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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19 (일)

이슈 이건희 삼성 회장 별세

[이건희 별세] 각별했던 딸 사랑으로 유명… 아버지와 대립했던 형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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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5일 별세한 이건희 삼성전자 회장은 각별한 딸 사랑으로도 유명했다. 딸들의 손을 꼭 붙잡고 공식 석상에 등장하는 모습이 언론에 자주 노출됐다. 2010년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린 세계 최대 가전전시회(CES)에 참석, 두 딸의 손을 꼭 잡고 부스를 둘러봤다. 이건희 회장은 "이번에 우리 딸들 광고해야겠다"고 말하기도 했다.

이건희 회장은 홍라희 전 리움 미술관장 사이에 이재용 현 삼성전자 부회장과 이부진 호텔신라 사장, 이서현 삼성복지재단 이사장, 이윤형(사망)씨를 낳았다.

조선비즈

고 이건희 회장이 지난 2010년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린 세계 최대 가전전시회(CES)에서 장녀 이부진(왼쪽) 사장, 차녀 이서현 이사장의 손을 잡고 있다. /삼성전자 제공



◇ 이건희 빼닮은 이부진, 먼저 보낸 막내딸

맏딸 이부진 현 호텔신라 사장은 아버지와 꼭 빼닮았다는 평가를 받는다. 외모부터 강한 카리스마와 승부욕이 강한 경영스타일까지 이건희 회장과 가장 비슷하다는 얘기를 듣는다. 차가워 보이는 외모와 달리 소탈하다는 평가를 받기도 한다.

이부진 사장은 1970년생으로 대원외고, 연세대 아동학과를 거쳐 2001년 호텔신라에 몸담았다. 2004년 호텔신라 상무보로 승진한 뒤 2010년 사장으로 초고속 승진했다. 현재도 호텔신라 사장을 맡고 있다.

평범한 회사원이었던 임우재 전 삼성전기 고문과의 결혼으로 화제를 모았지만, 올해 초 5년여의 재판 끝에 이혼을 확정지었다. 이부진 사장은 이건희 회장이 병석에 누운 뒤인 2014년 10월 이혼 조정 신청을 냈다. 임 전 고문은 이부진 사장의 재산인 2조5000억원의 절반가량인 1조2000억원을 이혼 위자료로 요구했지만, 141억원을 지급받았다.

둘째 딸 이서현 삼성복지재단 이사장은 2018년 삼성물산 패션부문 사장에서 물러난 뒤 복지재단을 맡고 있다. 서울예고와 미국 뉴욕의 파슨스디자인스쿨 출신인 그는 2002년 제일모직 패션연구소 부장으로 입사한 뒤 의류패션 분야에 있었다. 패션 전문 지식과 경험이 풍부하면서도 사적으로는 부드럽고 여성스러운 면이 많다는 평이다.

이 이사장은 동아일보 김병관 명예회장의 차남 김재열씨와 결혼했다. 김재열씨는 미국 웨슬리언대 국제정치학과, 존스홉킨스대 석사, 스탠퍼드대학교 MBA를 거친 뒤 제일기획 상무보, 경영대학원에서 석사를 밟고 나서 2002년 제일모직 상무보를 거쳐 2011년 사장까지 올랐다. 제일기획 스포츠 총괄 사장을 거쳐 현재는 삼성경제연구소 스포츠마케팅 연구부문 사장으로 있다.

2005년 미국 유학 도중에 사망한 막내딸 윤형씨는 이건희 회장의 가슴에 한으로 남은 것으로 알려진다. 이건희 회장은 막내 윤형씨에 대한 사랑이 남달랐던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윤형씨 사건으로 이건희 회장의 딸 사랑이 더 각별해졌다는 얘기도 있다.

윤형씨는 2004년 SK커뮤니케이션즈의 싸이월드에 개설한 미니홈피가 소개되면서 화제가 됐었다. 당시 윤형씨는 재벌가 딸답지 않은 소탈하고 귀여운 글을 많이 남겨 팬카페가 생기기도 했었다. 평소 상당히 활발한 성격이었던 것으로 알려진다.

