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텐츠 바로가기

12.19 (목)

이슈 이건희 삼성 회장 별세

[이건희 회장 별세] 사재 들여 삼성복지재단 설립..."소외된 이웃 돕는 것이 삼성의 책임"

댓글 첫 댓글을 작성해보세요
주소복사가 완료되었습니다
전자신문

1993년 이건희 삼성그룹 회장의 신경영 선언 당시 모습.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90년대까지 삼성을 세계적인 초일류기업으로 발전시키겠습니다. 앞으로 각종 사회봉사사업을 비롯한 문화진흥 활동을 전개하기 위한 별도 기구를 구성하겠습니다.”

이건희 삼성 회장이 1988년 3월 올림픽공원 체조경기장에서 '제 2창업 선언 창립 50주년 기념식'에서 남긴 말이다.

이 회장이 사회공헌활동을 기업에 주어진 또 다른 사명으로 여겼다는 것을 알 수 있는 대목이다. 사회공헌활동을 삼성 경영의 한 축으로 삼고 다각적인 복지 공익 사업을 펼쳤다.

삼성은 1965년 삼성문화재단 설립을 시작으로 삼성생명공익재단, 삼성복지재단, 호암재단을 설립해 사회 각 분야에서 다양한 활동을 전개해왔다.

삼성문화재단은 삼성 창업주인 고 이병철 전 삼성 회장이 나눔 철학을 바탕으로 설립했다. 이 창업주는 문화와 예술의 가치를 보전하고 후세에 물려주겠다는 취지로 미술과 예술 보전 사업에 공을 들였다. '문화예술이 개인 삶의 질을 향상시키고 국가 발전의 원동력이 된다'는 기치를 내걸었다.

삼성문화재단은 호암미술관뿐 아니라 삼성미술관 리움(Leeum)을 성공적으로 운영하고 전시문화를 선도했다. 이밖에 문화예술지원, 장학사업 등을 진행한다.

이 창업주는 호암미술관을 짓고 자신이 소장하고 있던 예술품을 기증해 대중과 함께 공유할 수 있게 했다.

호암미술관은 고려시대 청자를 비롯해 조선 백자 등 국보급 유물들을 발굴해 소장해 오고 있다. 한국 고전 미술의 가치를 다시 발굴하고 이를 알리는 데 힘을 싣고 있다.

리움도 또한 우리 고미술품과 근현대 미술품, 외국 현대미술품을 다양하게 소장한 곳이다.

이 회장도 선친의 영향으로 받아 예술계 든든한 후원자 역할을 했다.

'비디오 아트의 창시자'인 백남준은 전시를 준비하며 이 회장을 만났고, 텔레비전 모니터 1003개를 기증받아 '다다익선'을 제작했다. 이 때를 기점으로 백남준은 일본 소니 대신 한국 삼성전자의 모니터를 작품에 사용하기 시작했다.

1982년 설립된 삼성생명공익재단은 맞벌이 부부 증가에 따라 급증하는 도시 저소득층 보육수요를 위해 1989년부터 보육사업을 시작했다. 이후 1994년 삼성서울병원을 건립했고 2001년 노후 보장문제 해결을 위해 삼성 노블카운티를 건립해 운영중이다.

또 여성의 사회적 역할 증진과 여성문화 창달에 공헌하거나 효 문화 확산에 기여한 인물을 찾는 삼성행복대상을 제정해 운영중이다.

전자신문

2011년 7월 7일 평창 동계올림픽 유치 확정 발표를 듣는 이건희 삼성그룹 회장 모습.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1989년 설립된 삼성복지재단은 이건희 회장의 사재를 출연해 설립됐다.

교육 기회 불균형이 우리 사회 양극화를 더욱 심화시킬 수 있다는 인식아래 교육 환경이 열악한 중학생에게 학습기회를 제공하고, 강사로 참여하는 대학생에게 장학금을 지원하는 삼성드림클래스를 운영중이다.

1997년에 설립된 호암재단은 사업보국과 인류사회 공헌이라는 정신으로 사회공익사업에 초점을 두고 '호암상 운영' '학술연구 지원사업' '출판사업' '전시시설의 설립운영사업' 등을 전개하고 있다.

이 회장은 2001년 1월 신년사를 통해 “삼성은 사회와 함께 하는 기업시민으로서 더불어 사는상생의 기업상을 구현해야 합니다. 소외된 이웃에 눈을 돌리고 따뜻한 정과 믿음이 흐르는 건강한 공동체를 만들어 가는 것이 선도기업인 우리의 책임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라고 전했다.

전자신문

2011년 7월 7일 평창 동계올림픽 유치 확정 발표를 듣는 이건희 삼성그룹 회장 모습.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이어 “주주, 고객, 국민 어느 누구에게도 떳떳하고 당당한 바른 경영, 믿음을 주는 경영을 실천함으로써 시장의 신뢰를 얻고 사회의 사랑과 격려를 받는 기업이 되어야 할 것입니다”라고 강조했다.

2002년 이 회장이 주도해 삼성이건희장학재단을 출범시키기도 했다. 이후에 삼성장학회로 명칭이 바뀌었다. 삼성장학회는 이 회장과 아들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각각 800억원과 700억원씩 1500억원을 출연해 출범했다. 2016년 이후로 여러 이유로 신규 장학생 선발은 중지된 상태이다.

2003년에는 이 회장은 나눔경영 철학을 강조하며 '나눔경영 선포식'을 열었다.

이 회장은 2003년 12월 사장단 회의에서 “그룹의 경영성과를 나누어 경기침체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이웃에게 희망을 주자”고 제안했다. 이는 글로벌 일류기업으로 성장한 삼성의 책임감을 강조한 것이었다.

이를 계기로 삼성은 대대적인 이웃돕기 계획을 발표했다. 또 '나눔경영'을 선포하고 사회공헌활동의 전략화, 체계화에 돌입하게 된다. '다 함께 잘사는 사회'를 만들어 상생 경영을 구현하고, 기업의 사회적 책임(CSR)을 우선순위로 삼았다.

삼성은 현재 국경과 지역을 초월해 사회적 약자를 돕고 국제 사회의 재난 현장에 구호비를 지원하고 있다.

이러한 활동은 1994년 삼성사회봉사단을 출범시켜 조직적으로 전개하고 있다. 기업으로서는 세계에서 유일하게 첨단장비를 갖춘 긴급재난 구조대를 조직해 국내외 재난 현장에서 구호활동을 전개하고 있으며, 맹인 안내견 등 동물을 활용하는 사회공헌도 진행중이다.

이건희 회장의 독특한 경영철학은 임직원들에게도 영향을 미쳐 매년 50만명이 300만 시간 동안 자발적으로 고아원, 양로원 등 불우 시설에서 봉사하고 자연환경 보전에 나서고 있다.

김지혜기자 jihye@etnews.com

[Copyright © 전자신문. 무단전재-재배포금지]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