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4년 반도체 설비를 방문한 이건희 회장. /삼성전자 제공 |
삼성전자 임직원들은 이 회장 별세에 관해 사전 ‘조짐’을 전혀 느끼지 못했다는 반응이다. 삼성전자 수원사업장 무선(IM)부문에서 일하는 20대 A씨는 "기사를 통해 갑작스런 이 회장 별세 소식을 알았다"며 "주말이지만 메신저로 동료 직원들과 이 회장 별세와 관한 이야기를 나누며 불안해하고 있다"고 전했다.
현재 수원사업장은 조기 게양 없이 조용한 상태다. 삼성은 이날 오전 내부망을 통해 전 계열사 직원들에게 이 회장 부음을 알렸지만, 직원들에게 별도 지침은 없었다고 한다. 이 회장 장례는 단체 조문 등 사업장 차원 움직임 없이 가족장으로 치뤄진다. 대신 내부 시스템에 온라인 추모관을 마련해 임직원들이 이 회장을 기릴 수 있도록 했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때문에 조화·조문을 받지 않기로 해 직원들도 달리 할 수 있는 게 없다"고 했다.
기흥 등 본사 외 주요 사업장 분위기도 비슷하다. 삼성전자 기흥사업장 경영지원부서에서 일하는 30대 B씨는 "입사 직후인 2014년 이 회장이 쓰러지시고 6년간 회사 대내외적 혼란이 지속됐다"며 "회사는 물론 개인 차원에서도 한 페이지가 넘어간다는 느낌"이라고 했다.
삼성전자 최신 공장으로, 최근 연이은 대규모 투자가 이뤄지고 있는 평택사업장도 차분한 분위기 속 고인을 추모하고 있다. 반도체(DS)부문 소속 40대 C씨는 "직원이기 이전에 전기전자공학을 전공하고 반도체 산업에 종사하고 있는 한 사람으로서 안타깝다"며 "고인은 백지에 가깝던 한국 반도체 기술과 산업을 세계 최고 수준으로 끌어올린 인물로 기억될 것"이라고 했다.
평소 영상매체에 관심이 많던 이 회장은 LCD(액정표시장치), OLED(유기발광다이오드) 투자를 진두지휘하며 한국 디스플레이 산업을 세계 1위로 이끌었다는 평가도 받는다. 이날 이 회장 별세 소식을 접한 충남 아산 삼성디스플레이 사업장도 침울하긴 마찬가지다. 삼성디스플레이 관계자는 "직원 대부분 뉴스를 보고 별세 소식을 확인했다. 아쉬움이 크다"며 "회사와 개인이 흔들리지 않고 일에 전념할 수 있도록 함께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윤민혁 기자(beherenow@chosunbiz.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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