이화여대 불문과를 졸업하고 미국 뉴욕대에서 유학 중이던 윤형씨는 스물여섯의 젊은 나이에 사망했다. 사망 원인은 여전히 의문으로 남겨져있다. 삼성 측은 교통사고로 사망 원인을 밝혔지만, 자살이었다는 얘기도 있다. 뉴욕에서 불교식으로 장례를 치른 이건희 회장은 서울 혜화동 원불교 원남교당에 윤형씨 빈소를 설치하기도 했다. 이후 종종 미국을 찾아 딸을 추모했다고 전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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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987년 11월 23일 삼성그룹 이병철 창업주 장례식에 세 아들인 이맹희(맨 오른쪽부터), 이창희, 이건희씨가 참석했다. /조선DB



◇ 3남에서 그룹 총수로…장남 맹희씨와는 유산소송도

4남 6녀 중 3남인 이 회장은 큰형 맹희씨와 열한 살, 작은형 창희씨와 아홉 살 차이가 난다. 여자 형제는 5명 있다. 장녀 이인희씨와 차녀 이숙희씨, 3녀 이순희씨, 4녀 이덕희씨, 5녀 이명희씨 등이다. 이병철 회장과 일본인 부인 사이에서 난 4남 이태휘씨와 6녀 이혜자씨도 있다.

장남 고 이맹희씨는 1966년 이병철 회장이 경영 일선에서 물러난다고 선언한 뒤 삼성그룹의 후계자로 그룹을 이끌었다. 하지만 아버지의 기대에 미치지 못한다는 평가를 받고 그는 이병철 회장에게 경영권을 돌려주고 일본 유학길에 올랐다. 이후 아버지에 대한 반발심으로 반기를 들었고 후계 구도에서도 지워졌다. 부친과는 평생 등지고 살았다. 아버지가 제 3자 명의로 신탁한 차명재산을 두고 이건희 회장과 유산 소송을 벌였으나 패소했다.

자녀들이 CJ그룹을 이끌고 있다. 장남인 이재현 CJ그룹 회장이 그룹을 이끌고 있고, 딸인 이미경 CJ그룹 부회장은 엔터테인먼트 쪽을 맡고 있다.

차남 고 이창희씨는 1966년 ‘사카린 밀수 사건’의 현장 지휘를 한 혐의로 6개월 정도 복역했다. 이후 경영복귀를 시도했으나 좌절되자 아버지가 사건에 직접 연루됐다는 내용의 투서를 청와대에 보냈다. 이 사건 이후 이병철 회장은 창희씨에게 추방령을 내렸고 해외에 머물다 국내에 돌아와 아버지에게 용서를 구했다. 1991년 암으로 숨지고 아들이 삼성그룹에서 독립해 새한그룹을 이끌다 2000년대 초 계열사가 모두 매각됐다.

여자 형제들도 경영에 활발히 참여했다. 장녀인 고 이인희 한솔그룹 고문은 경북지방의 대지주였던 조범석가로 시집을 갔다. 남편인 조운해씨는 고려병원(현 강북삼성병원) 원장·이사장을 역임했다. 이 고문은 지난 1991년 삼성에서 분리, 1992년 한솔로 이름을 바꿔 한솔그룹을 출범시켰지만 외환위기 이후 계열사가 대폭 줄어들었다.

차녀인 이숙희씨는 LG가로 시집을 갔다. 남편인 구자학 현 아워홈 회장은 제일제당, 동양TV 이사, 호텔신라 사장, 중앙개발 사장 등 처가에서 활발한 경영활동을 이어갔다. 본가에서는 금성사 사장, LG반도체, LG건설 회장 등을 맡다 2000년 아워홈을 갖고 독립했다.

이 밖에 3녀 이순희씨와 4녀 이덕희씨에 대해서는 자세히 알려진 바가 없다. 삼성가의 딸 중 가장 유명한 사람은 5녀 이명희 신세계그룹 회장이다.

이명희 회장은 국회의원을 지내고 삼호방직, 삼호무역을 경영한 정상희 회장의 차남 정재은씨와 결혼했다. 정재은 신세계 명예회장은 삼성항공, 삼성종합화학 부회장, 삼성전기 회장, 삼성전자 대표 등을 역임했다. 장남인 정용진 신세계 부회장과 장녀인 정유경 신세계 사장이 경영 수업을 받고 있다. 정용진 부회장과 정유경 사장은 최근 이명희 회장으로부터 지분을 증여받고 경영 일선에 더 본격적으로 나설 것으로 관측된다.

한편 이병철 회장이 일본인 부인과의 사이에서 난 4남 이태휘씨와 6녀 이혜자씨에 대해서는 잘 알려진 바가 없다.

최락선 기자(rocksun@chosunbiz.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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