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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6 (금)

꼭 잡고싶은 그곳, 펜실베이니아… 토론서 10번 언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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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 美 대선 D-10] ‘대선 리트머스’ 역할하는 경합州

22일(현지 시각) 밤 열린 미국 대선 토론에서 선거인단 20명이 걸려 있는 경합주 ‘펜실베이니아’가 총 10번 언급됐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8번, 조 바이든 민주당 대선 후보는 2번에 걸쳐 펜실베이니아를 거론하며, 자신이 ‘펜실베이니아 편’이란 점을 부각하려 했다.

포문(砲門)을 먼저 연 사람은 트럼프였다. 그는 코로나 제한 조치를 풀고 가게와 학교 문을 다시 열어야 한다고 주장하며 “펜실베이니아, 노스캐롤라이나 같은 곳을 보면 민주당원들이 모든 것을 엄격하게 통제하고 있는데도 (코로나로) 사람들이 죽는다”고 했다. 민주당 소속 주지사가 엄격한 제한 조치를 취한 펜실베이니아에서도 코로나 사망자가 나온다는 뜻이다.

트럼프는 바이든이 퇴적암 셰일에서 석유나 가스를 채굴하는 방법인 ‘수압 파쇄(fracking)’를 금지할 것이라고 주장하면서도 펜실베이니아를 언급했다. 펜실베이니아는 마셀러스 셰일 유전지대가 있어 약 2만6000명이 관련 직종에 종사하고 있다. 바이든이 "석유 산업은 심각한 오염을 야기한다”고 말하자, 트럼프는 재차 “바이든이 석유 산업을 파괴할 것이다. 펜실베이니아, 오클라호마여 기억해 두라”고 했다.

바이든은 펜실베이니아와의 ‘개인적 인연’을 강조했다. 토론 도중 바이든은 “나는 (펜실베이니아주) 스크랜턴과 (델라웨어주) 클레이몬트 출신"이라고 말했다. 바이든은 1942년 스크랜턴에서 태어나 1953년 클레이몬트로 이사할 때까지 그곳에 살았다. 트럼프는 즉각 “바이든은 스크랜턴 출신이 아니다. 잠깐 살다가 떠났고, 펜실베이니아 사람들이 (선거 결과로) 그것을 보여줄 것”이라고 했다.

하지만 바이든은 “자녀들이 인종차별을 당할까 봐 두려워하는 부모들을 이해하냐”는 질문에 답하면서 다시 펜실베이니아와의 개인적 인연을 꺼냈다. 바이든은 “나는 이해한다. 내 딸이 사회복지사인데 이 문제에 대해 글을 많이 썼다”면서 “그 애는 펜실베이니아대에서 사회복지 석사 학위를 받았다”고 슬쩍 언급했다.

주요 경합주 중 플로리다(29명) 다음으로 많은 선거인단 20명이 배정된 펜실베이니아는 일종의 ‘대선 리트머스’로 여겨진다. 펜실베이니아는 1992~2012년 줄곧 민주당 대선 후보를 지지했다. 그러나 민주당이 펜실베이니아의 블루칼라 백인들을 ‘전통적 지지층’으로 여겨 소홀한 틈에 펜실베이니아를 비롯한 러스트벨트(쇠락한 북동부 공업지대)의 유권자들은 트럼프의 ‘미국 우선주의’ 구호에 마음을 뺏겼다. 펜실베이니아에서 4만4000표 차이로 힐러리 클린턴 당시 민주당 대선 후보를 이긴 것은 트럼프의 2016년 대선 승리 신호탄이었다.

[워싱턴=김진명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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