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건희 전 삼성전자, 싸구려 TV 만드는 업체"
"이건희 시절 거친 삼성, 한국경제 주춧돌"
1987년 이건희 삼성그룹 회장 취임식. [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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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YT는 이 회장의 별세가 발표된 직후인 25일 오전 10시 42분(한국시간) ‘전자분야의 거인을 만든 78세의 삼성 이건희 사망’이라는 제목의 기사에서 “이 회장이 1987년 그룹 회장으로 취임했을 때만 해도 삼성의 전자 부문을 싸구려 텔레비전과 믿을 수 없는 전자레인지를 만드는 업체 정도로 알고 있었다”고 소개했다.
이건희 삼성전자 회장 연표. 그래픽=김영옥 기자 yesok@joongang.co.kr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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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어 “이 회장이 기술 사다리를 끈질기게 밀어 올린 결과 1990년대 초 삼성은 일본과 미국의 경쟁사를 제치고 메모리 반도체 분야의 선두 주자가 됐다. 평면 디스플레이 분야도 장악했다”며 “휴대전화가 강력한 전자기기가 된 2000년대 삼성은 휴대전화 시장에서 중·고가 브랜드로 자리 잡았다”고 평가했다.
1987년부터 1998년까지 삼성그룹 회장, 1998년부터 2008년까지 삼성전자 회장 겸 사장, 2010년부터 사망할 때까지 삼성전자 회장을 지낸 이 회장의 이력을 나열한 NYT는 “오늘날 삼성전자는 한국 경제의 주춧돌(cornerstone)이자 연구개발(R&D)에 있어 세계 최고의 투자 기업 중 하나가 됐다”고 보도했다.
2004년 노무현 대통령 초청 청와대 오찬에 참석한 이건희 회장(맨 왼쪽). 중앙포토 |
NYT는 또 삼성의 성장 비결을 꼽으면서 “1987년 취임한 이 회장은 먼 미래를 위한다는 이유를 앞세워 선대 시대에 통하던 고정관념들을 지웠다. 최근까지도 그는 그룹 내에 다가오는 위기를 거듭해서 삼성 임원진들에 알리곤 했다”고 했다. 끊임없이 신성장 동력을 찾는 이 회장의 도전정신을 재조명한 것으로 풀이된다.
이런 까닭으로 “삼성에 전문경영인(CEO) 체제가 들어선 뒤에도 이 회장이 큰 틀의 전략적 방향을 제공하는 '삼성의 큰 사상가(Samsung’s big thinker)'로 남아있을 수 있었다”고 NYT는 평가했다.
이건희 회장의 말말말 ... 그래픽=김주원 기자 zoom@joongang.co.kr |
NYT는 이건희 시대의 그림자도 다뤘다. NYT는 이 회장이 화이트칼라 범죄로 두 번 유죄를 받은 뒤 사면받은 사실을 전하며 “한국이라는 국가와 재벌 가문과의 병폐를 드러내는 사례”로 해석했다.
이어 “이건희 시대에 재벌로 불리는 한국의 경영 가문이 영향력을 유지하기 위해 어떤 의심스러운 방법을 동원할 수 있는지를 삼성이 보여주기도 했다”며 “이 때문에 일부 한국인은 재벌이 국가 경제에서 중요한 역할을 한다는 이유로 나라를 볼모로 잡고 사익을 추구하는 건 아닌지 의심한다”라고도 분석했다.
이근평 기자 lee.keunpyung@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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