언론들은 대선에서 유리한 고지를 점한 바이든 전 부통령이 마지막 토론에서 큰 말실수 없이 무난하게 선방했다고 평가했다.

두 후보는 이날 테네시주 내슈빌의 벨몬트대에서 열린 토론회에서 90분간 두 번째이자 마지막 TV토론을 벌였다. 토론 직전 시행한 코로나19 검사에서 음성 판정을 받은 두 후보가 무대에 올랐다. 트럼프 대통령은 마스크를 쓰지 않았고, 바이든 전 부통령은 검정 마스크를 끼고 나왔다가 토론 직전에 벗었다. 이번 토론에는 발언 시간 2분을 넘길 경우 마이크가 꺼지는 음소거 버튼이 처음 도입됐다. 뉴욕타임스 등 미국 언론들은 끼어들기와 막말이 난무했던 지난달 29일 1차 토론 때와는 달리, 이번 토론은 대체로 차분하고 절제된 분위기였다고 평가했다.

경향신문

코로나19를 첫 주제로 말문을 연 트럼프 대통령은 “코로나19는 정점을 지났고 사라질 것”이라면서 “나라를 봉쇄할 수는 없다. 바이든처럼 지하실에 틀어박힐 수는 없다”고 했다. 바이든 전 부통령은 트럼프 대통령이 20만명에 달하는 미국인의 죽음에 책임져야 한다고 맞섰다.

인종차별 문제로 넘어가자 트럼프 대통령은 “(노예 해방을 선언한) 에이브러햄 링컨 다음으로 내가 흑인 사회를 위해 많은 일을 했다”고 자평했다. 바이든 전 부통령에게는 “오바마 행정부 8년 동안 부통령일 때 뭘 했나”라고 직격했다. 바이든 전 부통령은 “여기 있는 링컨(트럼프 대통령)은 우리가 현대 역사에서 가져본 가장 인종차별적인 대통령”이라고 비꼬았다.

차분히 시작한 토론 분위기는 한때 격해졌다. 트럼프 대통령이 오바마케어로 불리는 미국의 건강보험제도를 ‘사회주의 의료’라고 비판하면서 대체 서비스를 내놓겠다고 발언하는 대목에서는 발언이 길어져 첫 음소거가 적용됐다.

두 후보는 서로 검증되지 않은 네거티브 공세를 벌이기도 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먼저 바이든 전 부통령의 이른바 ‘우크라이나 스캔들’을 집중 공략했다. 바이든 일가가 러시아·중국·우크라이나 등에서 돈을 받았다면서 “부패 정치인”이라고 비판했다. 바이든 전 부통령은 “트럼프 대통령이 우크라이나에 뇌물을 주려 했으며 중국에서 돈을 벌었다”고 맞받았다. 러시아의 미 대선 개입 의혹을 놓고는 두 후보 모두 “러시아가 나의 패배를 원한다”고 주장하는 진풍경도 벌어졌다.

잦은 말실수로 구설에 올랐던 바이든 전 부통령은 이번에 큰 실수를 하지 않아 선방했다는 평가를 받았다. 뉴욕타임스는 “굳히기에 들어간 바이든 전 부통령이 마지막 토론에서 자신을 괴롭힐 수 있는 종류의 심각한 실수를 하지 않았다”고 했다. CNN은 “트럼프 대통령은 첫 번째 토론보다 절제된 모습을 보였지만, 극적으로 대선 판도를 바꿀 만한 ‘게임 체인저’를 얻는 데는 실패했다”고 평가했다. 워싱턴포스트는 새로 도입한 음소거 버튼이 ‘신의 한 수’였다면서 지난 토론 때보다 좀 더 차분한 분위기였다고 전했다. 정치전문매체 더힐은 사회를 맡았던 크리스틴 웰커 NBC 앵커의 중재가 빛났다고 평가했다.

토론 직후 CNN 여론조사 결과, 응답자의 53%는 바이든 전 부통령이 마지막 토론의 승자라고 답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승자라는 응답은 39%에 그쳤다.

김윤나영 기자 nayoung@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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