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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01 (일)

"윤석열, 추미애 부하 아니면 뭐냐" 與의 검찰청법 8조 오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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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앙일보

22일 대검찰청 국정감사 당일 추미애 법무부 장관(왼쪽)이 경기 정부과천청사를 빠져나가고 있다. 윤석열 검찰총장은 국감사에 출석해 의원 질의에 답하고 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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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열 검찰총장이 22일 대검찰청 국정감사에서 "검찰총장은 법무부 장관의 부하가 아니다"고 발언한 데 대해 여당의 공세가 멈추지 않고 있다. 하지만 검찰의 정치적 중립을 위해선 장관과 총장 간의 견제와 균형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상명하복 아닌 상호존중 관계"



장영수 고려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는 23일 중앙일보와의 통화에서 "장관은 검찰에 제한적으로 영향력 행사할 수 있다"며 "장관은 정치인이고, 검찰은 수사의 객관성과 공정성, 정치적 중립성이 강조되는 준사법기관이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장 교수는 "장관과 총장 간에는 상명하복이 아닌 상호 견제와 균형이 존중돼야 한다"며 "대통령이 대법원장을 임명한다고 해서 대통령이 시키는 대로 다 하면 삼권분립이 엉망이 되는 것처럼, 장관과 총장 사이도 마찬가지"라고 부연했다. 여당 의원들이 검찰청법 제8조를 총장이 구체적인 사건에 관해 장관의 수사지휘를 받으면 '무조건' 따라야 하는 것으로 잘못 해석하고 있다고 지적한 것이다. 검찰청법 제8조는 '장관은 검찰사무의 최고 감독자로서 일반적으로 검사를 지휘·감독하고, 구체적 사건에 대하여는 총장만을 지휘·감독한다'고 정한다.



"총장은 장관이 뭐라 하든 중립 지킬 책임"



장 교수는 총장 인사청문회를 하고 임기를 보장하는 것도 검찰의 정치적 중립성을 지키기 위한 장치라고 했다. 그는 "장관에 대한 인사청문회가 도입되기 전부터 총장에 대한 인사청문회가 도입됐고, 장관은 임기 보장이 없지만, 총장은 법률로 임기를 보장하고 있다"며 "이는 총장은 장관이 뭐라 하든 검찰의 정치적 중립과 수사의 공정성을 지켜야 할 법적인 책임이 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김근식 국민의힘 서울 송파병 당협위원장은 이날 페이스북에 "장관은 검찰 '사무'의 최고 감독자이지, 사건 '수사'에 관해서는 총장이 장관의 부하가 아니다"라고 밝혔다. 그는 "장관이 총장을 맘대로 지휘한다고 착각하는 게 지금 추미애 (법무부 장관) 발 정치개입의 원인"이라고 했다.

검찰 출신인 김종민 변호사는 22일 페이스북에 "검찰이 법무부 소속이기는 하지만, 사법기관이기 때문에 행정부인 법무부가 직속 상급기관이 될 수 없다"며 법원이 법무부 소속 기관으로 돼 있는 프랑스·독일 등 유럽국가의 대법원장·법원장·판사는 법무부 장관의 부하여야 하냐"고 꼬집었다. 김 변호사는 문재인 정부 초기 대검 검찰개혁위원회 위원을 맡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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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가 검찰을 덮었다"는 말과 함께 추미애 법무부 장관이 최근 행사한 수사지휘권 발동을 비판하며 사의를 표명한 박순철 서울남부지검장이 23일 오후 서울 양천구 서울남부지검에서 퇴임식을 마친 뒤 청사를 나서고 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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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 총장은 국감에서 "총장이 장관의 부하라면 수사와 소추라고 하는 게 정치인(정무직 공무원인 법무부 장관)의 정치적 지휘로 되게 된다. 이는 검찰의 정치적 중립이나 사법의 독립과는 거리가 먼 얘기"라며 추미애 법무부 장관의 수사지휘권 남발을 비판했다. 이에 추미애 법무부 장관은 즉각 페이스북에 "총장은 장관의 지휘·감독을 받는 공무원”이라는 글을 올리며 반박했다.



이낙연 "누구의 통제도 받지 않겠다고 선언한 것"



여권은 이런 윤 총장의 발언을 비판하고 나섰다. 이낙연 더불어민주당 대표는 이날 최고위원회의에서 "수사지휘권 행사가 불가피했다는 대통령의 판단도 부정하고 국민의 대표가 행정부를 통제한다는 민주주의 기본 원칙도 무시하는 위험한 인식을 드러낸 것"이라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선출되지 않은 권력이 누구의 통제도 받지 않겠다고 선언한 것이나 다름없다"며 "검찰의 민주적 통제가 더욱 절실해졌고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 설치의 정당성과 절박성을 입증했다"고 덧붙였다.

설훈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YTN 라디오에 출연해 "검찰청법 8조를 보면 장관은 검찰 사무의 최고 감독자이자 검찰총장만을 지휘·감독 맡는다고 나온다. 당연히 (윤 총장은 추 장관의) 하급자”라고 말했다. 같은 당 김용민 의원도 국감에서 "총장이 부하가 아니면 장관의 친구냐. 부하가 아니라는 것은 공무원으로서 잘못된 생각을 가지고 있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정유진 기자 jung.yooji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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